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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들의 말씀

~ 주님 세례 축일 / 송영진 신부 ~

<주님 세례 축일 강론>(2026. 1. 11.)(마태 3,13-17)


복음
<세례를 받으신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영이 당신 위로 내려오시는 것을 보셨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3,13-17
13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려고
갈릴래아에서 요르단으로 그를 찾아가셨다.
14 그러나 요한은 “제가 선생님께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선생님께서 저에게 오시다니요?” 하면서 그분을 말렸다.
15 예수님께서는 “지금은 이대로 하십시오.
우리는 이렇게 해서 마땅히 모든 의로움을 이루어야 합니다.” 하고 대답하셨다.
그제야 요한이 예수님의 뜻을 받아들였다.
16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오셨다.
그때 그분께 하늘이 열렸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영이 비둘기처럼 당신 위로 내려오시는 것을 보셨다.
17 그리고 하늘에서 이렇게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의 복음강론



『“이렇게 해서 마땅히 모든 의로움을 이루어야 합니다.”』

1) 이 이야기는, 두 가지 중요한 사건, 즉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신 일과 하느님께서 예수님의 신원을 직접 보증하고 선포하신 일을 전해 주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예수님은 하느님께서 보내신 메시아’ 라는 증언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이렇게 해서 마땅히 모든 의로움을 이루어야 합니다.” 라는 말씀은, “내가 세례를 받는 것은 ‘아버지의 뜻과 계획’을 이루기 위한 것입니다.” 라는 뜻이고, 그 뜻과 계획에 순종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신 말씀입니다.


‘모든 의로움’이라는 말은, 인류 구원에 대한 하느님의 뜻과 계획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죄 없으신’ 예수님께서 죄를 씻는 ‘회개의 세례’를 받으신 일은, ‘죄 없으신’ 예수님께서 죄인의 모습으로 십자가에 못 박히신 일에 곧바로 연결되는데, 두 일은 사실상 하나의 일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세례’는 십자가 수난의 서막과도 같은 일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수난과 죽음은, 인류의 죄를 대신 속죄하기 위해서 당신의 목숨을 속죄 제물로 내주신 일입니다.

2) 하늘에서 들려온,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라는 말씀은, “이는 내가 직접 보낸 메시아다.” 라는 하느님의 공식 선포입니다.
<이 이야기는, 하느님의 선포를 직접 들었다는 제자들의 증언입니다. 그때는 아직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시기 전이었으니까 ‘예수님의 제자들’은 없었지만, 세례자 요한이 하느님의 말씀을 들었고(요한 1,33), 또 요한의 제자였다가 나중에 예수님의 제자가 된 이들도 그 말씀을 들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나중에 한 번 더 똑같은 선포를 하셨습니다.
높은 산에서 예수님께서 거룩하고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모하셨을 때, 하느님께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라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마태 17,5).


그 말씀은 베드로, 야고보, 요한 사도가 들었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그 일에 대해서 이렇게 증언합니다.
“우리가 여러분에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권능과 재림을 알려 줄 때, 교묘하게 꾸며 낸 신화를 따라 한 것이 아닙니다. 그분의 위대함을 목격한 자로서 그리한 것입니다.


그분은 정녕 하느님 아버지에게서 영예와 영광을 받으셨습니다. 존귀한 영광의 하느님에게서,
‘이는 내 아들, 내가 사랑하는 이, 내 마음에 드는 이다.’ 하는 소리가 그분께 들려왔을 때의 일입니다. 우리도 그 거룩한 산에 그분과 함께 있으면서, 하늘에서 들려온 그 소리를 들었습니다(2베드 1,16-18).”


<이 말은, 자신의 증언은 지어낸 말이 아니라, 직접 보고 직접 들은 것에 대한 증언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3) 세례를 받으신 예수님께 성령이 내려오셨다는 증언은, 하느님의 구원사업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라는 증언입니다. 즉 인류 구원사업은, 성부, 성자, 성령이 하나로 일치해서 하시는 일이라는 증언입니다.

4)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신 일을,

우리는 보통 “사람들에게 모범을 보이신 일”이라고 해석합니다. 신앙인은 예수님께서 가시는 길을 그대로 뒤따라가는 사람입니다. 예수님은 신앙인들이 걸어가야 할 길을 당신이 먼저, 또 당신이 직접 걸어가신 분입니다.


‘예수님의 세례’도 그렇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신앙인들이 ‘죄를 씻는 회개의 세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죄 없으신 분’인데도 당신이 먼저 그 세례를 받으셨다는 것입니다.

5) 예수님께서 당신의 십자가를 ‘세례’로 표현하신 적이 있는데(루카 12,50), 그렇다면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실 때 이미 십자가 수난을 생각하셨을 것이라고(십자가의 길을 걷기 시작하신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받은 세례도 ‘십자가의 길’의 시작입니다.



그런데 십자가는 세례성사의 목적지가 아니라, 목적지까지 가는 방법입니다(마태 16,24). 우리가 세례를 받은 것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구원과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신앙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겪는 십자가는, 운동선수들이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 열심히 수행하는 훈련 같은 것입니다(1코린 9,25).


<세례성사를 통해서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난다고 표현할 때가 많은데, 원래 모든 사람은 다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따라서 세례성사는, 하느님의 자녀가 아닌 사람을 하느님의 자녀로 만드는 성사가 아니라, 하느님의 자녀가 아닌 상태로 살고 있는 사람을 하느님의 자녀로 회복시켜 주는 성사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송영진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