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연중 제 7 주간 월요일 / 송영진 신부님 ~

천상의모후(=수호천사) 2025. 2. 24. 05:57
<연중 제7주간 월요일 강론>(2025. 2. 24. 월)(마르 9,14-29)


복음
<주님,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9,14-29
그때에 예수님과 제자들이 산에서 내려와
14 다른 제자들에게 가서 보니,
그 제자들이 군중에게 둘러싸여 율법 학자들과 논쟁하고 있었다.
15 마침 군중이 모두 예수님을 보고는 몹시 놀라며 달려와 인사하였다.
16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저들과 무슨 논쟁을 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17 군중 가운데 한 사람이 대답하였다.
“스승님, 벙어리 영이 들린 제 아들을 스승님께 데리고 왔습니다.
18 어디에서건 그 영이 아이를 사로잡기만 하면 거꾸러뜨립니다.
그러면 아이는 거품을 흘리고 이를 갈며 몸이 뻣뻣해집니다.
그래서 스승님의 제자들에게 저 영을 쫓아내 달라고 하였지만,
그들은 쫓아내지 못하였습니다.”
19 그러자 예수님께서,
“아, 믿음이 없는 세대야! 내가 언제까지 너희 곁에 있어야 하느냐?
내가 언제까지 너희를 참아 주어야 한다는 말이냐?
아이를 내게 데려오너라.” 하고 그들에게 이르셨다.
20 그래서 사람들이 아이를 예수님께 데려왔다.
그 영은 예수님을 보자 곧바로 아이를 뒤흔들어 댔다.
아이는 땅에 쓰러져 거품을 흘리며 뒹굴었다.
21 예수님께서 그 아버지에게,
“아이가 이렇게 된 지 얼마나 되었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가 대답하였다. “어릴 적부터입니다.
22 저 영이 자주 아이를 죽이려고 불 속으로도, 물속으로도 내던졌습니다.
이제 하실 수 있으면 저희를 가엾이 여겨 도와주십시오.”
23 예수님께서 그에게 “‘하실 수 있으면’이 무슨 말이냐?
믿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하고 말씀하시자,
24 아이 아버지가 곧바로,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25 예수님께서는 군중이 떼를 지어 달려드는 것을 보시고
더러운 영을 꾸짖으며 말씀하셨다.
“벙어리, 귀머거리 영아, 내가 너에게 명령한다.
그 아이에게서 나가라. 그리고 다시는 그에게 들어가지 마라.”
26 그러자 그 영이 소리를 지르며 아이를 마구 뒤흔들어 놓고 나가니,
아이는 죽은 것처럼 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모두 “아이가 죽었구나.” 하였다.
27 그러나 예수님께서 아이의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아이가 일어났다.
28 그 뒤에 예수님께서 집에 들어가셨을 때에 제자들이 그분께 따로,
“어째서 저희는 그 영을 쫓아내지 못하였습니까?” 하고 물었다.
29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그러한 것은 기도가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나가게 할 수 없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신앙인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일하는 사람입니다.』

1) 예수님께서는 열두 사도를 파견하실 때, 그들에게 ‘마귀들에 대한 권한’을 주셨고, 그들은 자기들이 받은 권한으로 마귀들을 쫓아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여러 마을을 두루 돌아다니며 가르치셨다. 그리고 열두 제자를 부르시어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고, 둘씩 짝지어 파견하기 시작하셨다. 그리하여 제자들은 떠나가서, 회개하라고 선포하였다. 그리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고 많은 병자에게 기름을 부어 병을 고쳐 주었다(마르 6,7.12-13).”


예수님께서 당신의 권한을 사도들에게 주신 것은, 아주 넘겨주신 것이 아니라, ‘위임’해 주신 것입니다. 따라서 사도들이 마귀들을 쫓아낸 일은, 자신들의 힘으로 한 일이 아니라, ‘예수님의 힘’으로 한 일입니다.

2) 그런데 사도들은 ‘예수님의 힘’으로 마귀들을 쫓아냈다는 것을 잊어버렸는지, 아니면 자신들의 힘으로 쫓아냈다고 착각했는지, 어떻든 마귀들을 쫓아냈다는 사실만 기억하면서 ‘교만’에 빠졌습니다. “그러한 것은 기도가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나가게 할 수 없다.” 라는 예수님 말씀은,



사도들이 ‘기도하지 않고’ 자신들의 힘만으로 마귀를 쫓아내려고 시도했다가 실패했음을 나타냅니다. 기도하지 않았다는 것은 주님께 도움을 청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마귀들은, 하느님과 예수님께만 복종하는 존재입니다. 처음에 사도들이 마귀들을 쫓아낼 수 있었던 것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또 ‘예수님께서 주신 권한’으로 명령했기 때문입니다.

마귀들은 사도들의 명령에 복종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명령에 복종했습니다. 그것을 잊어버리거나 착각하면, 누구라도 어리석은 교만에 빠지게 되고, 주님께서 주신 힘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3)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려면 우선 먼저 예수님을 믿어야 합니다. 믿지 않으면, 예수님의 이름을 사용해도 아무런 힘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예수님을 모독하는 죄를 짓게 됩니다. 믿음도 없이 예수님의 이름을 사용하다가 마귀들에게 호되게 당한 자들의 이야기가 사도행전에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바오로를 통하여 비범한 기적들을 일으키셨다. 그의 살갗에 닿았던 수건이나 앞치마를 병자들에게 대기만 해도, 그들에게서 질병이 사라지고 악령들이 물러갔다.


그러자 구마자로 돌아다니는 몇몇 유다인까지도 ‘바오로가 선포하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너희에게 명령한다.’ 하면서, 악령 들린 사람들에게 주 예수님의 이름을 이용해 보려고 시도하였다. 그런데 스케우아스라는 유다인 대사제의 일곱 아들이 그렇게 하자, 악령이 그들에게 ‘나는 예수도 알고 바오로도 아는데 너희는 누구냐?’ 하였다.


그때에 악령 들린 사람이 그들에게 달려들어 그들을 모조리 억누르고 짓누르는 바람에, 그들은 옷이 벗겨지고 상처를 입어 그 집에서 달아났다(사도 19,11-16).”


4) 마르코복음의 “그러한 것은 기도가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나가게 할 수 없다.” 라는 말씀이,
마태오복음에는 “너희의 믿음이 약한 탓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산더러 ‘여기서 저기로 옮겨 가라.’ 하더라도 그대로 옮겨 갈 것이다. 너희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마태 17,20).”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두 말씀을 합해서 생각하면, 제자들이 마귀를 쫓아낼 때 기도하지 않고 자신들의 힘으로 쫓아내려고 시도한 것은,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버린 것과 같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믿음이 약했거나 부족했던 것이 아니라, 자기들이 가지고 있던 믿음을 그냥 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에 관한 말씀은 “믿기만 하면, 누구나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 “불가능한 일이 없으신 주님을 믿어라.” 라는 가르침입니다. 기적은 주님께서 일으키시고, 우리가(신앙인들이) 할 일은 주님을 믿는 일입니다.


주님을 믿는다고 주장하면서 ‘믿음으로’ 기적을 일으키겠다고 덤벼드는 모습은 교만이고, 반대로, 기적을 일으키지 못했다고 낙담하는 모습은 어리석음입니다. 사도들의 이야기나 성인 성녀들의 전기에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적을 일으킨 이야기가 많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일들은 주님께서 특별히 예외적으로 허락하신 일들이고, 사실은 주님께서 하신 일들입니다.
<아무나 자기 마음대로 해도 되는 일이 아닙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송영진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