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복되신 동정 마리아 방문 축일 / 정인준 신부님 ~

천상의모후(=수호천사) 2025. 5. 31. 08:20
5월 31일 토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제1독서
<이스라엘 임금 주님께서 네 한가운데에 계신다.>
▥ 스바니야 예언서의 말씀입니다.3,14-18
14 딸 시온아, 환성을 올려라.
이스라엘아, 크게 소리쳐라.
딸 예루살렘아, 마음껏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15 주님께서 너에게 내리신 판결을 거두시고 너의 원수들을 쫓아내셨다.
이스라엘 임금 주님께서 네 한가운데에 계시니
다시는 네가 불행을 두려워하지 않으리라.
16 그날에 사람들이 예루살렘에게 말하리라.
“시온아, 두려워하지 마라. 힘없이 손을 늘어뜨리지 마라.”
17 주 너의 하느님, 승리의 용사께서 네 한가운데에 계시다.
그분께서 너를 두고 기뻐하며 즐거워하신다.
당신 사랑으로 너를 새롭게 해 주시고
너 때문에 환성을 올리며 기뻐하시리라.
18 축제의 날인 양 그렇게 하시리라.
나는 너에게서 불행을 치워 버려 네가 모욕을 짊어지지 않게 하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39-56
39 그 무렵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로 갔다.
40 그리고 즈카르야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하였다.
41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 그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42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43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44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45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46 그러자 마리아가 말하였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47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48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49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
50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
51 그분께서는 당신 팔로 권능을 떨치시어
마음속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52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
53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
54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어 당신 종 이스라엘을 거두어 주셨으니
55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 자비가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히 미칠 것입니다.”
56 마리아는 석 달가량 엘리사벳과 함께 지내다가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정인준 파트리치오 신부의 강론말씀
 
“ 내 마음이 기뻐 뛰니 ”


아가씨와 어머니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아가씨는 여인의 아름다움을 지녔다고 하면, 어머니는 여인의 사랑이 가득한 것이라고
말 할 수 있수 있습니다.

어머니는 아가씨로서 아름답거나 가녀리거나 꿈을 꾸는 사람이 아니라 바로 현실적이고
모든 것이 자녀들이 중심입니다. 그래서 자녀들은 어머니 품에서 보호를 받으며 넉넉하게
살아갈 수가 있습니다.

‘어머니’하면 사랑이 ‘가득한 분’으로 기억됩니다. 그리고 또한 어머니 하면 ‘용기가 넘치신 분’으로 기억됩니다.

제가 군종신부가 될 때가지도 저는 너무 말랐고 몸이 약해서 사제관에 함께 머무시던
어머니의 걱정이 많았습니다.

1월인가 2월인가 아주 추운 날, 최전방 미사를 봉헌하고 늦게 사제관에 들어오니까
어머니께서 작은 그릇에 국 같은 것을 가지고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보아도 보통 마시던 실삼 삶은 물이 아니었습니다. 무슨 닭국물 같기도 해서
어머니께 ‘이게 뭐예요?’

그런데 저는 어머니 얼굴을 보고 놀랬습니다.

‘아니 에미가 못 마실 것을 주나 뭐하러 물어’ 평소의 어머니의 모습이 아니어서
이상하기는 했어도 대수롭지 않게 마셨습니다.

좀 지나서 어머니께서 그 국물에 대해서 설명하시는 것입니다.
그것은 ‘뱀삶은 물이야’

저는 순간 토할 것 같았습니다.

그 사연은 매일 사제관 부근에 있는 ‘시몬의 집’이라는 결핵환자 교우 시설이 있었습니다.

결핵 중증환자들이 모여 사는데 보기가 너무 가여워서 부대에 퇴근하면서 거의 들렸다 오고
주일에는 새벽에 미사를 드려주는 곳이었습니다.

그곳 교우들은 사제가 들려주는 것을 큰 기쁨으로 위로로 삼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께름직하고 호흡할 때마다 결핵에 걸리는 것 같은 경계심이 있었지만
그것도 익숙하니까 그곳 교우들과는 식구가 되었습니다.

그곳 식구들이 먹는 겨울 김치 항아리가 바닥이 나서 항아리를 청소하고 비우려고
그것을 땅에서 캐나다가 그곳이 뱀굴인 것을 알았습니다.

