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룡 지음
P바오로딸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기도
주님, 제 아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간질병에 걸
려 몹시 고생하고 있습니다.(마태 17,15)
복음에서 간질병에 걸려 고생하는 아들을 위해 청원기도
를 하는 부모를 볼 수 있다. 간질병에 걸린 아들의 부모는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부모라면 정
성을 다해 주님께 청할 것이고 무엇이든 불가능은 없다고 믿
을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소서.'라고
청원기도를 하면, 분명히 그것을 받게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청원기도의 어려움은 '청원하는 것이 참으로 하느님 뜻인지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개신교 형제들 사이에서 상당히 애용되고 가톨릭의 성령
쇄신 기도 회원들 사이에서도 통용되는 중보기도가 있다. 이
기도는 청원기도 형태지만 내용에 따라 뜻이 복음과 멀리 또
는 가까이 있다. 이웃과 경쟁하거나 비교해 자신만을 위한
기도가 된다면 예수님이 알려주시는 기도의 가르침과 거리
가 멀다. 다른 사람들보다 잘하기보다 전보다 잘해야 하고,
이웃과 비교하기보다 자기 목표에 비추어 살펴야 한다. 사
실 경쟁과 비교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신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리 기도를 많이 해도 자칫 자신도 모르
는 사이에 구약의 축복과 승리 중심의 신앙관에 기초한 기복
적 요소와 무속의 미신적 요소가 습합 (習合 : 철학이나 종교
따위에서 서로 다른 학설이나 교리를 절충함)된 중보기도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중보기도가 아니라 중보기도의 자세와
내용에 있다.
불확실한 현재와 미래에 일어날 불미스런 사건을 극복하
고 모든 행위와 사업의 성공, 건강과 승진을 바라지 않는 사
람이 있겠는가? 누구나 모든 일이 잘되길 바란다. 그러나 모
든 일을 경쟁하고 비교해 자기주도로 승리하거나 혼자 잘되
기만을 바라는 성공지향기도가 될 때 중보기도는 주님이
바라시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자신만의 성공 - 축복 - 치유
- 수익 - 취업 - 승리가 아니라면 얼마든지 중보기도를 해야
한다. 진실로 우리가 바라는 중보기도는 내 뜻이 주님의 뜻
과 만나는 기도여야 한다.
성 요한 금구金口는 '죄의 용서를 청하는 것도 주님의 뜻
이다' 6 라고 말씀하신다. 그렇다. 내가 죄까지 용서받는데
그 밖의 청원이 어찌 이루어지지 않겠는가? 매일 미사를 봉
헌할 때 '주님, 죄인인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하고
드리는 기도는 참으로 아름다운 청원이다. 주님께서는 청하
기도 전에 좋은 것을 선물하시기에, 주님께 먼저 필요한 것
을 청한다면 자신의 수고로움을 더시듯 기뻐하면서 선물을
주시지 않겠는가? 청원기도는 주님께서 축복, 곧 자비와 용
서를 베풀어 주신다는 것을 확신하기에 자비로우신 주님 뜻
안에서 이루어진다고 믿어야 한다.
살짝 고백하건대 나도 마사 때마다 습관적으로 '주님, 저
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하고 청원기도를 한 적이 있다.
핑계같지만 '믿는 이들이 얼마나 많이 주님께 자비를 구하는
가? 나라도 수고로움을 덜어드려야지' 하며 깜찍한 선심 (?)
을 쓰곤했다. 그런데 사람은 자신의 청원이 이루어지지 않
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주님은 우리가 드리는 청원을 듣지 못하는 귀머
거리인가? 그렇지 않다. 먼저 주님께 내가 필요한 것을 청하
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알아 달라고 청한 다음 바람과 원의
를 묻는 것이기 때문이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국회에서 중요한 결정을 하기
전 종종 의원들에게 다음과 같이 하느님의 도움을 청하는 기
도를 했다. "하느님은 청하는 이들을 항상 도우십니다! 하지
만 우리가 바라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것을 위
해 기도합시다." 링컨 대통령은 기도할 시간이 없다면 생활
하는 시간도 없다며, 바쁜 국정 가운데서도 기도하기를 게을
리하지 않았다고 한다. 7
이처럼 청원기도를 할 때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원칙을
생각해야 한다. 첫째, 무엇이 필요한지를 되묻는다. 둘째,
욕심없는 마음으로 청한다. 셋째, 공동선共同善에 부합한
것을 청한다.
'가톨릭영성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 하느님을 찾는 너에게 / 글 - 까비르 ~ (0) | 2015.02.10 |
|---|---|
| ~ 어머니를 사랑하여라 ~ (0) | 2015.02.08 |
| ~ 순 응 ~ (0) | 2015.02.04 |
| ~ 매일 이삭을 주어라 ~ (0) | 2015.02.03 |
| ~ 고독한 삶으로 불림을 받는것 / 토머스 머튼 ~ (0) | 2015.0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