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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경호(프란치스코) OFM

~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 기경호 신부님 ~

2025년 11월 9일 주일 (백)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에제 47,1-2.8-9.12; 1코린 3,9ㄴ-11.16-17; 요한 2,13-22

 

제1독서

<성전 오른편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보았노라. 그 물이 가는 곳마다 모든 이가 구원되리라(따름 노래 “성전 오른편에서”).>
▥ 에제키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47,1-2.8-9.12
그 무렵 천사가 1 나를 데리고 주님의 집 어귀로 돌아갔다. 이 주님의 집 정면은 동쪽으로 나 있었는데, 주님의 집 문지방 밑에서 물이 솟아 동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그 물은 주님의 집 오른쪽 밑에서, 제단 남쪽으로 흘러내려 갔다.
2 그는 또 나를 데리고 북쪽 대문으로 나가서, 밖을 돌아 동쪽 대문 밖으로 데려갔다. 거기에서 보니 물이 오른쪽에서 나오고 있었다.
8 그가 나에게 말하였다. “이 물은 동쪽 지역으로 나가, 아라바로 내려가서 바다로 들어간다. 이 물이 바다로 흘러들어 가면, 그 바닷물이 되살아난다. 9 그래서 이 강이 흘러가는 곳마다 온갖 생물이 우글거리며 살아난다. 이 물이 닿는 곳마다 바닷물이 되살아나기 때문에, 고기도 아주 많이 생겨난다. 이렇게 이 강이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이 살아난다.
12 이 강가 이쪽저쪽에는 온갖 과일나무가 자라는데, 잎도 시들지 않으며 과일도 끊이지 않고 다달이 새 과일을 내놓는다. 이 물이 성전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 과일은 양식이 되고 잎은 약이 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여러분은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 3,9ㄷ-11.16-17
형제 여러분, 9 여러분은 하느님의 건물입니다.
10 나는 하느님께서 베푸신 은총에 따라 지혜로운 건축가로서 기초를 놓았고, 다른 사람은 집을 짓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집을 지을지 저마다 잘 살펴야 합니다. 11 아무도 이미 놓인 기초 외에 다른 기초를 놓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 기초는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16 여러분이 하느님의 성전이고 하느님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모릅니까? 17 누구든지 하느님의 성전을 파괴하면 하느님께서도 그자를 파멸시키실 것입니다. 하느님의 성전은 거룩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바로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예수님께서 성전이라고 하신 것은 당신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3-22
13 유다인들의 파스카 축제가 가까워지자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에 올라가셨다.
14 그리고 성전에 소와 양과 비둘기를 파는 자들과 환전꾼들이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15 끈으로 채찍을 만드시어 양과 소와 함께 그들을 모두 성전에서 쫓아내셨다. 또 환전상들의 돈을 쏟아 버리시고 탁자들을 엎어 버리셨다.
16 비둘기를 파는 자들에게는, “이것들을 여기에서 치워라.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 하고 이르셨다. 17 그러자 제자들은 “당신 집에 대한 열정이 저를 집어삼킬 것입니다.”라고 성경에 기록된 말씀이 생각났다.
18 그때에 유다인들이 예수님께, “당신이 이런 일을 해도 된다는 무슨 표징을 보여 줄 수 있소?” 하고 말하였다.
19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20 유다인들이 말하였다. “이 성전을 마흔여섯 해나 걸려 지었는데, 당신이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는 말이오?” 21 그러나 그분께서 성전이라고 하신 것은 당신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
22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신 뒤에야,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신 것을 기억하고, 성경과 그분께서 이르신 말씀을 믿게 되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말씀의 씨앗 Semina Verbi: 11.9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참 성전으로 사는 길

 

오늘 우리는 ‘도시와 온 세상의 모든 교회의 어머니이자 으뜸’(교황 인노첸시오 1세) 성전인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을 지냅니다. 오늘의 말씀은 하느님의 성전이 생명의 은총이 흘러나오는 구체적이고 성사적인 표징임을 밝혀 줍니다.

 

첫째 독서에서 예언자는 “주님의 집 문지방 밑에서 물이 솟아 동쪽으로 흐르는 것”을 봅니다.

“성전 문지방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그리스도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새 생명의 은총을 예표합니다.”(오리게네스) 그 강이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이 살아납니다.”(47,9)

 

 “그 강가에는 잎이 시들지 않고 과일도 끊이지 않는 온갖 과일나무들이 자라며, 그 과일은 양식이 되고 잎은 약이 됩니다.”(47,12) ‘성전’과 ‘물’은 생명과 쇄신의 상징입니다. 유엔이 밝히듯 전 세계 육지의 약 40%가 가뭄으로 고통받는 이때, 성전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생태적 회심을 요구합니다. 교회는 하느님의 생명을 세상에 흘려보내는 샘이어야 합니다.

 

둘째 독서는 이렇게 일깨웁니다.

“여러분은 하느님의 건물입니다.

아무도 예수 그리스도 외에 다른 기초를 놓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하느님의 성전이고, 하느님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계십니다.”(1코린 3,9-16)

 

여기서 ‘건물’과 ‘성전’은 교회 공동체를 뜻합니다. 라테라노 대성전은 이러한 교회의 눈에 보이는 상징입니다. 오늘날 전 세계 부채가 약 300조 달러에 이르고, 빈부 격차는 사상 최대에 달했습니다.

 

그 가운데 교회는 특권이 아니라 연대와 봉사의 건축물로 세워져야 합니다. 라테라노 대성전은 단지 석재의 집이 아니라, 세상의 상처를 치유하는 ‘하느님의 집’으로 살아 움직여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예루살렘 성전에 올라가시어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요한 2,16)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이 성전을 허물어라.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2,19) 하시는데, 복음사가는 “그분께서 성전이라고 하신 것은 당신의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2,21)고 덧붙입니다.

 

‘성전’은 그리스도 자신과 그분 안에서 하나 된 교회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이 곧 새 성전이며, 그 안에서 하느님께 참된 예배가 드려집니다.”(성 예로니모)

 

오늘날 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지수에서 70개국 이상이 100점 만점에 50점 미만을 기록할 정도로 정치와 경제의 신뢰가 무너진 현실에서, 예수님의 행동은 신앙 공동체의 정화와 성전의 거룩함을 되찾으라는 부르심입니다.

 

이 축일은 세 가지 현실을 묵상하게 합니다.

첫째, 생명을 낳는 ‘성전의 물’,

둘째, 성령께서 머무시는 ‘거룩한 건물로서의 공동체’,

셋째, 세상의 죄를 씻고 새 인류를 세우시는 ‘성전이신 그리스도’.

라테라노 대성전의 봉헌은 이 세 가지가 하나로 모인 신비를 드러냅니다.

 

오늘의 교회는 생태적 회심을 실천하며, 국제에너지기구가 지적하듯 전 세계 탄소 배출의 38%를 차지하는 건축 분야에서도 지속 가능한 변화를 이끌어야 합니다.

또한 세계 인구의 상위 10%가 전체 부의 70%를 차지하는 현실에서, 교회는 ‘가난한 이들의 교회’로서 경제적 연대를 이루어야 합니다.

 

그리고 복음 정신에 따라 신앙의 집을 ‘장사하는 집’이 아니라 ‘기도의 집’으로 지켜야 합니다. 우리 모두 현실을 직시하며 살아있는 성전으로 살아야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기경호프란치스코 of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