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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욱현 신부

~ 연중 제 26주일 / 조욱현 신부님 ~

연중 제26주일: 다해

 

제1독서

<이제 흥청거림도 끝장나고 말리라.>
▥ 아모스 예언서의 말씀입니다.6,1ㄱㄴ.4-7
전능하신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1 “불행하여라, 시온에서 걱정 없이 사는 자들
사마리아 산에서 마음 놓고 사는 자들!
4 그들은 상아 침상 위에 자리 잡고 안락의자에 비스듬히 누워
양 떼에서 고른 어린양을 잡아먹고
우리에서 가려낸 송아지를 잡아먹는다.
5 수금 소리에 따라 되잖은 노래를 불러 대고
다윗이나 된 듯이 악기들을 만들어 낸다.
6 대접으로 포도주를 퍼마시고 최고급 향유를 몸에 바르면서도
요셉 집안이 망하는 것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7 그러므로 이제 그들이 맨 먼저 사로잡혀 끌려가리니
비스듬히 누운 자들의 흥청거림도 끝장나고 말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주님께서 나타나실 때까지 계명을 지키십시오.>
▥ 사도 바오로의 티모테오 1서 말씀입니다.6,11ㄱㄷ-16
11 하느님의 사람이여, 의로움과 신심과 믿음과
사랑과 인내와 온유를 추구하십시오.
12 믿음을 위하여 훌륭히 싸워 영원한 생명을 차지하십시오.
그대는 많은 증인 앞에서 훌륭하게 신앙을 고백하였을 때에
영원한 생명으로 부르심을 받은 것입니다.
13 만물에게 생명을 주시는 하느님, 그리고
본시오 빌라도 앞에서 훌륭하게 신앙을 고백하신 그리스도 예수님 앞에서
그대에게 지시합니다.
14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까지
흠 없고 나무랄 데 없이 계명을 지키십시오.
15 제때에 그 일을 이루실 분은 복되시며
한 분뿐이신 통치자 임금들의 임금이시며 주님들의 주님이신 분
16 홀로 불사불멸하시며 다가갈 수 없는 빛 속에 사시는 분
어떠한 인간도 뵌 일이 없고 뵐 수도 없는 분이십니다.
그분께 영예와 영원한 권능이 있기를 빕니다. 아멘.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너는 좋은 것들을 받았고 라자로는 나쁜 것들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이제 여기에서 위로를 받고 너는 고초를 겪는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6,19-31
그때에 예수님께서 바리사이들에게 말씀하셨다.
19 “어떤 부자가 있었는데, 그는 자주색 옷과 고운 아마포 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살았다.
20 그의 집 대문 앞에는 라자로라는 가난한 이가 종기투성이 몸으로 누워 있었다.
21 그는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배를 채우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개들까지 와서 그의 종기를 핥곤 하였다.
22 그러다 그 가난한 이가 죽자 천사들이 그를 아브라함 곁으로 데려갔다.
부자도 죽어 묻혔다.
23 부자가 저승에서 고통을 받으며 눈을 드니,
멀리 아브라함과 그의 곁에 있는 라자로가 보였다.
24 그래서 그가 소리를 질러 말하였다.
‘아브라함 할아버지,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라자로를 보내시어 그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 제 혀를 식히게 해 주십시오.
제가 이 불길 속에서 고초를 겪고 있습니다.’
25 그러자 아브라함이 말하였다.
‘얘야, 너는 살아 있는 동안에 좋은 것들을 받았고
라자로는 나쁜 것들을 받았음을 기억하여라.
그래서 그는 이제 여기에서 위로를 받고 너는 고초를 겪는 것이다.
26 게다가 우리와 너희 사이에는 큰 구렁이 가로놓여 있어,
여기에서 너희 쪽으로 건너가려 해도 갈 수 없고
거기에서 우리 쪽으로 건너오려 해도 올 수 없다.’
27 부자가 말하였다.
‘그렇다면 할아버지, 제발 라자로를 제 아버지 집으로 보내 주십시오.
28 저에게 다섯 형제가 있는데, 라자로가 그들에게 경고하여
그들만은 이 고통스러운 곳에 오지 않게 해 주십시오.’
29 아브라함이, ‘그들에게는 모세와 예언자들이 있으니
그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 하고 대답하자,
30 부자가 다시 ‘안 됩니다, 아브라함 할아버지!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가야 그들이 회개할 것입니다.’ 하였다.
31 그에게 아브라함이 이렇게 일렀다.
‘그들이 모세와 예언자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다시 살아나도 믿지 않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조욱현 토마스 신부의 오늘 복음묵상

복음루카 16,19-31: 부자와 라자로.

