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성 마티아 사도 축일 / 정인준 신부님 ~

천상의모후(=수호천사) 2025. 5. 14. 05:58
5월 14일 수요일 (홍) 성 마티아 사도 축일



제1독서
<마티아가 뽑혀, 열한 사도와 함께 사도가 되었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1,15-17.20-26
15 그 무렵 베드로가 형제들 한가운데에 서서 말하였다.
그 자리에는 백스무 명가량 되는 무리가 모여 있었다.
16 “형제 여러분, 예수님을 붙잡은 자들의 앞잡이가 된 유다에 관해서는,
성령께서 다윗의 입을 통하여 예언하신 성경 말씀이 이루어져야 했습니다.
17 유다는 우리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우리와 함께 이 직무를 받았습니다.
20 사실 시편에 ‘그의 처소가 황폐해지고 그 안에 사는 자 없게 하소서.’
또 ‘그의 직책을 다른 이가 넘겨받게 하소서.’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21 그러므로 주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 지내시는 동안
줄곧 우리와 동행한 이들 가운데에서,
22 곧 요한이 세례를 주던 때부터 시작하여
예수님께서 우리를 떠나 승천하신 날까지
그렇게 한 이들 가운데에서 한 사람이 우리와 함께
예수님 부활의 증인이 되어야 합니다.”
23 그래서 그들은 바르사빠스라고도 하고 유스투스라는 별명도 지닌 요셉과
마티아 두 사람을 앞에 세우고, 24 이렇게 기도하였다.
“모든 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주님,
이 둘 가운데에서 주님께서 뽑으신 한 사람을 가리키시어,
25 유다가 제 갈 곳으로 가려고 내버린 이 직무,
곧 사도직의 자리를 넘겨받게 해 주십시오.”
26 그러고 나서 그들에게 제비를 뽑게 하니 마티아가 뽑혀,
그가 열한 사도와 함께 사도가 되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5,9-17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9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10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처럼,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
11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
12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13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14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을 실천하면 너희는 나의 친구가 된다.
15 나는 너희를 더 이상 종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종은 주인이 하는 일을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
내가 내 아버지에게서 들은 것을 너희에게 모두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
16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너희의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을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시게 하려는 것이다.
17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정인준 파트리치오 신부의 강론말씀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구약의 12지파의 기원은 야곱의 아들들에서 시작됩니다. 

야곱의 네 부인이 각각 아들들을 낳습니다. 레아가 르우벤, 시메온, 레위, 유다, 
즈불룬을 낳았고 라헬은 요셉과 벤야민을 레아의 몸종 질파는 가드와 아세르를 낳고, 
라헬의 몸종 빌하는 단과 납탈리는 낳았지요.(창세 35,23-26) 

12의 아들의 이름은 계속해서 소개됩니다. (창세, 49; 민수 1; 26장; 신명 27,12-13) 

그런데 자세히 보면 지파의 수와 서열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창세 46,48; 신명 33장, 판관 5장) 

이들의 진가는 이집트에서 이스라엘이 탈출해서 사막을 건널 때, 적과의 싸움에서 
드러납니다. 

예수님께서 12사도를 꼭 12지파와 연결해서 선택하신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서로 연결되는 점이 있습니다. 12지파는 혈연 중심이고 신약의 12사도는 주님께서 
선택하셨습니다. 

또 하나 남는 중요한 사실은 12이라는 숫자도 사도단에서는 중요하다는 것은 
마티아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교회는 후대에 바오로도 사도단 대열에 넣어주고 있습니다. 그 자신도 예수님을 
만났기 때문에 자신이 사도로서의 권위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1코린 15,10) 

유다의 자리를 채우기 위해 뽑힌 마티아의 활동과 그가 어떻게 생을 마감했는지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없습니다. 

12라는 숫자는 완전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데 비해 실제적으로 구성원인 
형제들은 네 어머니의 질투와 인간적인 얽히고설킨 감정의 모습들을 담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동생 요셉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을 보면 죄인들의 모습을 떨쳐 버릴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렇지만 하느님께서는 모세와 12지파를 통해 사막에의 악조건들을 극복하고 이스라엘 
공동체를 이끌어 나가실 수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주님께서도 열두 제자들을 초석으로 교회를 세우시고 구원의 역사를 
이끌어 나가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너희의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 (요한 15,16) 

그 전에 주님께서는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9절)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스카리옷 유다의 자리를 채운 마티아는 제비를 통해 뽑혔습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마티아 자신도 자기가 자랑할 것은 하나도 없는 것입니다. 

구약의 12지파도 그렇고 주님께서 뽑으셨던 12제자도 인간의 한계를 갖고 있고 자랑할 것은 
또한 없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구약에서는 하느님께서 지파를 중심으로 구원의 역사를 이끌어 나가셨고 
주님께서도 제자들을 사랑으로 감싸며 그들을 하나로 만드셨던 것입니다. 

넓은 의미로 세례로 주님의 제자가 된 우리들도 주님 사랑으로 초대를 받았습니다. 
주님께서 종이 아니라 친구로 높여주시고 주님의 일에 함께 하며 충만한 기쁨도 
나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 하루도 주님의 사랑 안에서 이웃과 가쁨을 나누며 구원의 열매를 맺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부족한 우리를 선택해서 세상에 세워주신 크신 은혜에 또한 감사하며 
하루를 맞아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정인준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