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공현 대축일 후 금요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구세주, 그리스도 예수님
“우리를 가르치시고, 고치시고, 먹이시는 분”
“올곧은 이들에게는 어둠속에서 빛이 솟으리라.
주님은 너그럽고 자비로우시며 의로우시다.”(시편112,4)
2026.1.9. 주님 공현 대축일 후 금요일 미사중 시편 입당송도 우리를 올곧게 살도록 격려하고 위로합니다. 이어지는 본기도 역시 주님께 대한 우리의 믿음과 사랑을 북돋우는 아름다운 내용입니다.
“전능하신 하느님, 별의 인도로 구세주의 탄생을 알려 주셨으니, 저희가 언제나 구세주를 믿고, 구원의 신비를 깨닫게 하소서.”
구세주 그리스도 예수님 계시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만한 세상입니다. 우리는 2026년 병오년 연초에 참으로 하느님의 아름다운 선물 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1월5일 국민배우 안성기 사도요한의 선종입니다. 선종의 죽음을 통해 환히 드러나는 그의 선물같은 아름다운 생애입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았던 온화한 인품인지 정말 공부하는 마음으로 많이 배웠습니다. 더불어 생각나는 아름다운 사람이 2008년 선종한 선우경식 요셉 원장, 작년 2025년 선종한 유경촌 디모테오 주교입니다.
안성기 사도 요한을 <선배이자 스승이요 아버지처럼> 섬겼던 유명배우 이정재와 정우성은 가족처럼 상복을 입고 시종일관 빈소에 머물며 조문객을 맞이함으로 깊은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오늘 1월9일 명동대성당에서는 오전 8시 장례미사가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가톨릭교회는 물론 대한민국 온 국민에게 주신 <참 아름다운 선물> 국민배우 안성기 사도요한이요, 비록 세상을 떠났지만 주님 안에, 또 많은 이들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입니다. 참삶을 위한 옛 현자의 가르침도 좋습니다.
“도리를 지키고 사명을 충실히 했을 때, 하늘의 도움을 구할 자격이 생긴다.”<다산>
“군자는 평이한 곳에 머물면서 천명을 기다리고, 소인은 요행을 바라고 위험한 짓을 한다.”<중용>
어제는 수녀원에서 피정지도중이지만, 선물로 받은 <두 다리로 걸을 수 있을 때만 인생이다>라는 메시지가 참 유익하다 싶어 많은 시간을 내어 참 많은 분들과 나눴습니다. 두 다리로 걸을 수 있을 때는 물론 두 다리로 서있을 수 있을 때, 바로 직립인간 두발로 서서 양팔을 벌려 하늘 보고 만세 기도를 바칠 때 진짜 살아 있는 인생임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제가 2023년 8월15일, 성모승천대축일이자 광복절부터 기상전,후 만세칠창 바치기 올해로 4년째가 됩니다.
“하느님 만세!”
“예수님 만세!”
“성령님 만세!”
“대한민국-한반도 만세!”
“가톨릭교회 만세!”
“성모님 만세!”
“요셉수도원 만세!”
이보다 간절하고 절실한 기도는 없습니다. 간절하고 절실히 주님께 청할 때 살아 계신 주님을 만납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나병환자는 우리 가난하고 병든 불쌍한 보편적 인간실존을 상징합니다. 양상이나 정도의 차이일뿐 모두가 영육으로 병든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온몸에 나병이 걸린 병자는 구세주 예수님을 보자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청하니 그대로 가난과 겸손의 절정이요 저절로 터져나오는 간청입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병자의 간청에 감동하신 예수님은 즉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십니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그러자 곧 나병이 가십니다. 예수님의 가엾이 여기는 연민의 마음, 따뜻한 스킨쉽, 권능의 말씀이 하나된 삼박자 치유의 구원임을 깨닫습니다. 겸손하신 주님은 불필요한 호기심의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해 치유된 그에게 조용히 당부하십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고 율법에 따라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이고 모세가 명령한 대로 깨끗해진 것에 대한 예물을 바쳐 그들에게 증거가 되도록 당부하십니다. 기존의 율법을 존중하시며 절차에 충실하신, 참으로 디테일에 강한 친절하고 섬세하고 주님의 면모가 감동스럽습니다. 예수님은 우려하신대로 소문이 퍼져 많은 군중이 말씀도 듣고 병도 고치려 모여들자 잠시 멈추고 외딴곳으로 물러가 기도하십니다.
주님의 “외딴곳에서의 기도!”
반드시 보고 배워야 할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치시고, 고치시고, 먹이시는>, 바로 <교사로서, 의사로서, 영양사로서> 우리를 살리는 모든 활동의 원천이 바로 아버지와의 깊은 일치의 기도에 있음을 봅니다. 사도 요한은 바로 우리 모두에게 이런 예수님과 믿음의 일치를 간곡히 권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세상을 이기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는 사람이 아닙니까?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셨고, 그 생명이 당신 아드님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아드님을 모시고 있는 사람은 그 생명을 지니고 있고, 하느님의 아드님을 모시고 있지 않는 사람은 그 생명을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
참으로 예수님을 믿고 사랑하여 늘 모시고 일치의 삶을 살 때 비로소 영원한 생명을 지닌 진짜 삶임을 깨닫습니다. 호흡에 맞추어 끊임없이 예수님 이름을 부르며 예수님과의 일치를 깊이하는 “하느님의 아드님, 주 예수 그리스도님, 죄인인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기도의 수행도 참 생명의 삶에 좋은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살아있다고 다 살아 있는 것이 아니라, 참으로 주님을 믿고 사랑하며 모시고 주님과 하나되어 살아갈 때 영원한 생명의 참삶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주님은 날마다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를 <가르치시고 고치시고 먹이심으로> 우리를 전인적으로 살리십니다. 다음 아름다운 영성체송이 이를 요약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나타났네.
하느님이 당신 외아드님을 세상에 보내시어,
우리가 그분을 통하여 살게 해 주셨네.”(1요한4,9).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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