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의 수요일 / 한창현 신부님 ~
재의 수요일. 한창현 모세 신부님.
사순 시기를 시작하는 오늘, 복음은 자선과 기도와 단식을 실천하며 이 시기를 잘 계획하도록 초대합니다.
특히 자선과 기도와 단식, 이 세 가지를 실천하려면 무엇보다도 숨은 일도 보시는 분께서 갚아 주실 것(마태 6,6 참조)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구체적으로 자선을 베풀 때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고, 기도할 때는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아야 하며, 단식할 때는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야 합니다.
자신이 자선, 기도, 단식을 하고 있음을 사람들에게 드러내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하느님과 내밀한 인격적 관계를 맺는 데 방해되는 요소들을 피하려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하느님과 맺는 관계에 집중하려는 노력의 다른 표현이기도 합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하느님과 맺는 인격적 관계를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인간은 자신의 능력으로 인격적인 하느님의 존재를 깨달을 수 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당신과 친밀해지도록 당신 자신을 인간에게 계시하시고, 그 계시를 신앙 안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은총을 주시고자 하셨다”(35항).
이 같은 교회의 가르침 안에서 사순 시기에 우리는, 숨은 일도 보시는 아버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시는 은총을 믿고 하느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도록 애쓰는 신앙의 여정을 걸어야 합니다.
이 과정이 너무 어렵게 느껴진다면, 예수님께서 자주 산 위에 혼자 올라가셨던 것을 떠올려 보면 좋겠습니다.
하느님과 함께 머무는 시간은 그 자체로 그분과 인격적 관계를 맺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