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연신부님의 글 (4117) 썸네일형 리스트형 ~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열며,,, ~ 2024년 11월 14일 연중 제32주간 목요일 제게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늘 망설입니다. 좋은 책이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딱 하나를 골라달라고 하면,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선택합니다. ‘토지’는 박경리 선생님께서 1969년부터 1994년까지 쓴, 집필하는 데만 무려 25년이 걸린 대하소설입니다. 선생님께서는 ‘토지’ 1부를 연재 중이던 1971년 8월에 암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오르셨습니다. 병마와 싸우며 작품을 연재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집필을 멈추지 않으셨습니다. ‘토지’의 서문에 나오듯이, 목숨이 있는 이상 ‘글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라면서 고통을 피하지 않으셨습니다. 이렇게 고통을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쓴 글이기에 대작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고통 .. ~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열며,,, ~ 2024년 11월 13일 연중 제32주간 수요일 이솝 우화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꼬리 없는 원숭이가 쌍둥이를 낳는데, 그중 하나에게는 엄청난 사랑을 쏟으며 정성껏 젖을 먹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 마리는 외면하고 소홀히 다루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묘하게도, 건강하게 어른이 되는 쪽은 홀대받던 새끼였습니다. 정성껏 키운 원숭이는 어미 원숭이가 꽉 껴안는 바람에 젖가슴에 질식해 죽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홀대받던 새끼만이 어른 원숭이가 될 수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교육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글입니다. 경쟁 사회에서 잘 성장하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너무 품에만 안고 사는 부모의 모습에 안타까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어렸을 때 어머니의 건강이 그리 좋지 않으셨습니다... ~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열며,,, ~ 2024년 11월 12일 성 요사팟 주교 순교자 기념일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이 잘 적응되는 곳이 소셜 미디어 공간입니다. ‘친구’라고 불리는 유사 사촌이 이 안에 있습니다. 여기에는 멋진 모습만 있지요. 명품 가방을 옆에 두고 커피 마시는 사진, 근사한 호텔이나 풀빌라에서 수영하는 사진, 값비싼 외제 차 앞에 선 사진 등 멋진 모습이 가득합니다. 이 사진을 보고 그렇게 살지 못하는 사람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면서 배가 아플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은 정답이었습니다. 그래서 2017년 페이스북 측은 ‘페이스북을 수동적으로 사용하면 정신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열며,,, ~ 2024년 11월 11일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 50대 중반을 살면서, 지금까지 주먹으로 누군가를 때려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그런데 한 번 기회가 있기는 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한 친구와 말다툼했고, 방과 후에 학교 근처 공터에서 싸우기로 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저는 또래보다 키도 몸도 컸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는 저의 힘에 밀려 넘어져서 제 몸 아래에 깔렸지요. 이제 주먹만 뻗으면 되는데, 차마 때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시는 덤비지 마.”라고 말하고는 풀어줬습니다. 몇 년 전, 초등학교 동창 모임에서 이 친구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그때의 싸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그 싸움에서 자기가 일방적으로 저를 때렸다는 것입니다. 과연 누가 맞을까요? 4.. ~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열며,,, ~ 2024년 11월 10일 연중 제32주일 벤저민 프랭클린을 아십니까?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알려져 있고, 미국 화폐 100달러에 새겨진 인물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많은 발명품을 만들었습니다. 피뢰침, 다초점 렌즈, 민간형 비행기, 뇌파 측정기, 홀리 그램 기술 등입니다. 그런데 그는 자기 발명품에 전혀 특허를 내지 않았습니다. 엄청난 부자가 될 수 있는 길을 스스로 포기한 것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발명품을 통해 큰 혜택을 누리고 있듯이 자신의 발명품으로 타인을 도울 기회가 있음에 감사해야 하며 이러한 봉사를 거리낌 없고 아낌없이 행해야 한다.” 이런 말도 남겼습니다. “쓸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재산은 실제로 소유하고 있다고 해도 정당한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열며,,, ~ 2024년 11월 9일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어렸을 때, 이름 때문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제 이름의 발음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명연’인데, 늘 ‘조명현’으로 부릅니다(아직도 동창 신부 중에서는 ‘조명현’으로 부르는 신부가 있습니다). 이름에 받침이 들어가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부르기 쉬운 이름으로 부모님께서 지어 주셨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습니다. 밝을 명(明)자와 뻗을 연(衍)자를 씁니다. 밝게 앞으로 나아가라는 의미입니다. 또는 밝음을 지향하며 살라는 의미도 될 것입니다. 부모님께서 이런 생각으로 제 이름을 지어 주셨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에게 제대로 부르지 않는다는 이유만 불평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은 이름이 무엇이냐가 아니라, 그 이름대로 사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열며,,, ~ 2024년 11월 8일 연중 제31주간 금요일 최초로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제는 수많은 나라를 전쟁으로 정복했고 여러 번의 공격에서 살아남아 권력을 굳건히 했습니다. 그 뒤에 그가 한 것은 무엇일까요? 불로장생의 영약을 찾았습니다. 비슷한 영약이 있다는 희미한 소문만 들려도 특사를 파견했습니다. 문제는 불로초를 찾지 못하고 돌아오면 처형당했으므로, 그 특사들은 소식을 끊고 종적을 감추었다는 것입니다. 불로초를 찾지 못한 그가 선택한 것은 진시황릉입니다. 황제는 무려 70만 명을 동원해 시안에 도시 하나 크기의 무덤을 건설합니다. 무덤에서는 흙으로 만들어 구운 병사와 말 모형이 7천 점이나 발견되었습니다. 황제로 다시 태어날 때까지 호위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죽지 않으려 했고, 또 죽음을 대비했던 그 .. ~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열며,,, ~ 2024년 11월 7일 연중 제31주간 목요일 갑곶성지에 있을 때의 일 하나가 생각납니다. 부활 시기였는데, 한 순례객이 물어볼 것이 있다면서 제게 오셨습니다. “성지까지 왔으니 십자가의 길을 하자고 일행에게 말하니, 한 분이 부활 시기에는 예수님 부활의 기쁨을 나누는 시기라서 십자가의 길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하세요. 전에도 부활 시기에 와서 십자가의 길을 한 적이 있었는데, 제가 잘못한 것인가요?”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전례 주년은 신자들의 신앙을 위한 것으로, 한 해를 보내며 구원의 사건들을 기억하고 기념하도록 돕는 것이지요. 따라서 우리 삶은 과거의 일을 기억하며 지금 열심히 살아서 다가올 종말을 향해 신앙의 여정이기에, 부활 시기에도 주님 고통과 죽음을 묵상하고, 사순 시기에도 부활의 .. 이전 1 2 3 4 5 6 ··· 5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