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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경호(프란치스코) OFM

~ 연중 제 28주간 토요일 - 성 루가 복음 사가 축일 / 기경호 신부님 ~

 
2025년 10월 18일 토요일 (홍) 성 루카 복음사가 축일
(2티모 4,10-17ㄴ; 루카 10,1-9)


제1독서
<루카만 나와 함께 있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티모테오 2서 말씀입니다.4,10-17ㄴ
사랑하는 그대여,
10 데마스는 현세를 사랑한 나머지 나를 버리고 테살로니카로 가고,
크레스켄스는 갈라티아로, 티토는 달마티아로 갔습니다.
11 루카만 나와 함께 있습니다.
마르코는 내 직무에 요긴한 사람이니 함께 데리고 오십시오.
12 티키코스는 내가 에페소로 보냈습니다.
13 올 때, 내가 트로아스에 있는 카르포스의 집에 두고 온 외투와 책들,
특히 양피지 책들을 가져오십시오.
14 구리 세공장이 알렉산드로스가 나에게 해를 많이 입혔습니다.
주님께서 그의 행실대로 그에게 갚으실 것입니다.
15 그대도 그를 조심하십시오. 그는 우리의 말에 몹시 반대하였습니다.
16 나의 첫 변론 때에 아무도 나를 거들어 주지 않고, 모두 나를 저버렸습니다.
그들에게 이것이 불리하게 셈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17 그러나 주님께서는 내 곁에 계시면서 나를 굳세게 해 주셨습니다.
나를 통하여 복음 선포가 완수되고
모든 민족들이 그것을 듣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0,1-9
그때에 1 주님께서는 다른 제자 일흔두 명을 지명하시어,
몸소 가시려는 모든 고을과 고장으로 당신에 앞서 둘씩 보내시며,
2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3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4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5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
6 그 집에 평화를 받을 사람이 있으면 너희의 평화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르고,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7 같은 집에 머무르면서 주는 것을 먹고 마셔라.
일꾼이 품삯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 집 저 집으로 옮겨 다니지 마라.
8 어떤 고을에 들어가든지 너희를 받아들이면 차려 주는 음식을 먹어라.
9 그곳 병자들을 고쳐 주며,
‘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에게 가까이 왔습니다.’ 하고 말하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말씀의 씨앗 Semina Verbi: 4.18 성 루카 복음사가 축일 


하느님만으로 기쁨과 희망을 선포함


오늘의 말씀은 복음 선포의 위엄과 현실 앞에서의 연약함 속에 깃든 하느님의 동행을 묵상하도록 초대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그의 마지막 고백에서, “데마스는 현세를 사랑하여 나를 버리고 테살로니카로 갔다”(2티모 4,10)고 하면서도 절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주님께서 내 곁에 계시면서 나를 굳세게 해주셨다”(4,17)고 하며, 하느님의 지속적 돌보심과 지지를 고백합니다. 교부 요한 크리소스토무스는 이 구절을 두고, 바오로가 인간에게서 버림받았을 때조차 성령께서 “그를 버리지 않으셨다”고 해석하며, 그가 고통 가운데서도 말씀을 전하는 사명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강조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일흔두 명의 제자를 둘씩 짝지어 파견하시며,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지팡이도 지니지 말라”(루카 10,4)고 하십니다. 무릇 복음을 선포하는 이는 오직 주님께 의지하여 주님의 능력으로 걸어가야 합니다. 제자들은 파견된 곳에서 예수님의 현존을 살아내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제자들이 재물에 의지하지 않고, 오직 하느님께 의탁하며 가난 속에서 복음을 전하도록 가르치셨습니다.”(알렉산드리아의 성 키릴루스, 루카복음 주해) 복음을 선포하는 데 필요한 것은 하느님과 가난뿐입니다.


예수님은 또한 제자들에게 “너희 말을 듣는 이는 내 말을 듣는 사람이다. 너희를 물리치는 자는 나를 물리치는 사람이다”(루카 10,16)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권위의 말씀은 제자가 단순한 전달자가 아니라, 복음을 담는 그릇이 됨을 뜻합니다.


교부 유스티노 순교자는 이 구절을 근거로, 사도를 거부하는 자는 예수님과 심지어 그분을 보내신 하느님까지 거부하는 셈이라고 논증합니다. 이는 제자의 권위가 복음의 대리자로서의 거룩한 위상을 지닌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오늘의 한국 사회 현실에서도 이 복음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 청년층의 취업난, 생활비 상승, 심화된 부동산 격차 등은 사람들로 하여금 경쟁과 자기보존의 논리에 매달리게 합니다. 그러나 복음의 제자는 이 논리를 초월해야 합니다.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지니지 말라”는 명령은 불안한 세상 속에서도 하느님께 대한 근본적 신뢰를 되찾으라는 요청입니다. 교회의 사명은 경제 정의를 외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존엄과 연대의 가치를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데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오늘 성 루카 복음사가 축일을 맞이하여, 우리는 바오로 사도처럼 믿음을 굳게 지키고 현세의 유혹에 굴복하지 않으며, 그리스도의 몸과 영혼, 현세적 삶과 영원성을 동시에 응시한 증인이었던 루카 복음사가처럼 자비와 연민의 마음으로 이 시대의 영적 수확에 참여해야 합니다.


디지털 시대와 첨단 기술이 인간 관계를 빠르게 규정해 가는 현실에서,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 외로운 노인층, 혹은 물질에 지친 청년들에게,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삶으로 선포해야 합니다.


세상의 성공 기준, 숫자, 영향력에 매몰되지 말고, 복음 그 자체의 진실과 온유함으로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증언이야말로 오늘 우리가 살아내야 할 몫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기경호프란치스코 of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