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1주간 토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
“거져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스승이자 치유자이신 연민의 하느님 배워 닮기
“주님은 마음이 부서진 이를 고치시고,
그들의 상처를 싸매 주시네.”(시편147,3)
우리가 믿고 희망하고 사랑하는 하느님은 “연민(compassion)”의 하느님이십니다. 바다처럼 끝없이 깊고 넓은 연민의 사랑입니다. 측은히 여기는 사랑, 가엾이 여기는 사랑, 불쌍히 여기는 사랑, 바로 한없이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는 대자대비(大慈大悲)의 사랑이라는 면에서 불가의 사랑과 일맥상통합니다. 바로 우리가 평생 배워 닮아야 할 바, 이런 하느님의 자비심입니다. 이래서 하느님의 자비를 청하는 자비송이 한없이 고맙고 좋습니다.
어제 대림1주 금요일 교황청 전담 설교 사제 파솔리니는 레오 교황은 물론 모든 고위 성직자들을 가득 채운 바오로 6세 홀에서 성탄을 앞둔 세차례의 설교중 첫째 시간을 가졌고 그 끝부분입니다.
“대림은 교회가 희망을 재점화하는(rekindles) 시간입니다. 주님의 첫째 오심을 관상할뿐 아니라, 무엇보다 그분의 마지막 오심도 관상하는 시간입니다. 우리는 기다리도록 동시에, 고요하고 능동적인 깨어 있음중에 주님의 오심을 재촉하도록 불림받았습니다.”
첫 대림 설교 시간 맨 앞자리 중앙에 앉아 겸손히 경청하는 레오 교황의 모습도 경건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대림의 설렘의 기쁨과 더불어 배워 닮아야 할 하느님의 연민입니다. 바로 제1독서 이사야서에서 <스승이자 치유자>이신 하느님의 모습이 잘 나타납니다. 하느님의 연민의 사랑은 가르침과 치유를 통해 잘 드러납니다.
“너의 스승이신 그분께서는 더 이상 숨어 계시지 않으리니, 너희 눈이 너희의 스승을 뵙게 되리라. 그리고 너희가 오른쪽으로 돌거나 왼쪽으로 돌 때, 뒤에서 ‘이것이 바른 길이니 이리로 가거라.’하시는 말씀을, 너희 귀로 듣게 되리라.”
가르치는 스승의 역할에 이어 하느님의 치유하시는 모습이 은혜로이 소개됩니다.
“주님께서 당신 백성의 상처를 싸매 주시고, 당신의 매를 맞아 터진 곳을 낫게 해 주시는 날, 달빛은 햇빛처럼 되고, 햇빛은 일곱배나 밝아져, 이레 동안의 빛을 한데 모은 듯 하리라.”
낮과 밤이 빛으로 하나된 치유의 현실이 그대로 이뤄지는 대림시기입니다. 오실 주님께서 이미 활동하시니 바로 오늘 복음입니다. 하느님의 연민의 사랑, 자비는 예수님을 통해 고스란히 실현됩니다. 복음 서두에서부터 보다시피 스승이자 치유자로서 예수님의 활동이 전방위적으로 펼쳐지니 이 또한 하느님의 가이없는 사랑, 연민의 표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고을과 마을을 두루다니시면서,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셨다.“
예나 이제나 변함없는 인간 무지의 현실입니다. 무지의 병에 대한 답은 스승이자 치유자이신 예수님뿐임을 절감합니다. 참 스승이신 예수님께 배워야 하고, 참 치유자이신 예수님께 치유받아야 합니다. 인공지능(AI)의 역할이 아무리 강조되도 예수님의 역할을 결코 대체할 수 없습니다. 목자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는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시자 역부족한 현실에 제자들에게 주인이신 하느님께 도움을 청하라 말씀하십니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이어 주님은 열두 제자를 가까이 부르시고 이들을 당신 추수밭의 일꾼으로 파견하십니다. 당신 스승의 역할과 치유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주시어 파견하십니다.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달라 하기에 앞서 내가 그 일꾼이 되도록 불림받았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하여 주님은 제자들에게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어 그것들을 쫓아내고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고쳐 주게 하십니다.
대림시기, 이사야의 예언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과 제자들의 기르침과 치유활동을 통해 실현되며, 똑같은 주님께서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 이 거룩한 미사에 참석한 우리를 통해 또 실현됩니다. 당대의 제자들은 물론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주님의 명령입니다.
“길 잃은 양들에게 가라.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여라. 1.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2.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3.나병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4.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여기 넷에 해당되지 않는 건강하고 자유로운 이는 아마도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모두가 넷에 포함될 것입니다. 죄가 많으니 병도 많은 세상입니다. 병마와 싸우는 병든 사람들로 가득한 세상입니다.
갖가지 병으로 앓는 이들은 얼마나 많으며, 영적으로 양심적으로 죽거나 죽어가는 이들은 얼마나 많으며, 영적 나병환자들은 얼마나 많으며, 세상 다양한 마귀들에 종이 되어 사는 이들은 또 얼마나 많겠는지요? 자유롭고 자연스런, 건강한 주체적인 사람들을 참 보기 힘든 세상입니다.
한마디로 참 스승이자 참 치유자이신 예수님을 떠나 스스로 자초한 자업자득의 결과입니다. 자유롭고 자연스런, 온전한 참 사람이 되는 길은 예수님과의 평생 우정뿐입니다. 주님과 깊어지는 우정과 더불어 우리의 배움도 날로 깊어지고 더불어 온전한 치유도 일어날 것입니다.
날마다 스승이자 치유자이신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를 가르치시며 치유해주십니다. 배움의 일상화, 치유의 일상화를 가능하게 하는 주님의 미사 은총입니다.
“행복하여라,
주님을 기다리는 이들 모두!”(이사30,18ㄷ).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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