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 조재형 신부님 ~

천상의모후(=수호천사) 2025. 2. 5. 15:39

 

제1독서

<주님께서는 사랑하시는 이를 훈육하신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12,4-7.11-15
형제 여러분, 4 여러분은 죄에 맞서 싸우면서
아직 피를 흘리며 죽는 데까지 이르지는 않았습니다.
5 여러분은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자녀로 대하시면서
내리시는 권고를 잊어버렸습니다.
“내 아들아, 주님의 훈육을 하찮게 여기지 말고
그분께 책망을 받아도 낙심하지 마라.
6 주님께서는 사랑하시는 이를 훈육하시고
아들로 인정하시는 모든 이를 채찍질하신다.”
7 여러분의 시련을 훈육으로 여겨 견디어 내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자녀로 대하십니다.
아버지에게서 훈육을 받지 않는 아들이 어디 있습니까?
11 모든 훈육이 당장은 기쁨이 아니라 슬픔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나중에는 그것으로 훈련된 이들에게
평화와 의로움의 열매를 가져다줍니다.
12 그러므로 맥 풀린 손과 힘 빠진 무릎을 바로 세워
13 바른길을 달려가십시오.
그리하여 절름거리는 다리가 접질리지 않고
오히려 낫게 하십시오.
14 모든 사람과 평화롭게 지내고 거룩하게 살도록 힘쓰십시오.
거룩해지지 않고는 아무도 주님을 뵙지 못할 것입니다.
15 여러분은 아무도 하느님의 은총을
놓쳐 버리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십시오.
또 쓴 열매를 맺는 뿌리가 하나라도 솟아나 혼란을 일으켜
그것 때문에 많은 사람이 더럽혀지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1-6
그때에 1 예수님께서 고향으로 가셨는데 제자들도 그분을 따라갔다.
2 안식일이 되자 예수님께서는 회당에서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많은 이가 듣고는 놀라서 이렇게 말하였다.
“저 사람이 어디서 저 모든 것을 얻었을까? 저런 지혜를 어디서 받았을까?
그의 손에서 저런 기적들이 일어나다니!
3 저 사람은 목수로서 마리아의 아들이며,
야고보, 요세, 유다, 시몬과 형제간이 아닌가?
그의 누이들도 우리와 함께 여기에 살고 있지 않는가?”
그러면서 그들은 그분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4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5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그곳에서 몇몇 병자에게 손을 얹어서
병을 고쳐 주시는 것밖에는 아무런 기적도 일으키실 수 없었다.
6 그리고 그들이 믿지 않는 것에 놀라셨다.
예수님께서는 여러 마을을 두루 돌아다니며 가르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의 매일 체험 묵상

 

콜로라도엘 다녀왔습니다콜로라도 덴버에 있는 신부님과 인연이 있어서 다녀왔습니다지난 1월 12일에 제가 덴버를 찾았습니다마침 1월 14일은 신부님의 서품 23년이 되는 날이어서 더 뜻깊었습니다신부님은 덴버의 좋은 곳을 안내 해 주었습니다온천엘 다녀왔고신들의 정원(Garden of the gods)에 다녀왔습니다온천은 그 자체로도 좋았지만왕복 6시간 동안 신부님과 이야기하는 것이 더 좋았습니다

 

