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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들의 말씀

~ 연중 제 12주간 토요일 / 이영근 아오스딩 신부 ~

연중 제12주간 토요일. 이영근 아오스딩 신부.

 

 

 

오늘 <복음>은 앞 장면의 나병환자 치유에 이어, 백인대장의 하인을 고치신 이야기와 베드로의 장모를 고치신 이야기, 그리고 악령 들린 이들과 병자들을 고치신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오늘 우리는 백인대장에게서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을 봅니다. 그것은 ‘고개 숙이는 모습’입니다. 결코 아무나 고개 숙일 줄 아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도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고개를 숙이는 일’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나아가서 ‘고개를 숙이고 그에게 조정당하는 일’은 더더욱 아름답습니다.

오늘 우리는 ‘백인대장의 말’을 되새겨봅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오늘 날 전 세계의 가톨릭 신자들이 영성체 때에 드리는 신앙고백입니다.

“주님, 제 안에 당신을 모시기 합당치 못하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가 곧 낫겠나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의 아름다운 마음’을 드러냅니다. 우리의 마음이 이를 담아내야 할 일입니다

<첫 번째>는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만한 자격이 없습니다.”(루카 8,7)라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깨달음입니다. 이는 마치 베드로가 예수님을 처음 뵈었을 때, “주님 저에게서 떠나주십시오. 저는 죄많은 죄인입니다”(루카 5,8)라고 자신의 비참한 실존을 깨닫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는 자신이 주님을 집에 모실만한 ‘합당한 자격이 없음’을 깨닫습니다. 곧 자신이 율법을 모르는 이방인이라는 것이요, 백인대장의 신분이지만 하인의 병을 어찌할 수 없는 무능력한 이라는 깨달음입니다. 그래서 <루카복음>의 병행구문에서는 ‘주님 앞에 나서기에도 합당치 못합니다.’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는 제 자신의 고백이기도 합니다. 제대 앞에 설 때마다 ‘합당치 못한 제 자신의 모습’이 몹시 두렵고 떨리기 때문입니다. ‘합당치 못한 제 자신의 모습’이 가시가 되어 찌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마태 8,8)라는 의탁과 신앙고백입니다. 이는 마치 베드로가 예수께서 하늘에서 내려온 거룩한 빵이심을 깨달았을 때,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이 있습니다.”(요한 6,46)라고 믿고 의탁하는 것과 같습니다. 곧 그분이 ‘주님이심에 대한 깨달음’과 그분의 ‘권능에 대한 의탁’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오라’ 하면 오고 ‘가라’ 하면 가고, ‘이렇게 하라’ 하면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라’ 하면 저렇게 하는 것입니다. 마치 이스라엘 백성이 시나이 광야에서 ‘낮이건 밤이건 구름만 걷혀 올라가면 길을 떠났고, 구름이 이틀이고 한 달이고 한 해이고 머물러 있으면 떠나지 않았던 것’(민수 9,21-22)처럼 말입니다.

 

주님! 이제 저도 백인대장처럼,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마태 8,8)하고, 믿음의 간청을 드립니다. 주님의 권능뿐만이 아니라, 주님의 사랑을 믿으며, 특별히 사랑을 성취시키시는 ‘말씀의 권능’을 믿습니다. 저를 ‘먼저’ 믿어주시는 당신의 믿음에 의탁하여, 성모님께서 그러하셨듯이 저도 ‘먼저’ ‘말씀이 이루어지리라’는 것을 믿습니다.

주님! 저도 말씀을 듣기 전에 ‘먼저’ 믿음으로 듣고, 청하기 전에 ‘먼저’ 믿고 청하게 해주십시오.

오늘 제가 당신의 거룩함 앞에서 제 비참함을 깨닫게 하시고, 광야에서 당신 백성이 그러했듯이, 오로지 당신 말씀에 의탁하여 가능해 보일지라도 ‘돌아서 가라’ 하면 돌아서 가고,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곧바로 가라’ 하면 곧바로 가게 하소서.

당신이 진정 저의 주님이시오니, 저를 인도하시나이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마태 8,8)

 

주님!

당신 말씀이 꼭 이루어지리라 믿게 하소서!

당신이 ‘오라’ 하면 오고, ‘가라’ 하면 가게 하소서!

오로지 당신만을 제 머리 위에 두고 살게 하소서.

당신은 머리 위에 계시되 속박하지 않으시고 자유를 주시니,

당신께 온전히 속한 자로, 자유를 누리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