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19일 목요일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제1독서
<주 하느님께서 예수님께 조상 다윗의 왕좌를 주시리라(루카 1,32 참조).>
▥ 사무엘기 하권의 말씀입니다.7,4-5ㄴ.12-14ㄱ.16
그 무렵 4 주님의 말씀이 나탄에게 내렸다.
5 “나의 종 다윗에게 가서 말하여라. ‘주님이 이렇게 말한다.
12 너의 날수가 다 차서 조상들과 함께 잠들게 될 때,
네 몸에서 나와 네 뒤를 이을 후손을 내가 일으켜 세우고,
그의 나라를 튼튼하게 하겠다.
13 그는 나의 이름을 위하여 집을 짓고,
나는 그 나라의 왕좌를 영원히 튼튼하게 할 것이다.
14 나는 그의 아버지가 되고 그는 나의 아들이 될 것이다.
16 너의 집안과 나라가 네 앞에서 영원히 굳건해지고,
네 왕좌가 영원히 튼튼하게 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아브라함은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였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4,13.16-18.22
형제 여러분, 13 세상의 상속자가 되리라는 약속은
율법을 통해서가 아니라 믿음으로 얻은 의로움을 통해서
아브라함과 그 후손들에게 주어졌습니다.
16 그러한 까닭에 약속은 믿음에 따라 이루어지고 은총으로 주어집니다.
이는 약속이 모든 후손에게, 곧 율법에 따라 사는 이들뿐만 아니라
아브라함이 보여 준 믿음에 따라 사는 이들에게도 보장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우리 모두의 조상입니다.
17 그것은 성경에
“내가 너를 많은 민족의 조상으로 만들었다.”라고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아브라함은 자기가 믿는 분, 곧 죽은 이들을 다시 살리시고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하도록 불러내시는 하느님 앞에서
우리 모두의 조상이 되었습니다.
18 그는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
“너의 후손들이 저렇게 많아질 것이다.” 하신 말씀에 따라
“많은 민족의 아버지”가 될 것을 믿었습니다.
22 바로 그 때문에 “하느님께서 그 믿음을 의로움으로 인정해 주신”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하였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16.18-21.24ㄱ
16 야곱은 마리아의 남편 요셉을 낳았는데,
마리아에게서 그리스도라고 불리는 예수님께서 태어나셨다.
18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렇게 탄생하셨다.
그분의 어머니 마리아가 요셉과 약혼하였는데,
그들이 같이 살기 전에 마리아가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한 사실이 드러났다.
19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남모르게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작정하였다.
20 요셉이 그렇게 하기로 생각을 굳혔을 때,
꿈에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말하였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21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24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찬미예수님
동창 신부님 중에 존경하는 신부님이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저는 그 신부님의 신발 끈도 풀어드릴 자격도 없습니다. 먼저 사목의 방향입니다. 저는 어쩌면 늘 양지에서 있었다면 신부님은 음지에서 지냈습니다. 저는 교구청이 있는 명동에서 8년을 지냈습니다. 캐나다와 미국을 포함해서 해외에서 10년을 지내고 있습니다. 교회의 사랑을 넘치도록 받았습니다. 신부님은 10년 동안 교정 사목에 헌신했습니다.
신부님은 재소자는 물론 출소자를 위해 사목도 했습니다. 출소자를 위한 건물을 마련해서 함께 지냈습니다. 저는 하루 지냈는데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출소자를 위해 ‘은행’도 개설했습니다. 출소자들이 갱생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려고 했습니다. 재소자들을 위해 음악회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더 낮은 곳인 고시원으로 갔습니다. 직접 고시원의 작은 방 한 칸을 얻어서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주 예수님을 ‘임마누엘’이라고 부릅니다. 임마누엘은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라는 뜻입니다. 신부님은 고시원에 사는 분들을 위해서 밥도 하고, 미사를 봉헌하고, 소풍도 갔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식사하시고, 복음을 전하셨던 그 모습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신부님을 보면 ‘내 발을 씻기신 예수’라는 성가가 떠오릅니다. 성가는 이렇습니다.
“그리스도 나의 구세주/ 참된 삶을 보여주셨네/ 가시밭길 걸어갔던 생애/ 그분은 나를 위해 십자가를 지셨네/ 죽음 앞둔 그분은/ 나의 발을 씻기셨다네/ 내 영혼이 잊지 못할 사랑/ 그 모습 바로 내가 해야 할 소명/ 주여, 나를 보내주소서/ 당신이 아파하는 곳으로/ 주여, 나를 보내주소서/ 당신 손길 필요한 곳에/ 먼 훗날 당신 앞에 나설 때/ 나를 안아주소서”
신학생 때 저는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하지만 사제가 된 후에 그 노래의 삶을 제대로 살지 못했습니다. 신부님을 보면 ‘임 쓰신 가시관’이라는 성가가 떠오릅니다. “임은 전 생애가 마냥 슬펐기에/ 임 쓰신 가시관을 나도 쓰고 살으리다/ 임은 전 생애가 마냥 슬펐기에/ 임 쓰신 가시관을 나도 쓰고 살으리다/ 이 뒷날 임이 보시고 날 닮았다 하소서/ 이 뒷날 나를 보시고 임 닮았다 하소서/ 이 세상, 다 할 때까지 당신만 따르리라”
저는 신학생 때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하지만 사제가 된 후에 그 노래의 삶을 제대로 살지 못했습니다. 존경하는 동창 신부님은 사제가 된 후 35년 동안 신학생 때 불렀던 그 노래의 삶을 충실하게 살고 있습니다.
오늘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이신 성 요셉 대축일입니다. 성 요셉은 말이 많은 분이 아닙니다. 성경에도 요셉의 말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요셉은 말없이 책임졌고, 끝까지 함께했고, 자기 생각보다 하느님의 뜻을 먼저 선택한 분입니다. 약혼한 마리아가 임신한 사실을 알았을 때, 요셉은 법대로 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셉은 마리아가 상처받지 않도록 조용히 물러나려 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요셉은 충분히 의로운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요셉에게 한 걸음 더 가라고 하십니다. 법대로가 아니라, 하느님의 뜻대로 살라고 하십니다. 요셉은 그 부르심에 응답하여 마리아를 받아들이고, 예수님을 자기의 아들로 품습니다. 신앙은 혼자 잘 살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은 누군가의 손을 잡아 주는 것이고, 누군가의 짐을 함께 들어 주는 것입니다. 요셉 성인은 어린 예수님의 손을 잡아 주었고, 예수님은 그 손의 기억 안에서 자라셨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들 또한 요셉 성인의 삶을 따라서 나의 뜻보다는 하느님의 뜻을 먼저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오늘 요셉 성인의 축일을 지내면서 모든 것을 마음에 품고, 하느님의 뜻대로 살았던 요셉 성인을 생각합니다. 요셉 성인이 가졌던 ‘영성’을 배운다면 우리는 다가오는 도전을 이겨내고, 참된 기쁨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성 요셉 대축일을 지내며, 저는 존경하는 동창 신부님의 삶을 통해 다시 한번 요셉 성인을 만납니다.
그리고 저의 사제직을 돌아봅니다. 성 요셉의 전구로, 사랑하는 동창 신부님이 늘 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우리도 각자의 자리에서 조용히, 그러나 충실하게 하느님의 뜻을 살아갈 수 있기를 청합니다.
“약속은 믿음에 따라 이루어지고 은총으로 주어집니다. 이는 약속이 모든 후손에게, 곧 율법에 따라 사는 이들뿐만 아니라 아브라함이 보여준 믿음에 따라 사는 이들에게도 보장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조재형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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