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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11일 연중 32주간 화요일
지혜 2,23-3,9; 루카 17,7-10 제1독서 <어리석은 자들의 눈에는 의인들이 죽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은 평화를 누리고 있다.> ▥ 지혜서의 말씀입니다.2,23―3,9 23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불멸의 존재로 창조하시고 당신 본성의 모습에 따라 인간을 만드셨다. 24 그러나 악마의 시기로 세상에 죽음이 들어와 죽음에 속한 자들은 그것을 맛보게 된다. 3,1 의인들의 영혼은 하느님의 손안에 있어 어떠한 고통도 겪지 않을 것이다. 2 어리석은 자들의 눈에는 의인들이 죽은 것처럼 보이고 그들의 말로가 고난으로 생각되며 3 우리에게서 떠나는 것이 파멸로 여겨지지만 그들은 평화를 누리고 있다. 4 사람들이 보기에 의인들이 벌을 받는 것 같지만 그들은 불사의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5 그들은 단련을 조금 받은 뒤 은혜를 크게 얻을 것이다. 하느님께서 그들을 시험하시고 그들이 당신께 맞갖은 이들임을 아셨기 때문이다. 6 그분께서는 용광로 속의 금처럼 그들을 시험하시고 번제물처럼 그들을 받아들이셨다. 7 그분께서 그들을 찾아오실 때에 그들은 빛을 내고 그루터기들만 남은 밭의 불꽃처럼 퍼져 나갈 것이다. 8 그들은 민족들을 통치하고 백성들을 지배할 것이며 주님께서는 그들을 영원히 다스리실 것이다. 9 주님을 신뢰하는 이들은 진리를 깨닫고 그분을 믿는 이들은 그분과 함께 사랑 속에 살 것이다. 은총과 자비가 주님의 거룩한 이들에게 주어지고 그분께서는 선택하신 이들을 돌보시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7,7-10 그때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7 “너희 가운데 누가 밭을 갈거나 양을 치는 종이 있으면, 들에서 돌아오는 그 종에게 ‘어서 와 식탁에 앉아라.’ 하겠느냐? 8 오히려 ‘내가 먹을 것을 준비하여라. 그리고 내가 먹고 마시는 동안 허리에 띠를 매고 시중을 들어라. 그런 다음에 먹고 마셔라.’ 하지 않겠느냐? 9 종이 분부를 받은 대로 하였다고 해서 주인이 그에게 고마워하겠느냐? 10 이와 같이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말씀의 씨앗 Semina Verbi: 연중 32주 화요일 보상을 바라지 않는 섬김 지혜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불멸의 존재로 창조하시고, 당신 본성의 모습에 따라 인간을 만드셨다”(2,23). ‘불멸’은 부패와 불의를 넘어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한다는 뜻을 지닙니다. 본문은 ‘의로움’과 죽음을 가져온 악마의 시기를 대조합니다. 오늘날 전쟁과 경제적 불평등, 생태적 파괴가 정의를 짓밟는 현실에서 이 말씀은 신앙의 저항이 됩니다. 2025년 세계평화지수(Global Peace Index)에 따르면 55개 이상의 나라가 여전히 분쟁 중이며, 1억 2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지혜서는 이런 죽음의 현실 한가운데에서도 ‘부패하지 않는 생명’의 약속을 바라보라고 초대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도 분부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라”(루카 17,10). 여기서 ‘쓸모없다’(ἀχρεῖος)는 표현은 자기를 비하하는 말이 아니라, 자신을 소유하지 않는 자유를 뜻합니다. 성과와 경쟁, 자기확신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현대 문화에서 이 말씀은 인간 중심적 자만심을 부수는 선언입니다. “모든 일을 다 이룬 종은 상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의 기쁨은 자유로운 마음으로 주님을 섬기는 데 있습니다.”(성 아우구스티누스, 설교 299D) 복음적 섬김은 사회적 인정이나 감정적 보상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참된 자유는 계산하지 않고,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랑 속에 있습니다.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이러한 정신을 철저히 살았습니다. 그는 인준받지 않은 수도규칙에서 “아무도 장상이라고 부르지 말고, 모두가 똑같이 작은 형제들이라 부를 것입니다”(6,3)라고 권고합니다. 그에게 ‘작음(minoritas)’은 겸손의 전략이 아니라 하느님과 세상을 대하는 관계의 방식이었습니다. 작은 형제는 권력이나 공로를 쌓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을 비워 창조주의 선하심을 드러냅니다. 그의 순종은 상을 바라는 복종이 아니라, 사랑에서 우러난 전적인 맡김이었습니다. 오늘날 노동이 생산성으로 평가되고 인간의 존엄이 경제적 유용성으로 판단되는 시대에, 복음과 프란치스코의 메시지는 철저히 반문화적입니다. 2024년 국제노동기구(ILO)의 통계에 따르면, 7억 명 이상이 불안정한 노동환경에서 일하고 있으며, 청년의 60%가 자신의 일이 의미 없다고 느낀다고 합니다. 이러한 ‘목적의 위기’는 섬김의 영적 차원을 상실한 결과입니다. 신앙은 인간의 노력을 부정하지 않지만, 성공을 우상화하는 마음을 정화합니다. 보상을 바라지 않고 섬긴다는 것은 하느님의 창조적 자유에 참여하는 길입니다. 지혜서는 의로움이 부패하지 않는 생명으로 인도한다고 가르치고, 예수님께서는 그 생명의 구체적인 형태를 ‘보상을 바라지 않는 섬김’으로 보여주셨습니다. 성 프란치스코는 이를 자신의 삶 전체로 실천하며, 그 정신을 모든 피조물과의 형제적 관계로 확장했습니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이미 1.5℃ 상승한 기후 위기의 이 시대에, 프란치스코의 ‘무소유적 섬김의 영성’은 깊이 있는 생태적 응답이 됩니다. 소유하지 않고 돌보며, 지배하지 않고 사랑하는 것이 바로 하느님 나라의 논리입니다. ‘쓸모없는 종’이라 고백하는 이가 바로 충실한 종이신 그리스도와 일치하며, 그분의 겸손 안에서 세상은 새로워집니다. 섬김은 곧 하느님의 불멸의 생명에 참여하는 가장 구체적인 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기경호프란치스코 of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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