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 필립보 네리 사제 기념일 / 김동희 신부님 ~
성 필립보 네리 사제 기념일. 김동희 모세 신부님.
성령 강림 대축일이 얼마 남지 않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보호자요 진리의 영이 오시리라 알려 주시면서 그때에는 성령과 더불어 제자들도 주님을 증언하게 될 것이라고 하십니다.
이어서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너희가 떨어져 나가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16,1)라고 말씀하십니다.
유다인들이 그리스도인들을 회당에서 쫓아내고, 또 죽이려 할 터인데 그때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흔들리지 않는 신앙으로 증언의 삶을 살라는 것이지요.
며칠 전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15,5)라는 말씀을 들었기에 “떨어져 나가지 않게 하려는” 주님 말씀이 더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오늘 독서에 바오로 사도가 두 번째 전도 여행에서 만난 리디아라는 여인이 등장합니다.
그는 유럽 교회의 첫 번째 신자로서 마케도니아에서 첫째가는 도시인 필리피에서 자색 옷감 장사를 하는 부유한 상인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 마음을 열어 주신 그는, 바오로가 전하는 하느님 말씀을 귀 기울여 듣고 온 집안과 함께 세례를 받습니다.
그러고서는 바오로 사도에게 “저를 주님의 신자로 여기시면 저의 집에 오셔서 지내십시오.”(사도 16,15) 하고 청합니다.
이렇게 필리피 교회는 바오로 사도와 특별한 인연으로 맺어집니다.
바오로 사도는 선교 여정에서 다른 이의 도움을 철저히 거절하면서도 필리피 공동체의 도움만은 호의로 받아들입니다.
그들의 진실한 마음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신앙은 확신인 동시에, 자신을 내주는 새로운 삶의 길로 굳건히 한 걸음을 내딛는 일이기도 합니다.
사랑과 봉사의 길에 관대한 마음으로 흔쾌히 응답하는 봉사자들은 우리 교회와 세상에 모두 귀한 보물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