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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경호(프란치스코) OFM

~ 대림 2주일 / 기경호 신부 ~

2025년 12월 7일 (자) 대림 제2주일(인권 주일, 사회 교리 주간)
이사 11,1-10; 로마 15,4-9; 마태 3,1-12


제1독서
<그는 힘없는 이들을 정의로 재판하리라.>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11,1-10
그날 1 이사이의 그루터기에서 햇순이 돋아나고 그 뿌리에서 새싹이 움트리라.
2 그 위에 주님의 영이 머무르리니
지혜와 슬기의 영, 경륜과 용맹의 영, 지식의 영과 주님을 경외함이다.
3 그는 주님을 경외함으로 흐뭇해하리라.
그는 자기 눈에 보이는 대로 판결하지 않고
자기 귀에 들리는 대로 심판하지 않으리라.
4 힘없는 이들을 정의로 재판하고 이 땅의 가련한 이들을 정당하게 심판하리라.
그는 자기 입에서 나오는 막대로 무뢰배를 내리치고
자기 입술에서 나오는 바람으로 악인을 죽이리라.
5 정의가 그의 허리를 두르는 띠가 되고 신의가 그의 몸을 두르는 띠가 되리라.
6 늑대가 새끼 양과 함께 살고 표범이 새끼 염소와 함께 지내리라.
송아지가 새끼 사자와 더불어 살쪄 가고 어린아이가 그들을 몰고 다니리라.
7 암소와 곰이 나란히 풀을 뜯고 그 새끼들이 함께 지내리라.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고 8 젖먹이가 독사 굴 위에서 장난하며
젖 떨어진 아이가 살무사 굴에 손을 디밀리라.
9 나의 거룩한 산 어디에서도 사람들은 악하게도 패덕하게도 행동하지 않으리니
바다를 덮는 물처럼 땅이 주님을 앎으로 가득할 것이기 때문이다.
10 그날에 이러한 일이 일어나리라.
이사이의 뿌리가 민족들의 깃발로 세워져
겨레들이 그에게 찾아들고 그의 거처는 영광스럽게 되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사람을 구원하여 주십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15,4-9
형제 여러분, 4 성경에 미리 기록된 것은 우리를 가르치려고 기록된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경에서 인내를 배우고 위로를 받아 희망을 간직하게 됩니다.
5 인내와 위로의 하느님께서
여러분이 그리스도 예수님의 뜻에 따라 서로 뜻을 같이하게 하시어,
6 한마음 한목소리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을
찬양하게 되기를 빕니다.
7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 여러분을 기꺼이 받아들이신 것처럼,
여러분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서로 기꺼이 받아들이십시오.
8 나는 단언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께서 진실하심을 드러내시려고
할례 받은 이들의 종이 되셨습니다.
그것은 조상들이 받은 약속을 확인하시고,
9 다른 민족들은 자비하신 하느님을 찬양하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그러기에 제가 민족들 가운데에서 당신을 찬송하고
당신 이름에 찬미 노래 바칩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3,1-12
1 그 무렵 세례자 요한이 나타나 유다 광야에서 이렇게 선포하였다.
2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3 요한은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바로 그 사람이다.
이사야는 이렇게 말하였다.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4 요한은 낙타 털로 된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둘렀다.
그의 음식은 메뚜기와 들꿀이었다.
5 그때에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요르단 부근 지방의 모든 사람이 그에게 나아가,
6 자기 죄를 고백하며 요르단 강에서 그에게 세례를 받았다.
7 그러나 요한은 많은 바리사이와 사두가이가
자기에게 세례를 받으러 오는 것을 보고, 그들에게 말하였다.
“독사의 자식들아, 다가오는 진노를 피하라고 누가 너희에게 일러 주더냐?
8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라.
9 그리고 ‘우리는 아브라함을 조상으로 모시고 있다.’고 말할 생각일랑 하지 마라.
내가 너희에게 말하는데,
하느님께서는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녀들을 만드실 수 있다.
10 도끼가 이미 나무뿌리에 닿아 있다.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는 모두 찍혀서 불 속에 던져진다.
11 나는 너희를 회개시키려고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러나 내 뒤에 오시는 분은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시다.
나는 그분의 신발을 들고 다닐 자격조차 없다.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
12 또 손에 키를 드시고 당신의 타작마당을 깨끗이 하시어,
알곡은 곳간에 모아들이시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워 버리실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말씀의 씨앗 Semina Verbi: 가해 대림 2주일


