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부활 제 6주간 화요일 / 호명환 가를로 신부님 ~

천상의모후(=수호천사) 2025. 5. 27. 06:25

부활 제6주간 화요일. 호명환 가롤로 신부님.

CAC 매일묵상

겸손은 그림자를 환영합니다!

 

 

 

 

CAC(Center for Action and Contemplation) 리처드 로어의 매일 묵상 - 2025년 5월 26일 월요일 - 스물두 번째 주간 (호명환 번역): 그림자를 끌어안기

 

우리가 빛에 더 가까울수록 우리는 우리의 그림자를 더 많이 봅니다.

리처드 로어의 매일 묵상

매일 묵상은 그리스도교 관상 전통에 뿌리를 두고 리처드 로어와 CAC 운영진, 그리고 객원 교수들의 묵상 글을 제공해 주어 우리의 영적 수양을 심화시켜 주고 우리로 하여금 이 세상에서 동정(compassion)을 구현하도록 도와줍니다.

사랑을 알기 위해 우리는 우리 자신과 다른 이들에게 진리를 말해야 합니다. 두려움과 불안함을 가리기 위해 가짜 자아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주 일반적인 일이 되었기에 우리 중 많은 이는 이 가장된 '우리' 저 밑의 우리가 누구인지,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느끼는지를 아예 잊어 버렸습니다. 이러한 부정(denial)을 헤쳐 나가는 것이 언제나 진솔해지고 투명해지고자 하는 우리의 갈망을 발견하는 첫 걸음입니다.

- 벨 훅스(bell hooks), 사랑에 관한 모든 것

리처드 로어는 우리 내면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배운 것을 감추고 부정하고자 하는 유혹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우리는 젊을 적부터 너무 강하게 우리 가면/페르소나를 우리 자신과 동일시해왔기 때문에 부정(denial)의 대가가 되고, 이 가면을 지지해 주지 않는 것은 어떤 것이든 제거하거나 감추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우리의 가면이나 우리의 그림자는 그 자체로 악한 것이 아닙니다; 이런 것들은 우리로 하여금 악을 인식하지 않은 채 악을 저지르게 할 뿐입니다. 우리의 그림자 자아는 어느 단계에 가서는 우리를 모두 위선자로 만듭니다. Hypocrite(위선자)는 단순히 "배우", 즉 "진짜"가 아닌 어떤 역할을 연기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단어입니다. 우리는 모두 자기 자신의 본래 모습이 아니라 이런 저런 옷을 입고 자신을 드러내려 하며, 심지어 우리 사회는 우리에게 어떤 역할을 하도록 부추기기까지 합니다. 대개 다른 모든 사람은 우리의 그림자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자신 이외에 다른 모든 사람이 우리에 대해 아는 것을 우리가 배우는 것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거룩한 개인들이나 온전히 통합된 개인들, 즉 우리가 "성인"이라고 부르는 이들은 보호하거나 투사할 "나"를 지니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나"는 하느님의 "나다"와 의식적인 일치를 이루고 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느낍니다. 이러한 신성한 일치는 자기-증오나 자기-숭배의 필요를 훌쩍 넘어섭니다. 이런 이들은 사랑이 언제나 우리를 안전하게 꼭 붙들어 준다는 사실을 압니다. 그런 사람들은 여러 적을 만나 보았지만, 진짜 원수는 "나"라는 것을 압니다(만화 속 캐릭터 포고의 말을 빌리자면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나"를 미워하기보다는 그저 그 작은 "나"를 꿰뚫어보고 그 너머를 볼 뿐입니다.

우리가 빛에 더 가까울수록 우리는 우리의 그림자를 더 많이 봅니다. 그래서 참으로 거룩한 사람들은 언제나 겸손한 사람들입니다. 만일 그림자가 죄와는 구분되는 무엇이었더라면 그리스도인들은 큰 깨달음을 얻었을 것입니다. 죄와 그림자는 같은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죄를 피하라는 말을 하도 많이 들었기 때문에 우리 중 많은 이는 자신의 그림자와 마주하는 것을 피했고, 그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더 나쁜 "죄를 짓게" 되었습니다! 사도 바오로가 가르치듯이, "어둠의 천사들도 빛의 천사들로 위장합니다."(2코린 11,14). 가면은 그 자체로 악을 보는 것을 견딜 수 없기에 항상 그 악을 선으로 위장합니다. 그림자 자아는 한결같이 그 자체를 현명함과 상식, 그리고 정의로 드러냅니다. 그림자 자아는 말합니다. "나는 그대의 선익을 위해 이것을 하는 겁니다." 그런데 그 행위는 결국 두려움과 통제, 조종, 혹은 보복임이 드러납니다. 루시퍼(Lucifer)라는 이름이 글자 그대로는 "빛을 전해 주는 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이 놀랍지 않나요?! 악한 자는 언제나 어둠을 빛처럼 보이게 하고, - 빛을 어둠처럼 보이게 합니다.

억압된 자아를 투사하는 훈련인 섀도우복싱(shadowboxing)을 통해 얻는 선물은 자신의 그림자와 그 그림자의 놀이를 인식하는 데 있으며, 이 작업을 통해 그림자의 숨겨진 힘을 대부분 없앨 수 있게 됩니다. 아빌라의 데레사가 참된 자기-앎의 궁전이 영적 여정에 있어 필연적인 첫 번째 궁전이라고 말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소크라테스도 같은 말을 하지 않았습니까?! "너 자신을 알라!"

우리 공동체 이야기

알로하(하와이 인사말) CAC! 저는 그림자 자아를 통합하면 우리가 아닌 바를 알게 된다는 것과, 또 우리가 이곳에 온 목적대로 진정한 자신이 될 수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림자를 알게 되면 이 세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Leavitt T.

References

Adapted from Richard Rohr, Falling Upward: A Spirituality for the Two Halves of Life, rev. ed. (Jossey-Bass, 2024), 83–84, 85.

Image credit and inspiration: Flavie Martin, untitled (detail), 2022, photo, Unsplash. Click here to enlarge image. 우리는 조심스러운 호흡을 통해 희미한 빛을 받고 그림자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그 그림자가 지닌 선물에 이끌려 거기에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 명명할 수 있는 명확성과 용기를 얻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