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6주간 월요일 강론> (2026. 5. 11. 월)(요한 15,26-16,4ㄱ)
복음
<진리의 영이 나를 증언하실 것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5,26─16,4ㄱ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6 “내가 아버지에게서 너희에게로 보낼 보호자,
곧 아버지에게서 나오시는 진리의 영이 오시면,
그분께서 나를 증언하실 것이다.
27 그리고 너희도 처음부터 나와 함께 있었으므로 나를 증언할 것이다.
16,1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너희가 떨어져 나가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2 사람들이 너희를 회당에서 내쫓을 것이다.
게다가 너희를 죽이는 자마다 하느님께 봉사한다고 생각할 때가 온다.
3 그들은 아버지도 나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러한 짓을 할 것이다.
4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그들의 때가 오면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을 기억하게 하려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그들은 아버지도 나도 알지 못하기 때문에...”
1) 하느님은 ‘선(善)’이신 분입니다(마태 19,17).
따라서 하느님을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 해도 그 일이 선한 일이 아니라면, 그 일은 하느님을 위한 일이 아닙니다. 바로 그런 문제로 바오로 사도는 유대인들을 아주 엄하게 꾸짖었습니다.
“...... 남은 가르치면서 왜 자신은 가르치지 않습니까? 도둑질을 하지 말라고 설교하면서 왜 그대는 도둑질을 합니까? 간음을 하지 말라고 하면서 왜 그대는 간음을 합니까? 우상을 혐오한다고 하면서 왜 그대는 신전 물건을 훔칩니까? 율법을 자랑하면서 왜 그대는 율법을 어겨 하느님을 모욕합니까? 과연 성경에, ‘하느님의 이름이 너희 때문에 다른 민족들 가운데에서 모독을 받는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로마 2,17-24).”
여기서 ‘도둑질’과 ‘간음’에 관한 말은, ‘말과 행실이 다른 위선’을 꾸짖는 말입니다.
“우상을 혐오한다고 하면서 왜 그대는 신전 물건을 훔칩니까?”는, 우상숭배를 반대한다는 명분을 내세워서 다른 종교의 신전에 있는 물건을 훔치는 것을 꾸짖는 말입니다.
그런 짓이 바로 ‘하느님을 위한 일’이라는 명분으로 ‘악한 일’을 하는 것이고,
그래서 그것은 ‘하느님을 위한 일’이 아니라 하느님의 이름을 모독하는 죄를 짓는 일입니다. <당시 유대인들이 이방 종교의 신전에 들어가서 신전의 물건을 훔치고, 그것을 팔아서 그 돈을 자기가 차지하는 일이 있었는데, 그것은 하느님을 위한 일이 아니라, 그냥 도둑질일 뿐이었습니다.>
유대교가 그리스도교를 박해한 일도 그것과 같습니다.
‘하느님을 위해서’ 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종교박해 과정에서 벌어진 폭력과 살인은 ‘하느님의 선’의 반대쪽에 있는 일이고, 그래서 그것은 하느님을 위한 일이 될 수 없었습니다. 악한 일을 통해서는 결코 선이 실현되지 않습니다. ‘선의 실현’은 오직 선한 일을 통해서만 이루어집니다.
2) 하느님은 ‘사랑’이신 분입니다(1요한 4,8).
따라서 하느님을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 해도 사랑 없이 분노와 증오심과 적개심으로 하는 일이라면(사도 26,11), 그 일은 하느님을 위한 일이 아닙니다. ‘순교’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과 예수님을 위해서 순교한다고 해도 마음속에 사랑은 하나도 없고, 분노와 증오심과 원한과 적개심만 가득하다면, 그것은 순교가 아니라 그냥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어버립니다. “내가 모든 재산을 나누어 주고, 내 몸까지 자랑스레 넘겨준다 하여도, 나에게 사랑이 없으면, 나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1코린 13,3).”
3) 예수님의 말씀에서, “그들은 아버지도 나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러한 짓을 할 것이다.” 라는 말씀은,
“박해자들은 하느님이 ‘선’이신 분이고 ‘사랑’이신 분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들이 하는 일이 옳다는 생각에만 사로잡혀 있다.” 라는 뜻입니다.
4) ‘신앙’은 ‘신념’이 되어야 합니다.
자신의 믿음이 옳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확신이 없다면, 즉 ‘신념’이 되지 않는다면,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일은 못할 것이고,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으면 금방 꺾일 것입니다.
그런데 신앙에 대한 신념은 ‘선’과 ‘사랑’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만일에 ‘선’도 ‘사랑’도 없이 자신의 신념만 내세운다면, 그것은 ‘광신’이고 ‘맹신’입니다. ‘광신’과 ‘맹신’이 흔히 폭력적인 모습이 되는 것은, ‘선’과 ‘사랑’ 없이 신념만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5) “진리의 영이 오시면, 그분께서 나를 증언하실 것이다.” 라는 말씀은,
“너희가 나를 증언할 때 성령께서 도와주실 것이다.” 라는 뜻입니다.
“너희도 처음부터 나와 함께 있었으므로 나를 증언할 것이다.” 라는 말씀은,
“너희는 나와 함께 지내면서 듣고 보고 배운 것을 모두 증언하여라.” 라는 뜻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이라는 말씀은,
“너희가 받게 될 박해를 내가 예고한 이유는”이라는 뜻입니다.
“너희가 떨어져 나가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는,
“너희가 믿음을 잃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서다.”입니다.
모든 일이 예수님께서 예고하신 대로 되는 것을 보게 되면, 예수님이 주님이시며 메시아라는 것을 더욱더 확신하게 될 것입니다(요한 13,19). 예수님이 당하신 수난도 그렇고, 사도들과 신자들이 받은 박해도 그렇고, 오늘날의 우리가 겪는 고난과 시련도 그렇습니다.
-송영진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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