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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베르나르도) 신부님 글

~ 젊은이야, 일어나라! 죽은자야, 부활하라! / 상지종(베르나르도) 신부님 ~

<젊은이야, 일어나라! 죽은 자야, 부활하라!>

2014, 9, 16 성 고르넬리오 교황과 성 치프리아노 주교 순교자 기념일

루카 7,11-17 (과부의 외아들을 살리시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나인이라는 고을에 가셨다. 제자들과 많은 군중도 그분과 함께 갔다. 예수님께서 그 고을 성문에 가까이 이르셨을 때, 마침 사람들이 죽은 이를 메고 나오는데, 그는 외아들이고 그 어머니는 과부였다. 고을 사람들이 큰 무리를 지어 그 과부와 함께 가고 있었다. 주님께서는 그 과부를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그에게, “울지 마라.” 하고 이르시고는, 앞으로 나아가 관에 손을 대시자 메고 가던 이들이 멈추어 섰다.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젊은이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그러자 죽은 이가 일어나 앉아서 말을...
하기 시작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그 어머니에게 돌려주셨다. 사람들은 모두 두려움에 사로잡혀 하느님을 찬양하며, “우리 가운데에 큰 예언자가 나타났다.”, 또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찾아오셨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의 이 이야기가 온 유다와 그 둘레 온 지방에 퍼져 나갔다.

<젊은이야, 일어나라! 죽은 자야, 부활하라!>

사제생활 15년, 처음 두 해만 본당에서 보좌신부로 사목하고, 유학과 교구 성소국에서 7년간의 성소 사목을 마치고, 13년 만에 본당 사목을 위해 이곳 정겹고 포근한 송산성당으로 파견 받은 상지종 베르나르도 신부입니다. 그리고 이 미사가 감격스러운 송산성당에서의 첫미사입니다. 이 자리에 서게 해주신 하느님, 이곳에 파견하신 주교님께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보잘것없는 낯선 신부를 기쁘게 본당 사제로 받아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이제 송산성당에서의 첫 미사를 봉헌하는 감격스럽고 기쁨 가득한 마음으로 오늘 복음 속으로 들어가고 싶습니다. 홀로 남은 어머니를 가슴에 모시고, 생명을 채 꽃피우기 전에 접어야 했던 젊은이가 있습니다. 떠나는 아들을 막을 수 없는 통곡의 피눈물마저 말라버린, 아무 힘없는 어머니가 있습니다. 어머니와 젊은이 사이에 방관자가 아닌 한 가족으로, 더할 수 없는 슬픔과 연민에 젖은 예수님이 계십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기쁨과 희망 가득한 목소리로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젊은이야, 일어나라. 어서 생기 넘치는 몸과 마음으로 어머니 품으로 돌아가라. 이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어머니, 이제 슬픔을 거두고 다시 아들을 안으십시오.”

오늘 복음은 참으로 감격스럽게 우리에게 울려 퍼집니다. 그리고 우리를 복음 속 깊이 초대합니다. 힘없이 죽어간 젊은이처럼, 때때로 세상의 고통과 힘겨움에 무릎 꿇고 좌절하는 우리에게, 더 이상 주저앉아 있지 말고 다시금 일어나라고 북돋우는 기쁨의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아들의 장례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힘없는 어머니처럼, 때때로 몸과 마음이 아픈 가족, 고통스러운 형제자매, 불의와 억압으로 찢겨진 이웃들에게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그저 가슴 찢을 수밖에 없는 우리에게, 그저 슬퍼하지 말고 그들을 곱게 품에 안으라고 격려하는 희망의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어머니와 아들을 곱게 이어주셨던 예수님처럼, 바로 우리가 갈라진 이들을 하나로 묶어줌으로써, 세상의 슬픔을 기쁨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만드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야 한다는 고귀하고 아름다운 소명을 마음에 새겨야 합니다.

오늘 이 미사 제게는 잊지 못할 뜻 깊은 미사가 될 것입니다. 부임 첫 날인 오늘, 앞으로 여러분과 함께 할 소중하고 아름다운 시간들을 떠올리며, 오늘 복음의 예수님처럼, 여러분 가운데 함께 하고자 다짐합니다. 그리고 송산성당의 사랑하는 믿음의 벗님들 모두가 서로에게 오늘 복음의 예수님처럼 다가가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과 제가 하나가 되어 서로에게 예수님 같은 존재가 됨으로써, 우리 본당이 참다운 하느님의 교회요 믿음 이들의 공동체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