신부님은 콜로라도의 뜻을 설명해 주었습니다콜로라도의 뜻은 스페인 말로 색이 붉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실제로 콜로라도의 바위는 붉은색이 많았습니다신들의 정원의 이름의 유래도 들었습니다그 지역을 발견한 사람이 처음에는 맥주의 정원(Beer Garden)’으로 정했다고 합니다그런데 그곳에 사는 사람의 이름이 주피터와 주노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그곳의 이름을 신들의 정원(Garden of the gods)’로 정했다고 합니다이름이 참 중요하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콜로라도는 물이 좋아서 맥주가 맛있다고 합니다그래서 맥주의 정원이라고 했다면 아름다운 자연을 보면서 이 생각났을지 모릅니다그러나 신들의 정원이라고 했기에 아름다운 자연을 보면서 하느님을 찬미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세례명을 생각합니다형들과 동생은 생일에 맞추어서 세례명을 정했습니다큰형은 9월에 맞추어서 미카엘작은형은 12월에 맞추어서 사도 요한동생은 10월에 맞추어서 프란체스카로 정했습니다그런데 저는 5월인데 가브리엘로 정했습니다. 5월이면마티아로 해도 좋았을 텐데 부모님은 가브리엘로 정하였습니다저는 왜 그렇게 정하였는지 묻지는 않았지만저의 세례명 가브리엘이 좋습니다

 

가브리엘이 천사라서 좋았고가브리엘은 하느님의 뜻을 전해서 좋았습니다가브리엘이 하느님의 뜻을 전하면서 구원의 역사가 시작되어서 좋았습니다사제가 되어서 말씀을 선포하고하느님의 뜻을 전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저의 세례명과 제가 하는 직무가 비슷해서 좋습니다예수님께서는 시몬에게도 새로운 이름을 정해 주셨습니다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 또한 너에게 말한다너는 베드로이다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또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나약하기에 물속에 빠지기도 했고두려움 때문에 예수님을 세 번이나 모른다고 했지만예수님의 말씀처럼 베드로는 굳건한 반석이 되었습니다.

 

서울대교구 부제사제 서품식이 있습니다멀리 있지만 새 부제와 새 사제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지난 34년 사제 생활을 돌아보면 감사할 일이 많습니다하느님께서는 부족한 저를 이끌어 주셨고교우분들은 저를 이해해 주셨고저를 위해 기도해 주셨습니다부족하지만 제가 하고 싶었고사제라면 당연히 해야 할 직무를 새 사제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사제는 시대의 징표를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의사는 환자의 아픈 곳을 정확히 진단해야 올바른 처방을 내릴 수 있습니다시대의 징표는 사색독서경청을 통해서 찾을 수 있습니다무엇보다 꾸준한 독서가 필요합니다사제는 말씀을 가까이해야 합니다교회의 서적가르침을 가까이해야 합니다말씀은 강론을 통해서 선포되기에 강론 준비를 충실하게 해야 합니다

 

태초에 말씀이 있었고말씀이 우리와 함께하셨고말씀이 하느님이 되셨습니다사제는 기도하는 사람입니다기도는 갈망이 있어야 합니다기도는 여유를 가지고 해야 합니다기도는 꾸준히 해야 합니다기도는 규칙적으로 해야 합니다기도하는 사제는 샘이 깊은 물과 같습니다뿌리 깊은 나무와 같습니다사제는 행동하는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는 삶을 사셨습니다주어진 십자가를 충실하게 지고 가셨습니다가난한 이아픈 이외로운 이의 친구가 되어 주셨습니다행동하는 사제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고향에서 많은 기적을 보여주지 못하였습니다고향 사람들이 마음을 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예수님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교우분들이 마음을 열어도 시대의 징표를 모르는 사제가 있다면말씀을 가까이 하지 않는 사제가 있다면기도에 게으른 사제가 있다면행동하지 않는 사제가 있다면 복음의 꽃은 피기 어려울 것입니다

 

새 자세들이 가는 새로운 임지에서 복음의 꽃이 활짝 피기를 기도합니다마리아와 엘리사벳이 만나서 성령의 뜻이 이루어졌습니다예수님과 세례자 요한이 만나서 하느님의 나라가 시작되었습니다사제와 교우가 만나서 믿음이 자라고사랑이 꽃피고희망이 열매 맺으면 좋겠습니다. “내 아들아주님의 훈육을 하찮게 여기지 말고 그분께 책망받아도 낙심하지 마라모든 사람과 평화롭게 지내고 거룩하게 살도록 힘쓰십시오거룩해지지 않고는 아무도 주님을 뵙지 못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