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연중 제 19주일 / 송영진 신부님 ~

천상의모후(=수호천사) 2024. 8. 11. 07:52

8월 11일  연중 제19주일

 

제1독서

<엘리야는 음식으로 힘을 얻어 하느님의 산에 이르렀다.>
▥ 열왕기 상권의 말씀입니다. 19,4-8
그 무렵 엘리야는 4 하룻길을 걸어 광야로 나갔다. 그는 싸리나무 아래로 들어가 앉아서, 죽기를 간청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 이것으로 충분하니 저의 목숨을 거두어 주십시오. 저는 제 조상들보다 나을 것이 없습니다.” 5 그러고 나서 엘리야는 싸리나무 아래에 누워 잠이 들었다.
그때에 천사가 나타나 그를 흔들면서, “일어나 먹어라.” 하고 말하였다. 6 엘리야가 깨어 보니, 뜨겁게 달군 돌에다 구운 빵과 물 한 병이 머리맡에 놓여 있었다. 그는 먹고 마신 뒤에 다시 누웠다.
7 주님의 천사가 다시 그를 흔들면서, “일어나 먹어라. 갈 길이 멀다.” 하고 말하였다.
8 엘리야는 일어나서 먹고 마셨다. 그 음식으로 힘을 얻은 그는 밤낮으로 사십 일을 걸어, 하느님의 산 호렙에 이르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여러분도 그리스도처럼 사랑 안에서 살아가십시오.>
▥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입니다. 4,30─5,2
형제 여러분, 30 하느님의 성령을 슬프게 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속량의 날을 위하여 성령의 인장을 받았습니다.
31 모든 원한과 격분과 분노와 폭언과 중상을 온갖 악의와 함께 내버리십시오. 32 서로 너그럽고 자비롭게 대하고,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5,1 그러므로 사랑받는 자녀답게 하느님을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오. 2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또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는 향기로운 예물과 제물로 내놓으신 것처럼, 여러분도 사랑 안에서 살아가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41-51
그때에 41 예수님께서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하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유다인들이 그분을 두고 수군거리기 시작하였다. 42 그들이 말하였다.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 예수가 아닌가?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도 우리가 알고 있지 않는가? 그런데 저 사람이 어떻게 ‘나는 하늘에서 내려왔다.’고 말할 수 있는가?”
43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너희끼리 수군거리지 마라. 44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 그리고 나에게 오는 사람은 내가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릴 것이다.
45 ‘그들은 모두 하느님께 가르침을 받을 것이다.’라고 예언서들에 기록되어 있다.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배운 사람은 누구나 나에게 온다. 46 그렇다고 하느님에게서 온 이 말고 누가 아버지를 보았다는 말은 아니다. 하느님에게서 온 이만 아버지를 보았다. 47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48 나는 생명의 빵이다. 49 너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고도 죽었다. 50 그러나 이 빵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으로,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
51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예언자 엘리야는 참 외로운 사람이었습니다. 카르멜 산으로
사백오십 명의 바알 예언자들과 사백 명 정도의 아세라 예언자들이 모입니다.

엘리야는 바알의 예언자들과 제물을 바치며 대결을 벌입니다.

바알 예언자들이 바알을 부르며 제사를 올리지만 제물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엘리야가 바친 제단위의 제물을 태워주시지요. 그곳에 모인
백성들은 하느님 만이 참다운 하느님이심을 목격하지요.

그래서 엘리야는 바알 예언자들을 키손천으로 끌고 가서 죽입니다.

이 소식이 아합왕과 그의 부인 이제벨에게 전하지자 엘리야 예언자를
죽이려고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엘리야는 두려운 나머지 그곳을 도망쳐서 브에르 세바에게 까지 갑니다.

그곳에서 시종을 남겨두고 하루 길을 더 걸어 광야로 나갑니다.

그는 더운 사막에서 지칠 대로 지치고 허기진 상태에서 싸리나무 아래에 드러눕게 됩니다.

그는 죽기를 간청하며 하느님께 이렇게 기도하지요.

