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재의 예식 다음 금요일 / 한창현 신부님 ~

천상의모후(=수호천사) 2025. 3. 7. 06:22

재의 예식 다음 금요일. 한창현 모세 신부님.

 

 

 

예수님 시대에 단식은 속죄의 날에 지키도록 정해져 있었는데, 공적으로 집단에서 지키거나 개인이 따로 할 수도 있었습니다. 단식은 의도하지 않게 율법을 지키지 않았거나 어긴 것을 본래대로 회복하는 구실을 하였습니다.

또한 단식은 백성들의 죄에 대하여 속죄하는 행위로 여겨지기도 하였습니다.

후대 그리스도교 전통 안에서도 단식을 권고한 기록이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도교 문헌인 디다케(「열두 사도들의 가르침」)는 일주일에 두 번 단식할 것을 권고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단식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시지 않습니다(마태 6,16-18 참조).

다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혼인 잔치의 비유로, 세례자 요한을 따르던 요한의 제자들에게 말씀하시고자 한 것이 있었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지금이 회개해야 할 때라고 보았습니다(3,2 참조).

반면에 예수님께서는 지금은 이스라엘이 신랑이신 예수님을 만나서 혼인하고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때라고 보셨습니다(이사 62,5 참조).

 

단식의 실천과 관련하여 세례자 요한이 강조한 회개와,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잔치의 초대는 어느 하나가 옳고 그른 문제가 아닙니다.

영성가 토마스 머튼은 ‘영적인 삶은 비이성적인(irrational) 것이 아니라 이성에 지배되지 않는(nonrational)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하느님의 진리는 단순히 인간의 잣대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을 확신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사람에게는 그것이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마태 19,26)라는 예수님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