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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여우도 굴이 있고,하늘의 새도 보금자리가 있자만 / 김웅태 신부님 ~

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김웅태 신부 -

오늘 복음[루가 9,57-62]에서는 예수님을 따르려는 세 사람에게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나타난다. 즉, 첫번째 사람에게는 "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둘 곳 조차없다." 하신 말씀이요, 두번째 사람에게는 "죽은 자들의 장례는 죽은 자들에게 맡겨두고, 너는 가서 하느님 나라의 소식을 전하여라." 하신 말씀이고, 세번째 사람에게는 "쟁기를 잡고 뒤를 자꾸 돌아다 보는 사람은 하느님 나라 들어갈 자격이 없다." 하신 말씀이다.

그러면 첫번째 사람에게 하신 예수님의 말씀의 뜻은 무엇인가? 그것은 예수를 따르려면 "희생"을 각오 하라는 말씀이다. 즉, 짐승에게는 그들이 안식을 누릴 굴과 보금자리가 마련되어 있지만, 당신은 그러한 안식처, 휴식처를 가질 수 없을만큼 희생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수님의 제자들 중에 누구도 거짓 구실에 속아서 예수를 따르도록 설득 당했고, 사기 당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들은 예수를 만나 세상이 주지 못하는 진실에 매혹되어 신뢰하며 따랐으며, 예수님은 당신을 따르는 자들에게 현실의 모든 것을 뛰어 넘는 하늘나라의 이상을 보여 주었고, 그것을 취득하고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실의 요구보다 더 큰 노력과 희생이 요구되기에 그것을 요구하시는 것이다.

두번째 사람에게 하신 예수님의 말씀은 얼른 듣기에 무자비하게 들릴지 모르나, 그들의 풍습에서 보면, 그의 부친이 죽지도 않았고 죽어 가고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나에게 부친이 있는데, 그 부친이 돌아가신 후에 당신을 따르겠나이다!" 하는 지금 당장 따르기를 핑계대고 미루는 표현의 말이다.

그러기에 예수께서 말씀하시고자 하는 말씀의 요점은, "모든 일에는 어떤 결정적인 순간이 있는데 그 순간을 미루다가 놓치면 목적하는 바 그 일을 이룰 수 없다."는 말씀이다.

심리학자들도 말하기를 기분이 좋을 때 즉시 행동하지 않으면, 행동을 일으키기가 점점 어려워 진다고 한다. 예를들면, "누구에게 편지를 써야지!" 하고 마음 먹었는데, 그 순간에 쓰지않고 다음날로 미루면, 그 편지는 그때 마음으로 쓰기가 어려워 진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세번째 사람에서 하신 예수님의 말씀은 누구도 부인 할 수 없는 진리의 말씀이다. 즉, 뒤를 자꾸 돌아다 보는 자가 밭이랑을 곧게할 수는 없는 것이다. 즉, 하느님 나라에 들어 가고자 하는자는 석양을 향해서 걷는자가 아니라, 밝아오는 여명을 향해 걸어야 하기 때문에 과거에 집착해서 현실에서 머뭇거릴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는, 앞일에 몰두하는 적극적인 생활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