뱀은 겨울에 입이 붙어서 물지를 않습니다. 그 징그러운 뱀 한 마리를 결핵에 좋은
약이라고 여겼나 봅니다. 식구들이 ‘십일조’식으로 군종신부에게도 한 마리를 가지고
사제관으로 내려 왔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무서워서 동네 교우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 연탄불에 뚝배기에다가
연신 끓였나봅니다. 어머니는 무섭고 징그러워 하루 내내 들여다 보지는 못하고
물만 부었습니다.

저녁이 되자 이제는 어쩔 수 없이 뱀을 꺼내 보려고 하니까
아무것도 없고 삼베에 받혀서 걸러보니 작은 뼈만 몇 개 남았더랍니다.

이제 문제는 이 좋다는 이 물을 아들신부가 마시는 것이 문제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조바심과 함께 아들 신부가 물어 볼 때, ‘에미가 뭣 먹을 것을 주나?’라고
대꾸하신 것입니다.

저도 마시고 나서도 징그러웠는데, 그것을 끓이시던 어머니는 오즉하셨겠어요?

어머니는 아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평소에 도저히 할 수 없는 뱀까지도 마다하지
않는 용감을 발휘하시는 것입니다.

성모님께서도 죄인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것도 마다하지 않으시고 사랑으로
감싸 주시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각 사람에게 당신 사랑을 나누어 주시기 위해서 어머니들을
보내신다고 하지요? 어머니들은 하느님처럼 지치지 않는 사랑을 가지고 계시지요.

오늘 우리는 우리의 사랑이신 어머니, 지치지 않는 사랑으로 죄인들의 회개를 원하시는
인자하신 성모님 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아기 예수님을 잉태하신 성모님께서는 갈릴리 지방 나자렛을 떠나 유대 산골
아인 카림이라는 곳까지 먼거리를 여행하십니다.

그곳에서 성모님께서는 친척 엘리사벳도 만나십니다. 엘리사벳은 이미 세례자 요한을
잉태한 몸이 었는데 성령으로 가득 차 하느님의 말씀을 굳게 믿는 성모님께 큰 소리로
인사합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루카 1,42-43)

성모님께서는 하느님을 찬미하며 다음과 같이 노래하십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루카 1,46-49)

성모님께서는 기쁨으로 하느님을 찬미하십니다. 성모님은 비천한 당신을 굽어보신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는 마음이십니다. 성모님은 행복하신 분이십니다.

이러한 성모님께서 평생 아들 예수님을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셨습니다.

그리고 십자가에서 성모님은 아들 예수님을 만나 뵙습니다. 예수님은 사랑하는 당신의 어머니를
사도를 당신의 아들로 주시고 사도에게는 어머니로 내어 주십니다.(요한 19,25-27)

그후로 제자는 성모님을 자기이 집에 모십니다. 이렇게 해서 성모님은 ‘사도들의 모후’가 되시고
‘교회의 어머니’가 되신 것입니다.

그후 성모님께서는 주님 승천 후에도 사도들과 함께 머무십니다.

사도행전은 이 사실을 이렇게 전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모두, 여러 여자와 예수님의 어머니와 그분의 형제들과 함께 한마음으로
기도에 전념하였다.”(사도 1,14)

성모님은 가나의 혼인잔치에서도 혼인하는 집의 딱한 사정을 아셨습니다.
바로 포도주가 떠러진 것입니다. 십자가 위에서 맺어주신 사도들의 모후, 교회의
어머니로서 성모님은 우리 각자의 어머니 역할을 잘 하십니다.

우리가 어려울 때 가나의 혼인잔치에서처럼 도와주십니다.

우리 개인에게도 어머니이시지만 교회의 어머니로서 이천년 동안 세기와 세기의
도움을 주셨고 박해와 이단에 시달릴 때에도 함께 해 주셨습니다.

남북으로 갈라진 우리 민족의 통일을 위해서도 성모님의 전구를 구해야 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성모님께서 하느님 말씀을 믿으신 것처럼 우리도 확고한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살 수 있는 은혜를 청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성모님처럼 하느님 안에서 기쁘게 살 수 있는 은혜도 아울러 청하도록 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정인준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