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연중 제 21주간 토요일 / 이영근 신부님 ~

천상의모후(=수호천사) 2024. 8. 31. 06:48

연중 제21주간 토요일. 이영근 아오스딩 신부님.

 

 

 

오늘 복음의 <탈렌트의 비유>는 주인이 먼 길을 떠나면서, 종들에게 탈렌트를 맡기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그런데 탈렌트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것은 종들에 대한 주인의 ‘믿음의 표시’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주인의 선물’이요, ‘은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소명’과 함께 주어졌습니다. 왜냐하면 이 선물은 ‘잘 보관하라’고만 주어진 것이 아니라, ‘잘 활용하라’고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곧 선물은 말씀처럼 ‘씨앗’(마태 13,1-23)으로, 곧 ‘종자돈’으로 주어졌습니다. 그래서 주인이 돌아와 셈을 할 때는 그 선물을 활용하여 맺은 열매에 따라 대가를 지불합니다. 결국, ‘선물에 따른 응답실행’이 바로 하늘나라를 얻기 위한 경기의 규칙인 셈입니다.

 

주인은 첫째와 둘째 종에게 말합니다.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충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마태 25,21.23)

 

 

 

그리고 셋째 종에게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 악하고 게으른 종아! ~누구든지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마태 25,26)

 

 

 

사실, 은총의 선물은 항상 충만히 주어지지만, 주는 대로 다 받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만큼만 받습니다. 그런데 받아들임은 비워진 만큼만 받을 수 있고, 나누는 만큼 비워지는 것이기에 결국, 베풀수록 받게 됩니다. 반면에 선물을 움켜쥐고 있으면 움켜쥔 것마저도 잃게 됩니다. 사실, 그 선물은 애시 당초 자신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예수님께서 ‘달란트의 비유’를 통해 말씀하시고자 하신 것은 선물을 받은 이가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 선물을 충실하게 열매 맺는 이가 하늘나라에 들어간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곧 “깨어 준비하는 삶”은 맡겨진 일에 충실함이요, 맡겨진 일에 충실함은 일을 ‘맡긴 분에 대한 충실함’이 됩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하늘나라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첫째는 ‘은총’, 곧 하느님의 먼저 주신 사랑이요, 둘째는 은총에 따른 ‘소명에 충실함’, 곧 은총을 열매 맺기 위해 기꺼이 ‘십자가를 지는 일’ 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은총의 열매를 맺을 힘도, 십자가를 질 수 있는 힘도 함께 주셨습니다. 바로 이 ‘은총’과 ‘십자가’야말로. 하늘나라를 얻기 위한 이 지상에서 벌어지는 경기의 규칙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진정,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주어진 은총 그 자체보다도, 은총을 실현하는데 따르는 십자가 그 자체보다도, 먼저 그것을 ‘주신 분을 신뢰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우리에게 월계관을 씌워주기 위한 ‘주님의 사랑’임을 믿고 그분께 의탁하는 일일 것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탈렌트를 주고 여행을 떠났다.”(마태 25,15)

 

 

주님!

당신은 신랑이 신부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듯

제게 탈란트를 맡기셨습니다.

당신의 신뢰를 신뢰하게 하소서!

당신의 사랑을 사랑하게 하소서!

그 크신 당신의 사랑을 제 안에 가두어 두는 것이 아니라,

나누어 선물이 되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