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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경호(프란치스코) OFM

~ 성 시몬과 성 유다 (=타대오) 사도 축일 / 기경호 신부님 ~

2025년 10월 28일 화요일 성 시몬과 성 유다 사도 축일
(에페 2,19-22; 루카 6,12-19)


제1독서
<여러분은 사도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입니다.2,19-22
형제 여러분, 19 여러분은 이제 더 이상 외국인도 아니고 이방인도 아닙니다.
성도들과 함께 한 시민이며 하느님의 한 가족입니다.
20 여러분은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이고,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바로 모퉁잇돌이십니다.
21 그리스도 안에서 전체가 잘 결합된 이 건물이 주님 안에서
거룩한 성전으로 자라납니다.
22 여러분도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거처로 함께 지어지고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아 사도라고 부르셨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12-19
12 그 무렵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13 그리고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으셨다.
그들을 사도라고도 부르셨는데,
14 그들은 베드로라고 이름을 지어 주신 시몬, 그의 동생 안드레아,
그리고 야고보, 요한, 필립보, 바르톨로메오,
15 마태오, 토마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열혈당원이라고 불리는 시몬,
16 야고보의 아들 유다, 또 배신자가 된 유다 이스카리옷이다.
17 예수님께서 그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가 평지에 서시니,
그분의 제자들이 많은 군중을 이루고,
온 유다와 예루살렘, 그리고 티로와 시돈의 해안 지방에서 온 백성이
큰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18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도 듣고 질병도 고치려고 온 사람들이었다.
그리하여 더러운 영들에게 시달리는 이들도 낫게 되었다.
19 군중은 모두 예수님께 손을 대려고 애를 썼다.
그분에게서 힘이 나와 모든 사람을 고쳐 주었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말씀의 씨앗 Semina Verbi: 10.28 성 시몬과 성 유다 사도 축일


한 시민, 한 가족으로 살아감


제1독서 에페소서는 “여러분은 이제 더 이상 외국인도 아니고 이방인도 아닙니다. 성도들과 함께 한 시민이며 하느님의 한 가족입니다”(에페 2,19)라고 합니다.
여기서 바오로 사도는 '외국인'(ξένοι)과 '이방인'(πάροικοι)을 대비하여, 그 반대 개념으로 '한 시민'(συνπολῖται)과 '한 가족'(οἰκεῖοι)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2,19).


이 표현들은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시민권과 가족적 친밀함을 함께 드러냅니다. 공동체는 단지 신앙의 집단이 아니라, 하느님의 한 가족으로 불림받은 존재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어 바오로 사도는
“여러분은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이고,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바로 모퉁잇돌이십니다”(2,20)라고 말합니다. 하느님께 부름받은 우리가 바로 교회이며 하느님의 거처가 됩니다.


곧 교회는 개인 신앙의 집합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서로 연결되어, 하느님께서 거처하시는 공동체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각자는 공동체의 ‘돌’로서 함께 세워져야 합니다. 약자를 외면하거나 분열을 일으키는 것은 성전의 일부를 훼손하는 일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연대와 나눔을 그쳐선 안 되는 까닭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밤새 기도하신 뒤, 제자들 가운데서 열두 사도를 선택하시고, 이어 많은 병자를 고치십니다. 예수님의 선택과 치유는 하나로 이어지는 사건입니다.


기도 안에서 사명을 받은 이들이 공동체 안에서 치유와 구원의 도구로 파견된 것입니다. 사도 시몬과 유다는 이러한 부르심에서, 하느님의 백성을 하나로 모으고 병든 세상을 치유하는 사명을 받았습니다.


그들의 사도직은 단지 가르침이 아니라, 목숨을 바쳐 공동체를 세우는 구체적 행위로 드러났습니다. 우리에게도 똑같은 사명이 계속 주어집니다.


오늘의 한국 사회에서도 이 말씀은 깊은 의미를 지닙니다.
무엇보다도 공동체 소속감은 사회적 안전망과 직결됩니다. 2025년 9월 기준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약 2.5% 수준이지만, 세대별·지역별 격차는 여전히 심각합니다.


특히 청년층의 불안정 고용, 비정규직 증가, 고령층의 경제적 고립은 공동체의 균열을 드러냅니다. 교회가 ‘함께 세워지는 성전’이라면, 이러한 약자들을 향해 구체적인 연대와 돌봄으로 응답해야 합니다.


나아가 신앙 공동체의 신뢰도 역시 낮아지고 있습니다. 교회는 단지 신념을 전하는 '업체나 관공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거처로서 이 사회의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성 시몬과 성 유다의 증언은
‘선택된 자’의 위엄과 동시에 ‘함께 세워지는 공동체’의 책임을 일깨워 줍니다. 외국인과 이방인으로 머물던 인간이 '한 시민', '한 가족'으로 불림받는 것은 단순한 신분의 변화가 아니라, 존재의 근본적 변화를 뜻합니다.


예수님께서 밤새 기도하시며 사도들을 세우신 그 자리에 우리도 부름받았습니다.
오늘의 교회는 그 기도와 선택의 영성을 되살려, 경제적 약자와 사회적 주변부를 향한 구체적 사랑과 연대를 통해 하느님의 거처가 되어야 합니다.


성령 안에서 서로 연결될 때, 교회는 비로소 세상에서 하느님의 성전으로 완성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사랑을 실천하고 연대하여 공동의 선을 실현함으로써 '하느님의 참 거처'가 되어야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기경호프란치스코 of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