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성 가를로 르왕가 동료 순교자 기념일 / 이영근 신부님 ~

천상의모후(=수호천사) 2025. 6. 3. 11:08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이영근 아오스딩 신부님.

 

 

 

오늘부터 3일 동안은 예수님께서 다락방에서 행하신 ‘고별사’에 이어지는 ‘고별기도’를 듣게 됩니다.

 

이 기도는 앞의 ‘고별사’의 중심 주제였던 ‘사랑’과 ‘영광’이 기도 형식으로 반복되고 있는데, 크게 세 가지 청원을 담고 있습니다. 곧 ‘예수님 자신을 위한 청원’(17,1-5)과 ‘제자들을 위한 청원’(17,6-19)과 ‘모든 믿는 이들을 위한 청원’(17,20-26)입니다.

 

오늘 <복음>은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오늘은 ‘전반부’(1-5절)인 예수님께서 아버지께 아들의 영광을 청하는 기도만 보고, ‘제자들을 위한 기도’에 포함되는 ‘뒷부분’(6-11절)은 내일 보도록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어 말씀하십니다.

 

“아버지, 때가 왔습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도록

아버지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요한 17,1)

 

 

 

먼저, “때”를 알립니다. 가나안의 혼인잔치에서,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요한 2,4)라고 말씀하시던 예수님께서는, 이제 “아버지, 때가 왔습니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고별사’의 시작인 13장 1절에서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로 건너가실 때가 온 것을 아셨다.”

 

 

 

한편, 사막에서 사탄이 “세상의 나라와 그 영광”을 주겠다고 할 때 거부하셨던 예수님께서는 이제 “아들이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도록 아버지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해 주시기를” 간청하십니다. 이제 당신의 “영광의 때”가 왔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이란, <성경>에서 하느님의 존엄함과 거룩함의 광채가 현재적으로 나타나는 위업과 현현을 말합니다.

 

그러니 이 “영광의 때”는 아버지의 사랑이 아들을 통하여 결정적으로 드러날 “때”를 말합니다. 그리고 그분과 자신의 실체가 드러나는 그 “때”가 모든 이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는 “때”임을 말씀하십니다. 그렇게 “예수님의 영광”은 아버지께서 당신에게 주신 권한인 “영원한 생명”을 모든 이에게 사랑으로 주심으로써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그렇게 될 것입니다. 곧 “홀로 하느님이신 아버지를 알고,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요한 17,3)이 될 것입니다.

 

결국, 이 기도는 그 실현이 십자가를 통해 드러나게 해 주시기를 바라는 기도요, 곧 영광이 드러나고 영원한 생명이 주어지기를 간청하는 기도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기도가 오늘 우리에게서도 이루어지도록 응답해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아버지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요한 17,1)

 

 

 

주님!

당신께서는 영광을 드러내시되, 굴욕 받음으로 드러내셨습니다.

그리하여 죽음의 굴욕을 발아래에 두셨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주시어, 썩는 것을 썩지 않는 것으로 바꾸셨습니다.

하오니, 그 어떤 굴욕과 수난에서도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게 하소서.

오로지 아버지를 알게 하시고, 당신을 알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