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부활 제 6주간 금요일 / 조재형 신부님 ~

천상의모후(=수호천사) 2025. 5. 30. 05:51


제1독서
<이 도시에는 내 백성이 많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18,9-18
바오로가 코린토에 있을 때,
9 어느 날 밤 주님께서는 환시 속에서 그에게 이르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잠자코 있지 말고 계속 말하여라.
10 내가 너와 함께 있다. 아무도 너에게 손을 대어 해치지 못할 것이다.
이 도시에는 내 백성이 많기 때문이다.”
11 그리하여 바오로는 일 년 육 개월 동안 그곳에 자리를 잡고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가르쳤다.
12 그러나 갈리오가 아카이아 지방 총독으로 있을 때,
유다인들이 합심하여 들고일어나 바오로를 재판정으로 끌고 가서,
13 “이자는 법에 어긋나는 방식으로
하느님을 섬기라고 사람들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14 바오로가 입을 열려고 하는데 갈리오가 유다인들에게 말하였다.
“유다인 여러분, 무슨 범죄나 악행이라면 여러분의 고발을 당연히 들어 주겠소.
15 그러나 말이라든지 명칭이라든지 여러분의 율법과 관련된 시비라면,
스스로 알아서 처리하시오. 나는 그런 일에 재판관이 되고 싶지 않소.”
16 그러고 나서 그들을 재판정에서 몰아내었다.
17 그러자 모두 회당장 소스테네스를 붙잡아 재판정 앞에서 매질하였다.
그러나 갈리오는 그 일에 아무런 관심도 두지 않았다.
18 바오로는 한동안 그곳에 더 머물렀다가,
형제들과 작별하고 프리스킬라와 아퀼라와 함께 배를 타고 시리아로 갔다.
바오로는 서원한 일이 있었으므로, 떠나기 전에 켕크레애에서 머리를 깎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6,20-23ㄱ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0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울며 애통해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할 것이다.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21 해산할 때에 여자는 근심에 싸인다.
진통의 시간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를 낳으면,
사람 하나가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기쁨으로 그 고통을 잊어버린다.
22 이처럼 너희도 지금은 근심에 싸여 있다.
그러나 내가 너희를 다시 보게 되면 너희 마음이 기뻐할 것이고,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23 그날에는 너희가 나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찬미예수님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말이 있습니다. ‘고통이 다하면기쁨이 온다.’라는 뜻입니다이 말처럼 우리의 신앙도 때로는 기다림과 인내의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며칠 전 본당 홍보분과 모임에 다녀왔습니다사진을 찍고동영상을 편집하고음향을 관리하는 일은 보통 정성과 시간으로 되는 일이 아닙니다기술도 필요하지만무엇보다 공동체를 위한 사랑과 헌신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그들의 모습에서 저는 인내 속에 피어나는 기쁨을 보았습니다


아이들의 첫영성체 사진을 정리하며 흐뭇해하고음향 테스트를 반복하며 고쳐가고송년 미사 영상을 밤새워 편집하면서도 미소 짓는 모습 말입니다처음에는 2명이 시작했는데 지금은 7명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모임에는 가족도 함께 하기에 더욱 친밀해 보였습니다. ‘스테파노마태오레오요세피나글라라대건 안드레아아우스팅’, 여러분의 땀과 노력 속에 하느님의 사랑이 있었습니다홍보분과 위원에게 감사드립니다.
 
생각하나 바꾸면 불편함이 나를 성찰하는 묵상이 됩니다아기의 출산은 분명 고통의 시간입니다그러나 곧 기쁨의 시간이 됩니다한 생명이 이 세상에 태어나기 때문입니다박해와 순교는 고통의 시간이며절망의 시간입니다그러나 곧 행복의 시간이 됩니다하느님과 함께 영원한 삶을 살기 때문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물리적인 시간을 이야기하지 않으셨습니다의미의 시간을 이야기하지 않으셨습니다가치의 시간을 이야기하셨습니다그러기에 헤어짐의 슬픔은 기쁨이 될 것이라고 하십니다가치의 시간에서는 가난함도 축복이 될 수 있습니다가치의 시간에서는 아픈 것도 하느님의 뜻이 드러나는 은총이 될 수 있습니다


죽음은 단절과 허무입니다세상에서 이룬 모든 것들과 이별이기 때문입니다가치의 시간에서는 죽음도 끝이 아닙니다영원한 생명으로 들어가는 문이 되는 것입니다신앙인들에게 죽음은 새로운 시작입니다하느님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영원한 생명에로의 초대입니다그러기에 죽음은 두렵고 떨리는 사건이 아니라새로운 탄생이며기쁨입니다.
 
고통은 외면하고 싶은 것이지만사랑이 있는 고통은 생명을 낳고기다림이 있는 인내는 기쁨의 결실로 이어집니다마치 아이를 낳는 산모처럼 말입니다프랑스 철학자 시몬 베유는 이렇게 말합니다. “인간이 겪는 가장 깊은 고통은누군가를 사랑하면서도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는 무력감에서 나온다.” 그러나 우리는 그 무력한 사랑도 헛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십자가 위에서 무력하게 돌아가셨지만그 사랑은 인류 전체를 구원하는 힘이 되었습니다바오로 사도와 초대교회의 사도들은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주님의 복음을 전하였습니다걸어서 먼 길을 갔으며때로는 매를 맞기도 하고멸시를 당하기도 했습니다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는 오뚝이처럼 주님의 복음을 전하였습니다초대교회 신자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가치의 시간을 살고 있었습니다


우리들 역시 가치의 시간을 살아야 하겠습니다각자의 자리에서 신앙을 지키고사랑을 실천하고공동체를 섬기며 사는 것이 때로는 고단할 수 있습니다그 모든 수고는 헛되지 않으며언젠가 하느님께서 달고 깊은 기쁨으로 보상해 주신다는 것을 믿으면 좋겠습니다다시 한번홍보분과 여러분께 감사드리며우리가 모두 고진감래의 신앙을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너희는 울며애통해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할 것이다너희가 근심하겠지만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해산할 때 여자는 근심에 싸인다진통의 시간이 왔기 때문이다그러나 아이를 낳으면사람 하나가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기쁨으로 그 고통을 잊어버린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조재형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