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레사 성녀가 그녀의 기도에 대해 언급한 것은
분심과 졸림에 관한 말씀 중에 나온 것이다.
우리가 흔히 경험하고 염려하는 분심은
기도를 주로 지성의 단련으로 삼는 데서 오는 결과이다.
아빌라의 대 데레사 성녀나 아기 예수 데레사는
이 점에 대해 우리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데레사 성녀의 솔직하고 현명한 고백을 들어보자.
"저의 무미건조는 열성(熱誠)과 충실함이 부족한 탓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감사기도를 드리는 중에 곧잘 잠들어버리는 제 자신을 가련하게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마음 아파하지는 않습니다.
작은 아기들은 깨어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잠자는 동안에도 부모님을 기쁘게 합니다.
우리 주님이신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육신이 약하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시다는 것을 기억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한낱 먼지에 지나지 않는 존재임을 잘 아십니다.
예수님과 저와의 관계에서 볼 때 저라는 존재는 바로 허무, 그 자체입니다.
무미건조와 졸음! 저의 사랑하는 예수님도 주무시고 싶어하십니다.
저는 예수님을 방해해서는 안 됩니다.
저는 예수님께서 저를 낯선 사람같이 여기지 않으시고
체면을 차리지 않으신다는 사실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와 친교하시는 데 조금도 어색해 하시거나
주저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장담할 수 있습니다." (자서전132, 데레사의 사상38)
이상의 말씀으로 보아 기도는 지성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하느님과 하나가 되는 사랑 안에서 하는 것임이 명백하다.
이와 같이 하면 우리의 분심도 다른 인간적인 약점과 함께 겸손으로 변하게 되고
하느님께 대한 신뢰의 도(度)가 증가하여, 마침내 어린아이처럼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변하게 된다.
<아기 예수 데레사의 정신/리아그르 신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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