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4주간 월요일. 백재욱 스테파노 신부님
“어떤 여자가 불결한 기간이 끝났는데도 피를 흘리면, 피를 흘리는 동안 내내 그 여자는 부정하다”(레위 15,25).
유다인들은 이 규정 때문에 하혈하는 여인을 부정한 존재로 여겼고 그와 닿는 사람조차 부정하게 여겼습니다.
이는 오늘 복음에 나오는, 열두 해 동안 혈루증을 앓는 여인이 겪었을 사회적 단절을 짐작하게 합니다.
이 내면의 고통은 그가 겪은 육체적 고통을 훨씬 뛰어넘었을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고통을 누구와도 나눌 수 없다는 사실은 죽음과 같은 고독한 삶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여인은 아주 소심한 용기를 냅니다. 아니, 사실은 엄청난 용기였을지도 모릅니다.
여인의 마음을 상상해 봅니다. 여인은 예수님의 뒤로 다가갑니다. 그리고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조심스럽게 그분의 옷자락 술에 손을 댑니다.
질끈 감은 눈을 떴을 때, 예수님께서 돌아서시어 자신을 바라보고 계심을 느낍니다. “딸아, 용기를 내어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마태 9,22).
예수님의 말씀처럼 여인을 구원으로 이끈 결정적 요인은 그분께서 입고 계시던 ‘겉옷’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여인의 용기 있는 ‘믿음’이었습니다.
우리도 삶에서 간절히 바라는 것이 있을 때, ‘겉옷’에 초점을 맞추기 쉽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내 안의 ‘믿음’입니다. 그 믿음으로 우리는 예수님을 만나게 되고, 참된 구원을 맛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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