햇순을 틔우고 키워 열매맺는 삶


이사야 예언자는 “이사이의 그루터기에서 햇순이 돋아나리라”(11,1)고 선포하며 무너진 현실 속에서도 하느님께서 새 역사를 시작하신다고 알려 줍니다. 여기서 말하는 ‘햇순’은 정의와 평화에 기초한 새로운 질서를 뜻합니다. 예언자는 강자가 약자를 짓밟는 현실의 종식을 보며, “악하게도 패덕하게도” 않는 하느님의 나라를 꿈꿉니다(11,9).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 햇순을 “낮아진 인류 가운데서 솟아난 그리스도”(Enarr. in Ps. 131,6)라고 해석하며, 그분 안에서 인류가 평화를 되찾는다고 설명합니다. 대림 시기 우리는 이 희망을 다시 바라보며, 하느님께서 오늘의 세계에서도 햇순을 틔우기를 바라신다는 사실을 되새깁니다.


사도 바오로는 '우리를 가르치려고 기록된 성경에서 희망을 간직하게 된다'(로마 15,4)고 합니다. 인내와 위로의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예수님의 뜻에 따라 서로 뜻을 같이하게 하시며, 그리스도께서는 이스라엘뿐 아니라 모든 민족이 하느님을 찬양하게 하시려고 오셨습니다(15,9).


오리게네스는 “그리스도 안에서는 어떤 민족도 배제되지 않는다”(In Rom. 10,13)고 해설하며, 공동체가 서로를 환대하는 것이 복음의 본질임을 강조합니다. 대림의 희망은 하느님과의 화해만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의 화해로서, 이는 배제를 넘어 서로를 받아들이는 구체적 행동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회개하라”(마태 3,2)고 외칩니다. 여기서 ‘회개’는 생각을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전환하는 결단을 뜻합니다. 나아가 그는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라”(3,8)라고 요구하며, 변화는 마음속에서 끝나지 않고 행동으로 드러나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의 말처럼 “회개는 눈물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됩니다”(Hom. in Mt. 10,3). 메시아를 맞이하는 길은 약자를 향한 선택, 고통받는 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실천으로 열립니다.


오늘은 ‘인권 주일’입니다. 교회의 사회교리는 “모든 인간의 존엄은 침해될 수 없다”고 가르치지만, 현실은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합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이주노동자들은 동일한 산업재해에서도 내국인보다 높은 사망률을 보이며, 열악한 주거 환경과 임금 체불에 놓이는 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성의 임금은 OECD 평균보다 더 큰 격차로 낮고, 장애인·난민·탈북민은 일자리와 교육, 복지 접근에서 여전히 차별을 겪고 있습니다.


해외입양 과정에서 서류 조작과 동의 절차의 부실이 드러난 일 역시 인간 존엄을 심각하게 훼손한 사건입니다. 이러한 현실은 예언자가 바라본 하느님 나라의 평화와 거리가 멀며, 교회는 그 괴리를 직시하고 더욱 분명히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대림의 회개는 개인적 경건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 변화를 요구합니다. 우리는 약자에 대한 무관심을 거부하고, 이주민·여성·장애인·노동자의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도록 연대해야 합니다. 교회 공동체는 먼저 환대와 평등을 실천함으로써 메시아의 햇순이 이 땅에서 자라나는 토양이 되어야 합니다.


세례자 요한이 말한 “합당한 열매”는 일상의 선택에서 드러나는 사랑과 정의의 실천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 존엄을 지키려는 우리의 작은 행동 안에서 이미 당신 나라를 시작하고 계십니다. 대림 시기 이 희망의 길을 다시 선택하며, 정의와 평화의 햇순이 우리 사회에 굳게 뿌리내리도록 해야겠습니다.


 기경호프란치스코 of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