“주님, 이것으로 충분하니 저의 목숨을 거두어 주십시오. 저는 제 조상들보다
나을 것이 없습니다.”(1열왕 19,4)

하느님께서는 그를 그냥 두실 리가 없습니다.

천사가 달군 돌 위에 구운 빵과 물 한 병을 준비 해 놓습니다.

그가 일어나서 먹고 다시 잠을 듭니다.

다시 엘리야는 천사가 마련한 음식을 먹고 기운을 차리고 광야로 나가 사십일
주야를 걸어 호렙산에 이르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빵을 많게 하신 후에 이 빵에 대해서 계속 군중을 가르치십니다.

주님께서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6,41)이라고 말씀하지만 유다인들은 수군거리며
받아들이지 않을 뿐 아니라 예수님의 부모까지 들먹이며 깔보는 눈치입니다.

그들은 계속해서 예수님과 그 가르침을 두고 수군댑니다.

그렇지만 예수님께서는 아랑곳하지 않으시며 사람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생명의 빵이다. 너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고도 죽었다. 그러나 이 빵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으로,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6,48-50)

예수님께서는 마지막 만찬 때 세우신 성체성사의 의미를 새롭게 해주십니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51절)

어릴 때부터 같은 동네의 친구와 함께 식당을 운영하던 안드레아는 어느 날부터 친구가
미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좋던 친구 사이가 막상 식당을 동업하고 부터는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작은 일을 가지고도 통하지 않아서 서로 다툴 때도 있고 언제부터인가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마음을 바로 잡고 ‘이러면 안되지’하며 좋게 생각해도 자신이 점점 마음이 닫혀 지고
아무 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도 섭섭한 마음까지 드는 것이었습니다.


안드레아는 고등학교 때까지 성당을 열심히 다녔는데 대학에 들어가고 군생활을 하면서
성당은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식당일을 놓고 말이 그렇지 지옥에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식당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성당을 찾아가 기도를 했습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성당에 발을 끊었는데도 이상하게도 성체 앞에 앉으면 마음이 편한 것입니다.

그제야 제 정신이 드는 것 같았습니다. 성체 앞에서 때로는 불평도 하고 자기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하면서도 성당을 찾는 일이 자기가 신기할 정도로 매일 기다려지는
것이었습니다.

세월이 지나 어럽던 식당도 운영이 잘되고 또 친구와의 관계도 좋아 졌습니다.

안드레아는 뒤늦게서야 자기가 성체 앞에서 기도하고 미사 때 성체를 모시는
인간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이제까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주님의 큰 선물이었고 은총이었던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를 이끌어 주시고 부축해 주십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한다고 하지만 때로 지칠 때가 있습니다.

예언자가 실의에 빠진 것처럼 우리 자신도 회의에 빠지기도 하지요.

천사가 마련해 준 빵과 물을 먹고 마시고 나서 힘을 얻은 엘리야처럼 우리도 주님의
영원한 빵을 받아먹음으로써 힘을 내어 힘을 내어 신앙생활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성체성사의 은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습니다. 손에 받아 든 성체가
우리에게 큰 선물인지를 지나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주님께서 주시는 빵은 영원한 생명의 빵인 것입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지치고 때로는 이웃과 상처를 받더라도 우리가 다시 일어 설 수 있도록
성체는 우리에게 힘이 되어 주십니다.

성체는 주님께서 우리를 한 없이 사랑하시는 그 마음이 되게 해 주시고 용서하는 마음,
너그러운 그리스도의 마음과 일치하게 해 줍니다.

사도 바오로는 성체를 모시는 우리의 신앙생활에서 소중한 지침을 주고 있습니다.

“모든 원한과 격분과 분노와 폭언과 중상을 온갖 악의와 함께 내버리십시오. 서로 너그럽고
자비롭게 대하고,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에페 4,31-32)

영원한 생명의 빵은 바로 성체이고 성체는 우리 서로가 사랑하도록 우리를 인도해 주십니다.
성체는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으로 이끌어 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