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연중 제 7주간 월요일 / 이수철 신부님 ~

천상의모후(=수호천사) 2025. 2. 24. 06:20

연중 제 7주간 월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기도와 믿음의 여정

“지혜로운 삶”

 

 

 

오늘 옛 현자의 말씀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내공은 지어낸 말로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지나온 길로 드러나는 것이다.”<다산>

산대로 살고 산대로 죽습니다. 요행이나 비약, 도약은 없습니다. 하루하루 삶의 여정에, 기도와 믿음의 여정에 한결같이 충실할 때 저절로 내공입니다.

“넓게 배우되 함부로 누군가를 가르치려 들지 말라. 지식과 덕을 갈무리해 굳이 드러내려고 하지 말라.”<예기>

참으로 자기를 아는 겸손한 자의 지혜로운 삶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스승이신 예수님과 제자들의 내공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바로 오늘 복음전 장면을 주목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오늘 복음에서 어떤 아이에게서 더러운 영을 내쫓으시기 전 예수님의 산상에서의 변모신비체험이 있었습니다. 외딴곳에서 기도하시던 예수님처럼 바로 산상에서의 신비스러운 변모체험이 예수님께는 내적힘의 원천이 되었음을 봅니다.

 

 

 

언젠가 갑작스러운 내공이 아니라 기도와 믿음의 여정에 축적되는 내공임을 깨닫습니다. 제자들이 더러운 영을 쫓아내지 못하자 사람들은 예수님께 달려와 도움을 청합니다. 이들에 대한 예수님의 일성이 시공을 초월하여 그대로 오늘 세대에게 주는 말씀처럼 들립니다.

 

 

 

“아, 믿음이 없는 세대야!”

 

 

 

믿음의 내공입니다. 한결같은 기도와 믿음의 여정과 함께 가는 내공입니다. 더러운 영에 들린자의 아버지와 예수님의 주고받은 대화가 좋은 묵상감입니다.

 

 

 

“이제 하실 수 있으면 저희를 가엾이 여겨 도와주십시오.”

흡사 자비송 기도처럼 들립니다만 이 또한 겸손한 믿음의 표현입니다.

“‘하실 수 있으면’이 무슨 말이냐? 믿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믿음의 힘은 바로 하느님의 힘입니다. 참으로 믿을 때 하느님의 기적입니다.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

 

 

 

어디에나 현존하시는 똑같은 파스카의 예수님입니다. 바로 우리가 믿음의 한계를 느낄 때 마다 지체없이 겸손히 고백하며 바칠 기도입니다. 이어지는 예수님의 통쾌한 악령 축출의 응답에서 주님의 내공이 빛을 발합니다.

 

 

 

“벙어리, 귀머거리 영아. 내가 너에게 명령한다. 그 아이에게서 나가라. 그리고 다시는 그에게 들어가지마라.”

 

 

 

곧이어 죽은 것처럼 된 아이의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아이는 일어납니다. 그대로 부활을 상징하는 모습입니다. 넘어지는 것이 죄가 아니라 절망으로 일어나지 않는 게 죄입니다. 넘어지면 즉시 주님의 손을 잡고 일어나 새롭게 시작하는 탄력좋은 삶이 부활의 삶, 파스카의 삶입니다. 이어지는 제자들과 예수님의 대화에서 기도가 얼마나 절대적인지 깨닫습니다.

 

 

 

“어째서 저희는 그 영을 쫓아내지 못하였습니까?”

“그러한 것은 기도가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나가게 할 수 없다.”

 

 

 

기도가 답입니다. 기도의 힘은 믿음의 힘이자 하느님의 힘입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기도요, 사랑처럼 기도에는 늘 초보자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살기위해, 영혼이 살기위해 기도요 하느님을 사랑할수록 기도하게 됩니다. 기도의 수행 역시 필수 선택에 훈련이요 습관입니다. 숨쉬듯이, 밥먹듯이 한결같은 기도가 제일입니다. 평생 배워 익혀야 할 기도입니다. 이런 기도와 함께 가는 믿음입니다.

 

 

 

스승이자 주님이신 예수님은 하느님의 지혜입니다. 무지와 허무에 대한 궁극의 답은 하느님의 지혜이신 예수님뿐입니다. 내공의 핵심을 이루는 것은 지식이 아니라 지혜입니다. 말씀의 전개와 배치가 고맙습니다. 제1독서 창세기는 일단 끝나고 오늘부터 사순시기 전까지 집회서가 이어집니다. 오늘 집회서는 시작으로 ‘지혜의 신비’에 대해 환히 밝혀주고 있습니다.

 

 

 

“모든 지혜는 주님에게서 오고 영원히 주님과 함께 있다.

지혜의 근원은 하늘에 계시는 하느님의 말씀이며

지혜의 길은 영원한 계명이다.

주님께서는 지혜를 만드시고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선물로 주셨다.

주님의 사랑은 영광스러운 지혜이며,

당신을 보여주실 이들에게 지혜를 베푸시어 당신을 알아보게 하셨다.”

 

 

 

주님을 사랑하여 알면 알수록 은총의 선물처럼 선사되는 사랑의 지혜임을 깨닫습니다. 옛 사막의 수도자들이 스승을 찾은 것은 살아 있는 삶의 지혜를 얻기 위함이었습니다. 하느님을 추구하는 자는 저절로 지혜를 추구하게 됩니다. 하느님의 지혜이신 예수님과 함께 할 때 저절로 성장하는 사랑의 지혜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기도와 믿음의 삶은 지혜로운 삶에 직결됨을 봅니다.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의 믿음을 더해 주며 지혜로운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