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대림 2 주일 / 조재형 신부님 ~
천상의모후(=수호천사)
2024. 12. 8. 08:51
제1독서 <하느님께서 너의 광채를 드러내 주실 것이다.> ▥ 바룩서의 말씀입니다.5,1-9 예루살렘아, 슬픔과 재앙의 옷을 벗어 버리고 하느님에게서 오는 영광의 아름다움을 영원히 입어라. 2 하느님에게서 오는 의로움의 겉옷을 걸치고 영원하신 분의 영광스러운 관을 네 머리에 써라. 3 하느님께서 하늘 아래 어디서나 너의 광채를 드러내 주시고 4 ‘의로운 평화, 거룩한 영광’이라는 이름으로 영원히 너를 부르실 것이다. 5 예루살렘아, 일어나 높은 곳에 서서 동쪽으로 눈을 돌려 보아라. 네 자녀들이 거룩하신 분의 말씀을 듣고 하느님께서 기억해 주신 것을 기뻐하면서 해 지는 곳에서 해 뜨는 곳까지 사방에서 모여드는 것을 보아라. 6 그들은 원수들에게 끌려 너에게서 맨발로 떠나갔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들을 왕좌처럼 영광스럽게 들어 올려 너에게 데려오신다. 7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이 당신 영광 안에서 안전하게 나아가도록 높은 산과 오래된 언덕은 모두 낮아지고 골짜기는 메워져 평지가 되라고 명령하셨다. 8 하느님의 명령으로 숲들도 온갖 향기로운 나무도 이스라엘에게 그늘을 드리우리라. 9 하느님께서는 당신에게서 나오는 자비와 의로움으로 당신 영광의 빛 속에서 이스라엘을 즐거이 이끌어 주시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여러분은 순수하고 나무랄 데 없는 사람으로 그리스도의 날을 맞이하십시오.> ▥ 사도 바오로의 필리피서 말씀입니다.1,4-6.8-11 형제 여러분, 나는 4 기도할 때마다 늘 여러분 모두를 위하여 기쁜 마음으로 기도를 드립니다. 5 여러분이 첫날부터 지금까지 복음을 전하는 일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6 여러분 가운데에서 좋은 일을 시작하신 분께서 그리스도 예수님의 날까지 그 일을 완성하시리라고 나는 확신합니다. 8 사실 나는 그리스도 예수님의 애정으로 여러분 모두를 몹시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나의 증인이십니다. 9 그리고 내가 기도하는 것은, 여러분의 사랑이 지식과 온갖 이해로 더욱더 풍부해져 10 무엇이 옳은지 분별할 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여러분이 순수하고 나무랄 데 없는 사람으로 그리스도의 날을 맞이하고, 11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오는 의로움의 열매를 가득히 맺어, 하느님께 영광과 찬양을 드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3,1-6 1 티베리우스 황제의 치세 제십오년, 본시오 빌라도가 유다 총독으로, 헤로데가 갈릴래아의 영주로, 그의 동생 필리포스가 이투래아와 트라코니티스 지방의 영주로, 리사니아스가 아빌레네의 영주로 있을 때, 2 또 한나스와 카야파가 대사제로 있을 때, 하느님의 말씀이 광야에 있는 즈카르야의 아들 요한에게 내렸다. 3 그리하여 요한은 요르단 부근의 모든 지방을 다니며,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였다. 4 이는 이사야 예언자가 선포한 말씀의 책에 기록된 그대로이다.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5 골짜기는 모두 메워지고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라. 굽은 데는 곧아지고 거친 길은 평탄하게 되어라. 6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어린 시절에 저는 크레파스의 색을 통해서도 어쩌면 인종을 차별하는 교육을 받았는지도 모릅니다. 지금부터 17년 전입니다. 저는 이탈리아 로마 공항에서 캐나다 토론토 공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려고 했습니다. 체크인하는 중에 착오가 있었는지 보안요원이 저를 불렀습니다. 저는 5시간 넘게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유는 저의 외모가 범죄 용의자와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지만 이미 시간은 늦었습니다. 저를 조사하는 요원들에게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습니다. 저는 저의 외모와 피부색 때문에 인종차별을 받았는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대림 제2주일이며 인권 주일입니다. 인권 주일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모든 인간은 성별, 나이별, 피부의 색으로 차별받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하느님 앞에 우리 모두는 소중한 존재라는 의미입니다. 슬프게도 인류의 역사는 인권 차별의 역사입니다. 인권 차별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슴 벅차게도 인류의 역사는 인권 차별을 극복하는 역사이기도 합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쉰들러 리스트’를 제작했습니다. 폴란드에서 사업하던 독일인 쉰들러는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수용소로 끌려가야 했던 사람을 보았습니다. 쉰들러는 자기의 재산을 모두 팔아서 죽음의 수용소로 가야 했던 유대인들을 구했습니다. 쉰들러의 선행으로 살아남은 유대인들의 후손이 매년 쉰들러의 무덤을 찾아 경의를 표한다고 합니다. 뉴저지의 뉴튼 수도원에는 마리너스 수사님의 무덤이 있습니다. 마리너스 수사님은 한국전쟁 당시 화물을 운송하는 선장이었습니다. 흥남 부두에서 화물 선적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남쪽으로 피난하려는 피난민을 보았습니다. 선장님은 배에 있던 화물을 모두 버리고 피난민을 태웠습니다. 그렇게 배에 오른 14,000명의 피난민은 성탄절인 12월 25일에 거제도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배에서 4명의 아이가 출생했습니다. 마리너스 선장은 하느님의 섭리를 알았고, 수사가 되어서 평생 뉴튼 수도원에서 지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모님도 그 배에 있었습니다. 미국을 방문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마리너스 수사님의 무덤을 참배하였고, 기념식수를 했습니다. 오늘 성서 말씀의 주제는 ‘높은 산은 깎아내고, 골짜기는 메운다.’입니다. 이는 인종, 혈통, 세대, 이념, 사상, 신념, 신분, 종교 때문에 차별과 멸시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하느님의 품성은 사랑이고, 하느님의 모습은 끝없이 자신의 것을 내어주는 희생과 나눔의 모습입니다. 사람이 하느님을 닮았다는 것은 바로 하느님처럼 이웃을 사랑하고, 자신의 것을 이웃에게 내어주는 것입니다. 그런 하느님을 닮은 모습대로 살아가는 사람의 인권은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입니다. “높은 산을 낮게 하고 깊은 골짜기를 메우고 험한 길을 고르게 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동방 박사들이 험한 산과 거친 들판을 건너고서야 아기 예수님께 경배를 드릴 수 있었듯이 우리 안에 직면한 문제들을 풀어내고 오시는 주님을 기쁘게 맞이하는 일도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 우리가 진심으로 회개하고, 우리들의 사랑이 참된 지식과 분별력을 갖출 때 그래서 우리가 순결하고 나무랄 데 없는 사람이 될 때 우리는 우리에게 오시는 아기 예수님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성 프란치스코는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우리들이 살아가야 할 방향을 아름다운 기도로 남겨 주었습니다.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고,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게 하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생을 얻기 때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조재형 신부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