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헌>
-상지종신부-
봉헌은 만남입니다.
화려한 세상에 가리어진
세상을 품은 소박한
하느님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세상의 요란한 소음 한 가운데에서
참된 삶으로 부르시는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봉헌은 비움입니다.
삶의 여정 안에서 쌓여가는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모든 것을 벗어내는 것입니다.
나의 지식, 나의 재물, 나의 지위, 나의 욕심
그리하여 내가 가진 무엇이 아니라,
바로 내가 하느님과 마주서는 것입니다.
봉헌은 채움입니다.
나의 자그마한 마음 안에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과 믿음과 희망을 담는 것입니다.
나의 보잘것없고 흠 많은 삶을
하느님께서 주시는
기쁨과 열정으로 채우는 것입니다.
봉헌은 드러냄입니다.
하느님의 빛으로 환하게 된 나를
세상의 어두움을 비추는
자그마한 빛으로 내어놓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품 안에서 따스함 한껏 머금은 나를
세상의 차가움을 녹이는
자그마한 온기로 내어놓는 것입니다.
봉헌은 나눔입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통해서
모든 이에게 나누어지길 바라셨던
선하고 아름다운 모든 것을
나의 것인 양 내 안에 품지 않고
기쁘게 아낌없이 나누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빈 손 빈 마음이 되어
모든 것을 새롭게 채워주실
하느님 앞에 나아가는 것입니다.
봉헌은 아름다운 여정입니다.
만남, 비움, 채움, 드러냄, 나눔,
그리고 다시 만남.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삶 안에서 단 한 번이 아닌
끊임없이 새로워져야 할
열정 가득한 다짐이며
생기 넘치는 몸짓입니다.
하느님께서 보내주신
이 땅 위에서 아름다운 삶이 끝나고,
다시 하느님 품으로 돌아갈 때까지
언제나 어디서나 이어져야 할
아름다운 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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