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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당신 자신을 주시는 분 / 박상대 신부님 ~

박상대 신부

당신 자신을 주시는 하느님

 

기도 중의 기도요, 가장 완벽한 기도이며, 모든 기도의 모범이 될 주님의 기도를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신 예수께서 오늘은 일용할 양식 외에도 필요한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지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청할 것을 허락하신다.

아니, 청할 것을 서둘러 권고하신다.

예수께서는 오늘 복음을 통하여 청원기도에 대한 두 가지 중요한 가르침을 주신다.

첫째는 청원기도를 드리는 태도에 관한 것으로서 기도의 항구함과 인내와 끈기이다.(5-10절)

둘째는 청원기도의 내용에 관한 것으로서 무엇을 청해야 하는 지를 가르치고 있다.(11-13절)

우선 루카복음이 독자적으로 보도하는 예화가 바로 기도에 인내와 끈기가 있어야 함을 가르쳐 준다.

예화는 한밤중에 한 친구의 방문을 받은 다른 친구가 내놓을 빵이 없어서

또 다른 친구를 찾아가 빵을 청하는 다소 극단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예화의 결론은 친구 간의 우정만으로는 빵을 얻지 못하지만,

귀찮을 정도로 끊임없이 졸라대면 결국 빵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청원기도에는 항구함과 끈기와 인내가 있어야 한다.

아울러 예수께서는 아버지께서 구하는 사람에게,

찾는 사람에게, 문을 두드리는 사람에게 그 청을 거절하지 않고 꼭 들어주실 것을 약속하신다.

그러니 청원이 이루어질 때까지 항구함과 끈기와 인내로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청원기도에서 무엇을 청해야 하는지를 알아보자.

예수께서는 일단 자기 자녀들에게 그들이 청하는 것을

다 들어줄 줄 아는 이 악한 세대의 아버지들과 청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을 주시는

하늘에 계신 하느님 아버지를 비교하는 대비논법(對比論法)을 통하여,

세상의 아버지들보다 하늘의 아버지께서 더 선하시고 자비로운 분이심을 암시하신다.

나아가 하늘의 아버지께서는 구하는 사람에게 더 좋은 것, 곧 성령을 주신다는 것이다.

이 말은 우리가 청하는 것이 무엇이던, 청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 곧 성령을 주신다는 뜻이다.

즉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무엇을 청하는지, 무엇이 필요한지를 다 알고 계신다는 것이며,

결국에는 더 좋은 것, 곧 성령을 주신다는 것이다.

여기서 성령이란 바로 하느님을 자신을 가리킨다.

세상의 아버지들은 그 자녀들이 생선을 청하면 생선을 주고,

달걀을 청하면 달걀을 주지만, 하늘의 아버지는 청하는 것이 무엇이든 그 보다 더 좋은

‘하느님 당신’을 주신다는 것이다.

인간은 감사와 찬양으로만 하느님을 경배하는 것이 아니라,

깡그리 비운 두 손을 믿는 마음으로 하느님께 올림으로써 그분을 경배할 수도 있다.

나에게 없는 것을, 필요한 것을 하느님께 겸손하게 청하는 것도

하느님을 경배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예수께서 우리가 무엇이든지 하느님께 청하도록 허락하셨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하느님께 하느님 당신을 달라고 청할 수는 없다.

그런데도 하느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주시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청한 바로 그것을 하느님께서 주시지 않는 다고 불평하지 말아야 한다.


“주님, 모든 위험과 어려움으로부터 제가 보호를 받기보다는 제가 두려움 없이

그들을 이겨내게 하소서.


주님, 저의 아픔을 삭혀주시기보다는 그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강한 마음을 주소서.

주님, 다들 힘들게 살아가는 세상에서 저의 아쉬움을 남에게 불평하기보다는 홀로 설 수 있는 강한 힘을 주소서.

주님, 인생의 항로에서 불어 닥치는 폭풍을 돌려달라기보다는 이와 맞서 인내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주님, 저로 하여금 오직 성공을 위해서만 당신의 은총을 구하는 비겁한 자가 되지 않게 하시며,

실패의 고배를 마시면서도 그 속에 묻어있는 당신의 손길을 느끼게 하소서.

주님, 당신께서 가난하셨는데 제가 어찌 부자 되기를 바라겠나이까?

거짓 예언자를 높이고 참 예언자를 돌로 쳐 죽인 자들의 후손들이

당신을 거부하여 십자가에 못 박았는데, 제가 어찌 사람들 눈에 유명하고 권세 있는 자 되기를

애써 바라겠나이까?

이 세상에서 완전한 행복을 누리겠다는 희망을, 그 희망이 결국은 절망을 가져다 줄 뿐인데,

제가 어찌 그런 희망을 가슴속에 품어 기르겠나이까?

성령 하느님이시여,

제 안에 당신의 불을 놓으시어 제 마음이 오직 당신을 향한 열정으로 가득하게 하소서. 아멘.”


부산교구 박상대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