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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베르나르도) 신부님 글

~ 연중 제 30주간 목요일 / 상지종 신부님 ~

연중 제30주간 목요일. 상지종 베르나르도 신부님.

<길이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내 길을 계속 가야 한다.”(루카 13,33)

 

 

길이 있습니다

 

언젠가 한 사람이 처음 내었던

거칠고 투박하지만

삶 내음 가득한 길이 있습니다

 

길이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뒤따라 걷기에

넓어지고 부드러워진

걸을 맛 나는 길이 있습니다

 

길이 있습니다

 

걷는 이마다 쉬운 길 내려

제멋대로 덧씌운 샛길에 덮여

첫 모습 희미해진 길이 있습니다

 

길이 있습니다

 

여전히 따라나선 많은 이들이

온갖 탐욕 깃든 정성으로 가꿀수록

참 모습 감추는 길이 있습니다

 

길이 있습니다

 

소박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자신과 하나 되는 이

기쁘게 품에 안는

첫 모습 참 모습

결코 빼앗기지 않을

영원한 길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