 

오늘 복음은 지난 주일(루카 16,1-13)에서 이어지는 재물에 관한 가르침을 더욱더 구체적이고 극적으로 보여준다예수님께서는 부자와 라자로의 비유를 통해 재물이 잘못 사용될 때 어떻게 인간의 마음을 메마르게 하고하느님 앞에서 얼마나 심각한 파멸로 이어지는지를 가르쳐 주신다.

 

1. 부자와 라자로의 대조

 

부자는 “고운 옷과 값비싼 옷을 입고 날마다 호화롭게 즐기며 살았다.(루카 16,19)고 한다반면 라자로는 “몸은 헌데투성이에다 부자의 집 대문 앞에 버려진 채”(루카 16,20) 개들이 상처를 핥을 정도로 극심한 가난과 질병 속에 있었다

 

두 인물은 이 세상에서 극적인 대조를 보인다그러나 죽음 이후에는 처지가 완전히 뒤바뀌어라자로는 아브라함의 품에서 위로를 받고부자는 불구덩이 속에서 고통을 겪는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 비유를 해석하며 이렇게 말했다“부자가 죄를 지은 것은 단순히 부유했기 때문이 아니라자기 집 문 앞의 가난한 이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그는 사치 속에서 살면서도 라자로의 상처를 보지 못했다바로 그 무관심이 그의 파멸이었다.(In Lazarum Concio, Homilia II, PG 48, 992) 죄는 부 자체에 있지 않고가난한 이를 향한 무관심과 사랑의 부재에 있다.

 

2. 하느님의 정의와 삶의 재균형

 

아브라함은 부자에게 이렇게 답한다“얘야너는 살아 있는 동안에 좋은 것들을 받았고라자로는 나쁜 것들을 받았다그래서 그는 이제 여기에서 위로를 받고너는 고초를 겪는 것이다.(루카 16,25) 이 말씀은 하느님의 정의가 결국 모든 불의와 불공평을 바로잡으신다는 것을 보여준다

 

세상에서 무시당한 이의 이름을 예수님께서 굳이 ‘라자로’(하느님이 도우신다)라고 부르신 것도 상징적이다사회와 사람들에게 버림받았지만하느님은 그를 잊지 않으셨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 장면을 해석하며 다음과 같이 가르친다“부자가 가진 부는 그에게 도움이 되지 못했고라자로가 겪은 가난은 그를 해치지 못했다오히려 부자의 교만은 그를 파멸시켰고라자로의 인내는 그를 구원으로 이끌었다.(Sermo 299)

 

3. 말씀을 듣는 귀

 

부자는 지옥에서 고통 중에 라자로를 보내 자기 형제들에게 경고해 달라고 간청하지만아브라함은 이렇게 답한다“그들에게는 모세와 예언자들이 있으니그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루카 16,29) 구원은 기적적 표징이 아니라 이미 주어진 하느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것에서 온다

 

2차 바티칸 공의회 하느님의 계시 헌장은 이렇게 선언한다“성경은 하느님의 말씀을 담고 있으며성령의 감도로 기록된 것이므로교회의 끊임없는 생명과 양식이다.(계시 21) 

 

오늘날 우리에게는 단순히 모세와 예언자들뿐 아니라그리스도 자신의 말씀과 교회의 가르침이 주어져 있다그 말씀을 듣고 삶으로 실천하는 것이 구원의 길이다.

 

4. 우리에게 주는 교훈

 

이사야 예언자는 말한다“네 양식을 굶주린 이와 함께 나누고가련하게 떠도는 이들을 네 집에 맞아들이는 것헐벗은 사람을 보면 덮어 주는 것”(이사 58,7). 부자는 바로 이 말씀에 귀를 닫았다그는 자신이 가진 재물과 자기 자신을 동일시하며더 이상 타인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잃어버렸다

 

우리는 이 비유를 통해 재물이 단순히 중립적 수단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재물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구원의 길과 파멸의 길을 가른다.

 

교황 프란치스코도 회칙 “찬미 받으소서!(Laudato Si)에서 이렇게 말했다:“가난한 이들과 지구는 부당한 개발과 이기적 소비의 피해자이다참된 회개는 그들과의 연대 안에서 드러나야 한다.(49)

 

맺음말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분명히 말한다구원은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재물은 형제를 위한 다리가 될 수도 있고자신을 스스로 가두는 벽이 될 수도 있다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이는 생명을 얻고말씀을 외면하는 이는 자기 욕망 속에 갇혀 파멸을 맞이한다라자로라는 이름처럼우리의 희망은 언제나 “하느님이 도우신다.(Elazàr)라는 믿음 안에 있다

 

이제 우리도 가진 것을 나누고가난한 이들을 기억하며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그럴 때 하느님께서 우리를 아브라함의 품곧 영원한 잔치로 불러 주실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조욱현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