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호명환 가롤로 신부님.
CAC 매일묵상
알 수 없는 길을 신뢰하기!
CAC(Center for Action and Contemplation) 리처드 로어의 매일 묵상 - 2025년 12월 7일 일요일- 쉰 번째 주간 (호명환 번역): 은총의 은밀한 업적
참된 변화는 우리의 의식적인 통제 너머에서, 성령의 은총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리처드 로어의 매일 묵상
매일 묵상은 그리스도교 관상 전통에 뿌리를 두고 리처드 로어와 CAC 운영진, 그리고 객원 교수들의 묵상 글을 제공해 주어 우리의 영적 수양을 심화시켜 주고 우리로 하여금 이 세상에서 동정(compassion)을 구현하도록 도와줍니다.

리처드 로어 신부는 불확실함과 겉으로는 어둠처럼 보이는 시간 속에서도 어떻게 하느님을 신뢰하게 되었는지를 증언합니다:
저는 1970년에 신학교를 마치며, 제 사명은 모든 질문에 답을 갖추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깨달은 것은, 알지 못함과 때로는 알 필요조차 없음이 오히려 더 깊은 앎이며, 더 깊은 자비로 들어가는 길이라는 사실입니다. 이것이 바로 신비주의자들이 ‘죽음’이라 부르며 수많은 은유로 설명하는 본질적 전환일 것입니다. 아마도 예수님께서 사랑보다도 믿음을 더 크게 찬미하신 이유가 여기에 있고, 십자가의 성 요한이 믿음을 '빛나는 어둠'이라 부른 것도 같은 맥락일 것입니다. 물론 사랑은 최종 목적이지만, 어둠 속에서 더욱 깊이 신뢰하는 길이 바로 그 사랑에 이르는 참된 여정입니다. [1]
제 절친한 친구 제럴드 메이(Gerald May)는 십자가의 성 요한이 말한 '영혼의 어두운 밤'이라는 표현의 의미를 새롭게 밝혀주었습니다. 그는 하느님께서 영혼 안에서 은밀히, 그리고 어둠 속에서 일하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 신비와 하느님, 은총께서 결국 우리에게 요구하실 것을 온전히 알게 된다면, 우리는 그 과정을 스스로 주도하려 하거나 아예 멈추려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메이는 이렇게 기록합니다.
영혼의 어두운 밤은 참으로 선한 은총의 체험입니다. 그것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영적 과정으로, 우리를 집착과 강박에서 해방시키고 더 자유롭게 살며 사랑할 수 있도록 힘을 줍니다. 때로는 옛 방식을 내려놓는 일이 고통스럽고, 때로는 거의 무너지는 듯한 경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때문에 ‘어두운 밤’이라 부르는 것은 아닙니다. 이 밤의 어둠은 결코 불길한 것이 아니라, 해방이 우리의 지식과 이해 너머에서 은밀히, 감추어진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것은 신비롭게, 비밀스럽게, 그리고 우리의 의식적 통제 너머에서 일어납니다. [2]
아무도 자신의 죽음을 기꺼이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비록 그것이 거짓 자아의 죽음이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신비주의자들이 말하듯,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바라보지 않을 때, 즉 우리가 완전히 통제하지 못할 때 은밀히 우리의 환상을 허물어 가십니다. 우리는 이해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그러나 시간과 은총의 고요한 역사 안에서 앞으로 나아갑니다. "깊은 곳이 깊은 곳을 부른다. (너울이 너울을 부른다.)"(시편 42,8)라는 말씀처럼, 성령께서는 우리의 영과 깊은 공명을 이루시며 친밀히 다가오십니다. 끝없는 하느님의 '예'가 우리 안에서 더욱 깊은 '예'를 불러일으키는 것입니다. [3]
CAC의 핵심 교수진 중 한 사람인 제임스 핀리 선생은 이렇게 말합니다. 신비주의자는 "내가 무엇을 이루었는지 보라!"라고 말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신비주의자는 오히려 "사랑이 나에게 무엇을 이루었는지 보라! 이제 남은 것은 하느님의 친밀한 사랑이 나 자신 안에서 나 자신으로서 자신을 내어주시는 것뿐이다."라고 말하는 사람입니다. 이것이 바로 가난의 복됨입니다. 우리 안에서 하느님이 아닌 모든 것이 녹아 없어질 때, 우리는 마침내 우리가 이미 하느님처럼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당신의 무한한 아름다움을 우리 존재 자체로 선물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4]
우리 공동체 이야기
남반구에서는 사람들이 성탄과 여름 휴가를 준비하느라 분주합니다. 그 속에서 저는 짜증이 나고, 마음이 멀어진 듯하며, 조금은 질투심도 느끼곤 합니다. 저는 전통적인 휴가 기간에도 계속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림 시기의 묵상들을 읽으면서 제 안에 생명의 샘이 열렸습니다. 예수님께서 ‘내 안에 머물러라’(요한 15,4) 하신 말씀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그 말씀이 저의 짜증과 질투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게 해주었습니다. 묵상은 저에게 결코 하느님과 단절되지 않았음을 일깨워줍니다. 때로는 단절된 것처럼 느껴질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이 휴가 기간에 여러분 모두 평화를 누리시기를 기도합니다.
—Sarah B.
References
[1] Adapted from Richard Rohr, Things Hidden: Scripture as Spirituality, rev. ed. (Franciscan Media, 2022), 38.
[2] Gerald G. May, The Dark Night of the Soul: A Psychiatrist Explores the Connection Between Darkness and Spiritual Growth (HarperOne, 2004), 4–5.
[3] Adapted from Richard Rohr, Falling Upward: A Spirituality for the Two Halves of Life, rev. ed. (Jossey-Bass, 2024), 32.
[4] James Finley, Intimacy: The Divine Ambush (Center for Action and Contemplation, 2013). Available as MP3 audio download.
Image credit and inspiration: Laura Barbato, untitled (detail), 2020, photo, Italy, Unsplash. Click here to enlarge image. 창문에 서린 안개를 닦아내는 작은 몸짓은 곧 ‘영혼의 어두운 밤’ 속에 있다는 우리의 작은 표징이 됩니다. 그것은 ‘나는 여기 있습니다’라는 육화된 응답으로, 알 수 없음 속에서도 선명함을 향해 나아가려는 몸짓입니다. 그 옆에서 작고 한결같이 타오르는 촛불은, 겉으로는 계절이 환히 빛나더라도 우리의 내면이 그렇지 않을 때에도 성령께서 여전히 부드럽게 타오르고 계심을 일깨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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