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2주간 토요일. 이영근 아오스딩 신부님.
“나 일어나 아버지께 가리라.
가서,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다고 말하리라.”
참으로 벅찬 아름다움입니다. 떳떳하게 성공해서 가는 것이 아니라, 죄인으로서 돌아가는 길이기에 더더욱 가슴 저미도록 아름답습니다. 뉘우치고 돌아가서 행동으로 죄를 고백하는 일, 참으로 이토록 아름다운 일은 없습니다. 그래서 시나이의 성 이사악은 말합니다.
“자신의 죄를 아는 이가 기도로 죽은 이를 살리는 이보다 위대하다.
~자기 자신 때문에 한 시간 동안 우는 이가 온 세상을 통치하는 이보다 위대하다.
자신의 나약함을 아는 이가 천사들을 보는 이보다 더 위대하다.”
바로 이러한 ‘회개’를 오늘 <복음>에서는 ‘하느님께서 기뻐하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그 ‘회개’는 죄에 대해 뉘우침과 통탄을 넘어서, 그 죄로부터 일어나 아버지께 돌아가는 행위 속에 있습니다.
이처럼, ‘회개’는 ‘뉘우침’이라는 내면적인 통회와 ‘돌아옴’이라는 외면적인 행동이 요청됩니다. 그리고 작은 아들의 ‘뉘우침’과 ‘돌아옴’ 뒤에는 ‘아버지의 사랑’에 대한 깨달음이 있습니다. 그는 넘어지고, 무너지고, 부서진 바로 그 자리에서, 다름 아닌 아버지의 집에서 받은 사랑, ‘아버지의 사랑’을 깨달았던 것입니다.
“그제야 제 정신이 든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내 아버지의 그 많은 품팔이꾼들은 먹을 것이 남아도는데,
나는 여기에서 굶어죽는구나. 일어나 아버지께 가서 이렇게 말씀드려야지,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루카 15,17-18)
참으로 아름다운 장면입니다. 사실, 아버지는 아들이 방종으로 유산을 다 탕진하리라는 것을 훤히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방탕한 생활로 재산을 허비할 때에도, 그렇게 당신을 거부하고 배신할 때마저도, 결코 그에게서 희망과 신뢰를 거두지 않았습니다. 그가 돌아오리라고 믿고 희망하며 좋은 옷과 반지와 신발을 “미리 마련해” 두었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로마서>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에~ 하느님께서는 우리에 대한 당신의 사랑을 증명해 주셨습니다.”(로마 5,8).
이것이 바로 아들을 향한 결코 멈추지 않으시는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비록 아들이 죄에 떨어졌을지라도, 결코 멈출 수 없는 아버지의 지극한 사랑 말입니다. 바로 이 ‘사랑에 대한 깨달음’이 그로 하여금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오게 했고 새로운 삶에로 태어나게 한 원동력이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그는 아담과 하와가 나뭇잎 대신 가죽옷을 입었듯이(창세 3,21) 아버지로부터 ‘옷과 반지와 신발’을 받고 자신의 신원을 되찾습니다.
이처럼, ‘회개’는 자신의 죄보다도 더 깊은 하느님의 사랑을 보는 일이기에, 상처가 깊어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깊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 또한 이 사순시기에 그리스도의 상처를 바라보면서, 오히려 그리스도의 사랑이 깊어갑니다. 그리고 ‘작은 아들’과 함께 이 아름다운 사랑의 노래를 부릅니다.
“나 일어나 아버지께 가리라. 가서,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다고 말하리라.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일어나 아버지께 가서 이렇게 말씀드려야지,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루카 15,18)
주님!
오늘 제가 뉘우치고 돌아가서
아버지께 행동으로 죄를 고백하게 하소서.
죄보다 더 깊은 아버지의 사랑에 눈물 흘리게 하소서.
뻔히 알면서도 믿어주시고 기다려주시고 품으시는
그 사랑에 안기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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