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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들의 말씀

~ 대림 3주간 토요일 / 송영진 신부 ~

<12월 20일 강론>(2025. 12. 20. 토)(루카 1,26-38)


복음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6-38
26 여섯째 달에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로 보내시어,
27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28 천사가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하였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29 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30 천사가 다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31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32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분의 조상 다윗의 왕좌를 그분께 주시어,
33 그분께서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34 마리아가 천사에게,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자,
35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
36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였다.
아이를 못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37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38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의 복음강론
 

『하느님은 ‘찾아오시는 분’이 아니라 ‘현존하시는 분’입니다.』

1)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라는 말과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라는 말은 사실상 ‘같은 말’이고, 여기서는 “하느님께서 너를 선택하셔서 너에게 특별한 임무를 맡기셨다. 그러니 ‘기쁨으로’ 그 임무를 받아들여라.” 라는 뜻입니다.



이 말은, 마리아에게 주어진 ‘부르심’인데, 명령이 아니라 권고입니다. 천사의 말에는, 하느님께서 특별히 선택하신 것과 ‘특별한 임무’를 맡기신 것은, 마리아에게 ‘큰 은총’을 주신 일이라는 뜻도 들어 있습니다. 마리아가 받은 임무는 과제가 아니라 은총이라는 것입니다.
<만일에 마리아가 ‘은총’이라는 생각을 못하고 ‘과제’ 라는 생각만 했다면, 기뻐하지 못했을 것이고, 몹시 부담스러워하고 힘들어 했을 것입니다.>

2) 예수님의 ‘탄생 시점’에서만 생각하면, 또 당시 사람들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면, ‘메시아 강생’은 ‘하느님께서 우리 가운데로 오신 일’입니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메시아 강생’은 처음부터 인간들과 함께 계셨던 하느님께서 당신의 모습을 드러내신 일이고, 인간들이 하느님의 현존을 깨닫고, 믿게 된 일입니다.



사실 하느님은 언제나 항상 인간들과 함께 계시는 분입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앞으로도 영원히...... 하느님께서는 인간들을 떠나신 적이 없습니다. 인간들이 하느님을 떠나 있었을 뿐입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찾아오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살아 계시는 분, 우리 안에 현존하시는 분’입니다.


그러니 하느님께서 우리를 찾아오신다고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떠나신 적이 없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찾아오시는 하느님을 알아보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현존하시는 하느님을 알아보아야 합니다.>

3)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라는 마리아의 말과 즈카르야의 “제가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루카 1,18)” 라는 말은, 겉으로는 비슷하게 보이지만, 뜻이 완전히 다릅니다. 마리아의 말은, “그런 일이 이루어지려면 제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요셉과 결혼해야 합니까?”) 라는 뜻입니다.



즈카르야의 말은, “제가 믿을 수 있도록 표징을 보여 주십시오.” 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마리아의 말은,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응답하는 말이고, 즈카르야의 말은, 천사가 전하는 소식을 믿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이 해석은 천사의 대답을 근거로 한 해석입니다.>


천사가 마리아에게 한 말은, “네가 따로 특별히 할 일은 없다. 하느님께서 직접 하실 것이다.” 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말은 ‘예수님 잉태’에 관해서 한 말이고, 잉태 후에 마리아가 ‘어머니로서’ 하게 될 일들까지 포함하는 말은 아닙니다. 출산과 양육, 그리고 그 후에 겪게 될 온갖 고난들은 어머니의 몫입니다.

4)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는,

“마치 종이 주인에게 복종하는 것처럼 ‘주님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주님의 뜻’이 저를 통해서 이루어지기를 저도 원합니다.”입니다. 이 말은, 인류 구원이라는 하느님의 뜻과 계획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전적으로 헌신하고 동참하겠다는 응답입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라는 말은,
천사가 마리아의 응답을 기다렸음을 나타냅니다. ‘메시아 강생’은 하느님께서 일방적으로 하신 일이 아니라, 마리아의 협력을 통해서 이루어진 일입니다. 따라서 가브리엘 천사가 나타나서 ‘하느님의 뜻’을 전한 일은 일방적인 통보가 아니라, 마리아의 동의를 구한 일입니다.


<하느님의 구원 사업 전체가 인간의 참여와 협력으로 이루어지고 완성됩니다. 우리 교회는 그것에 대해서, “하느님께서는 인간 없이 세상을 창조하셨지만, 인간 없이 창조 사업을 완성하는 것은 바라지 않으신다.” 라고 표현합니다. ‘나의 구원’도 주님께서 일방적으로 하시는 일이 아닙니다. 내가 능동적으로, 또 적극적으로 응답하고 동참해야만 이루어지고 완성되는 일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송영진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