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기쁨을 누려요>
2015. 10. 03 연중 제26주간 토요일
루카 10,17-24 (일흔 두 제자가 돌아오다, 하느님 아버지와 아들)
그때에 일흔두 제자가 기뻐하며 돌아와 말하였다. “주님, 주님의 이름 때문에 마귀들까지 저희에게 복종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나는 사탄이 번개처럼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보라, 내가 너희에게 뱀과 전갈을 밟고 원수의 모든 힘을 억누르는 권한을 주었다. 이제 아무것도 너희를 해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영들이 너희에게 복종하는 것을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그때에 예수님께서 성령 안에서 즐거워하며 말씀하셨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나의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나에게 넘겨주셨다. 그래서 아버지 외에는 아들이 누구인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버지께서 누구이신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제자들에게 따로 이르셨다.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예언자와 임금이 너희가 보는 것을 보려고 하였지만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들으려고 하였지만 듣지 못하였다.”
<참된 기쁨을 누려요>
모든 사람들은 기쁘게 살고자 합니다.
기쁨은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활력소입니다.
아니 어쩌면 삶의 목적인지도 모릅니다.
그러기에 삶의 순간순간을 기쁨으로 채우고자
모든 사람들은 애쓰며 살아갑니다.
삶에서 기쁨을 느낄 때를 생각해 봅니다.
무엇인가 하나의 일을 마쳤을 때 기쁩니다.
특히 자신에게 기적 같은 목표에 도달할 때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이 기쁨은 성취감입니다.
하지만 이 기쁨은 오래 가지 못합니다.
사람의 욕망은 끝이 없기에
하나를 얻으면 이내 싫증을 느끼고
더 큰 무엇을 갖고자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누군가 나에게 굴복할 때에 기쁩니다.
이 기쁨은 지배욕의 달성에서 옵니다.
이 기쁨 역시 오래가지 못합니다.
지배욕에 사로잡힌 사람은 언제 어디서나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윗사람 아랫사람으로 갈라 세우고
그 사이에 자신을 놓습니다.
그러기에 지배의 기쁨은
언제나 굴종의 슬픔과
함께 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위에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때 기쁩니다.
특히 자신은 잘 모르는 사람이
아는 척하고 추켜세울 때 더욱 기쁩니다.
이 기쁨 역시 오래가지 못합니다.
세상에 태어나 죽는 순간까지
만남과 헤어짐은 반복되는 것이기에
자신을 인정하는 사람과
항상 함께 살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 안에서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보다
자신을 모르는 사람들이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인정받음에서 오는 기쁨은
언제나 인정받지 못하는 서글픔과
함께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밖에도 많은 순간 기쁨을 느낍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기쁨을 느끼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아니라
어떤 기쁨을 느끼느냐,
어디서 오는 기쁨이냐 하는 것입니다.
기쁨을 추구한다고 하지만
기쁨을 찾을 수 없는 곳에서
기쁨을 찾아 헤매고 있는 것이
지금 이 시대 사람들의 자화상입니다.
순간의 기쁨을 쫓아 자신을 내던질 때
기쁨을 통해 충만한 삶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쁨의 노예가 됩니다.
그러기에 진실로 추구해야 할 기쁨은
이내 사라지고 말 순간적인 기쁨이 아니라
잔잔하지만 영원히 남아있을 기쁨이며,
사람을 자신의 노예로 삼는 기쁨이 아니라
사람에게 온전히 봉사하는 기쁨입니다.
이 기쁨은 감각이 예민하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느낄 수 없는 미미한 기쁨이며,
그러기에 아무나 누릴 수 없는 기쁨이고
많은 사람이 외면하는 기쁨입니다.
이 기쁨이 바로
예수님께서 주시고자 하는 기쁨이고
믿는 이들이 추구해야 할 기쁨입니다.
“악령들이 복종한다고 기뻐하기보다도
너희의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예수님의 말씀을 되새기면서
주님의 길을 함께 걷는
믿음의 벗님들과 더불어
참된 기쁨을 맘껏 누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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