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활 팔일 축제 수요일 / 안동훈 신부님 ~
부활 팔일 축제 수요일. 안동훈 안드레아 신부님.
오늘 복음은 부활의 환희와 생명의 은총을 깊이 묵상하며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우리 삶에 어떻게 찾아오시는지 묵상하게 합니다.
제자들 가운데 두 사람이 예루살렘을 떠나 엠마오로 가는 동안 예수님께서 그들 곁에 다가오셔서 “걸어가면서 무슨 말을 서로 주고받느냐?”(루카 24,17) 하고 물으십니다.
그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예루살렘을 떠나는 속사정을 털어놓자 예수님께서는 모세로부터 시작하여 성경 전체에 걸쳐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을 설명해 주십니다.
그리고 날이 저물었을 때 예수님께서 그들과 함께 묵으시며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떼어 나누어 주시자 그들은 눈이 열려 주님을 알아봅니다.
이미 어두운 저녁이었겠지만 그들은 곧바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예수님께서 부활하시어 자신들에게 나타나신 일을 이야기합니다.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은 더 이상 희망을 가지지 못하고 도망치듯이 떠난 이들입니다.
마리아 막달레나와 여인들에게 예수님께서 나타나셨고 무덤이 비어 있었다는 제자들의 증언을 들었음에도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 데 마음이 굼뜬 어리석은 이들입니다.
세상을 밝게 비추는 예수님의 빛이 완전히 꺼져 버려 마음이 짙은 어둠에 잠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들에게 예수님께서 먼저 다가가십니다. 그들의 마음은 예수님에게서 떠났는데 길 잃은 어린양을 찾는 착한 목자처럼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버리시지 않고 찾아오십니다.
오늘 복음의 제자들은 슬픔과 두려움 때문에 떠났지만, 예수님을 만나 뵙고 용기를 얻어 돌아와 문제의 상황을 다시 마주합니다. 우리가 주님을 떠나더라도 그분만큼은 우리를 버리시지 않고 언제나 말씀과 성찬으로 우리 곁에 함께하시며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 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