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성탄 팔일 축제 제 7일 / 반영억 신부님 ~

천상의모후(=수호천사) 2024. 12. 31. 05:53

성탄 8일 축제 제7일 (요한1,1-18) / 반영억 라파엘 신부

 

복음

<말씀이 사람이 되셨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의 시작입니다.1,1-18
1 한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는데 말씀은 하느님이셨다.
2 그분께서는 한처음에 하느님과 함께 계셨다.
3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고 그분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4 그분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5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지만 어둠은 그를 깨닫지 못하였다.
6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요한이었다.
7 그는 증언하러 왔다.
빛을 증언하여 자기를 통해 모든 사람이 믿게 하려는 것이었다.
8 그 사람은 빛이 아니었다. 빛을 증언하러 왔을 따름이다.
9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빛이 세상에 왔다.
10 그분께서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지만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11 그분께서 당신 땅에 오셨지만 그분의 백성은 그분을 맞아들이지 않았다.
12 그분께서는 당신을 받아들이는 이들, 당신의 이름을 믿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권한을 주셨다.
13 이들은 혈통이나 육욕이나 남자의 욕망에서 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난 사람들이다.
14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신 아버지의 외아드님으로서 지니신 영광을 보았다.
15 요한은 그분을 증언하여 외쳤다. “그분은 내가 이렇게 말한 분이시다.
‘내 뒤에 오시는 분은 내가 나기 전부터 계셨기에 나보다 앞서신 분이시다.’”
16 그분의 충만함에서 우리 모두 은총에 은총을 받았다.
17 율법은 모세를 통하여 주어졌지만
은총과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왔다.
18 아무도 하느님을 본 적이 없다.
아버지와 가장 가까우신 외아드님, 하느님이신 그분께서 알려 주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생명, 그리고 빛」

 

한 해의 끝자락에 왔습니다. ‘코로나19’와 싸우다가 모두가 지쳤습니다. 마음이 추운가운데 다시금 더 나으리라는 희망을 갈구하며 마무리를 합니다. 들리는 소식은 맑고 밝은 소리보다는 어둡고 가슴 아픈 일들이 많습니다. 대선과 총선이 기다리고 있지만 후보자들에 대한 호감도는 바닥입니다. 그래도 일어서야 합니다. 힘을 내야 합니다. 절망의 구렁으로 갈 수는 없습니다. 어둠을 비추는 빛이 필요합니다. 서로에 대한 배려와 관심, 서로의 소리를 귀담아 듣는 경청이 어느 때보다도 요구됩니다. 좀 더 힘을 냅시다. 마음을 다하여 사랑합시다.

 

지난날을 돌아보면 큰 은총 안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어려우면 어려운대로 주님의 수난과 고통을 읽을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기쁘면 기쁜 대로 주님의 은혜에 감사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것도 싫은 것도 내 감정의 기복에서 왔다 갔다 한 것이지 주님께서는 그 모든 것을 지켜보시며 당신의 품에 머물기를 기다리셨습니다. 좋아서 호들갑 떨 것도, 좋지 않아서 실망할 것도 없는 주님의 품을 내 마음대로 들락거리면서 인상을 찌푸리고 투덜대기도 하고 언제 그랬냐 싶게 속이 보이도록 웃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좀 더 진중하게 주님의 품을 읽고 주님의 품을 그리워하는 새 해를 시작해야 하겠습니다. 오늘을 살 수 있는 은총을 감사하고 내일의 은총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기쁨에 목말라 해야 하겠습니다.

 

요한 복음사가는 “모든 것은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고, 그분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그분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지만, 어둠은 그를 깨닫지 못하였다”(요한1,3-5). 고 말합니다. 사람들의 빛인 생명이 주어졌지만 어둠에 가리워졌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지키는 것, 하느님의 계명을 사는 것이 생명이건만 그 참 생명을 깨닫지 못하고 그를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따라서 받아들이지도 못했습니다(요한1,10-11).

 

그러나 그 빛은 어둠을 몰아내고 밝게 비추게 될 것입니다. 어둠이 깊으면 깊을수록 더 밝게 비출 것입니다. 그리고 그 빛을 맞아들이고 믿는 사람에게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권한을 얻게 됩니다(요한1,12). 따라서 빛을 받아들이는 눈, 생명을 받아들이는 삶이 요구됩니다. 그러나 육안으로는 그 생명을 볼 수 없습니다. 영적인 눈이 뜨여야 영적인 그분의 생명을 만날 수 있습니다. “진정한 삶은 이 세상의 삶이 아닙니다. 영원한 삶을 누리도록 허락된 우리에게 이 세상에서 보내는 몇 년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영원히 살기 위해서라면 이 세상에서의 몇 년은 잃어버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영원히 살 수 있다면 무엇인들 못하겠습니까? (성 세실리아). “세상은 지나가고 세상의 욕망도 지나갑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은 영원히 남습니다”(1요한2,17).

 

생명은 살아있는 것입니다. 숨을 쉬는 곳에 생명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명이, 하느님의 법칙이, 하느님의 뜻이 삶 안에 녹아나는 것이 생명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사람의 권력에 흔들리지 않고 하느님의 명에 순종하는 기쁨을 누려야 합니다. 생명은 곧 빛입니다. 생명의 빛이 우리 모두를 비추도록 은총을 갈구하는 오늘이기를 빕니다. 한 해를 감사하고 새해를 주님의 이름으로 맞이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하늘의 명, 하늘의 말씀, 하늘의 법칙이 살아있어 기뻐하고 감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더 큰 사랑으로 사랑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하느님의 복을 누리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