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 수요일. 이영근 아오스딩 신부님.
오늘부터 사순시기가 시작됩니다.
“너는 흙에서 나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양식을 먹을 수 있으리라.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가리라.”(창세 3,19)는 말씀을 되새겨 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는 ‘회개’를 <제2독서>에서는 ‘화해’를, <복음>에서는 ‘의로움’에 대한 말씀을 들려줍니다.
<제1독서>에서 예언자 요엘은 "옷이 아니라 마음을 찢어라. 주 너희 하느님에게 돌아오너라.”(요엘 2,13)라고 말합니다.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과 화해하고 은혜로운 구원의 날을 맞이하라.’고 합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위선자들처럼 자신의 의로움을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자선과 기도와 단식하지 말고, 숨어계신 하느님의 의로움으로 돌아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습니다. ‘회개’는 몸과 옷을 찢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찢는 뉘우침이며, 자신을 드러내는 의로움이 아니라 하느님에게로 ‘돌아옴’입니다.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회칙 <신앙의 빛>에서, ‘회개’를 “주님을 향해 거듭 되돌아가는”(13항) 것으로, “하느님의 자비로운 사랑에 우리 자신을 맡기며 ~하느님의 부르심에 따라 거듭해서 기꺼이 변모되려”(13항)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두 가지 사실을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회개’가 첫째는 ‘지속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며, 둘째는 ‘새로운 부르심에 대한 응답’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결국, ‘지속적인 회개’는 부르심에 대한 끊임없는 응답으로 지속됩니다. 이를 수도승들은 ‘제2서원’으로 삼아 살아갑니다.
이처럼, ‘회개’는 ‘뉘우침’이라는 내적현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돌아옴’이라는 외적 실행을 요청합니다. 곧 마음만 찢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로 돌아오는 행동의 요청이요, ‘새로운 부르심에 대한 삶’을 불러옵니다.
한편,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마태 6,1)
이는 의로움의 본질이 하느님 앞에 놓인 처지, 곧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임을 말해줍니다. 그러기에 하느님께서는 사람들 앞에 드러난 행동이나 결과를 보시는 것이 아니라, ‘마음 속’ 생각을 보십니다.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의로운 생활의 중심은 ‘자선’과 ‘기도’와 ‘단식’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의 의로움을 사람들에게 드러내고, 인정받고 칭찬받고 보상 받고자 했습니다. 그러니 우리도 그러고 있지는 않는지 보아야 할 일입니다. 진정, 우리는 겉모양이 그리스도인인 것이 아니라, 뼈 속에서부터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할 일입니다.)
그러니 늘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마태 6,6)의 현전을 마주하고 있어야 할 일입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마태 6,6)이시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희는 어둠이 아니지만 어둠과 놀면 어둠이 되고 말 것입니다. 또한 저희는 빛이 아니지만 빛 앞에 머무르면 빛의 옷을 입게 될 것입니다. 저희는 천사는 아니지만 하느님 앞에서 노래하고 하느님을 섬긴다면 천사 와 같이 될 수 있고, 마귀는 아니지만 마귀의 영을 따라 산다면 마귀 같은 사람이 되고 말 것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마태 6,1)
주님!
선을 과시하지 않고, 악을 거짓으로 치장하지 않게 하소서!
사람들 앞에서 의로움을 내세우지 않고,
숨어 계신 당신 앞에 다소곳이 머무르게 하소서.
마음의 단식으로 제 마음이 씻기어 지고
기도로 마음이 순결하게 하소서.
일상의 모든 삶이 당신의 영으로 벅차오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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