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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경호(프란치스코) OFM

~ 연중 제 6주일 / 기경호 신부 ~

2026년 2월 15일 ( 가해 ) 연중 제6주일 
집회 15,15-20; 1코린 2,6-10; 마태 5,17-37


제1독서
<주님께서는 아무에게도 불경하게 되라고 명령하신 적이 없다.>
▥ 집회서의 말씀입니다.15,15-20
15 네가 원하기만 하면 계명을 지킬 수 있으니
충실하게 사는 것은 네 뜻에 달려 있다.
16 그분께서 네 앞에 물과 불을 놓으셨으니 손을 뻗어 원하는 대로 선택하여라.
17 사람 앞에는 생명과 죽음이 있으니 어느 것이나 바라는 대로 받으리라.
18 참으로 주님의 지혜는 위대하니 그분께서는 능력이 넘치시고 모든 것을 보신다.
19 그분께서는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을 굽어보시고
사람의 행위를 낱낱이 아신다.
20 그분께서는 아무에게도 불경하게 되라고 명령하신 적이 없고
어느 누구에게도 죄를 지으라고 허락하신 적이 없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세상이 시작되기 전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영광을 위하여 지혜를 미리 정하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2,6-10
형제 여러분, 6 성숙한 이들 가운데에서는 우리도 지혜를 말합니다.
그러나 그 지혜는 이 세상의 것도 아니고
파멸하게 되어 있는 이 세상 우두머리들의 것도 아닙니다.
7 우리는 하느님의 신비롭고 또 감추어져 있던 지혜를 말합니다.
그것은 세상이 시작되기 전,
하느님께서 우리의 영광을 위하여 미리 정하신 지혜입니다.
8 이 세상 우두머리들은 아무도 그 지혜를 깨닫지 못하였습니다.
그들이 깨달았더라면
영광의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지 않았을 것입니다.
9 그러나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 되었습니다.
“어떠한 눈도 본 적이 없고 어떠한 귀도 들은 적이 없으며
사람의 마음에도 떠오른 적이 없는 것들을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하여 마련해 두셨다.”
10 하느님께서는 성령을 통하여 그것들을 바로 우리에게 계시해 주셨습니다.
성령께서는 모든 것을,
그리고 하느님의 깊은 비밀까지도 통찰하십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옛사람들에게 이르신 말씀과 달리,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5,17-37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7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18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19 그러므로 이 계명들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자는 하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릴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 나라에서 큰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20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21 ‘살인해서는 안 된다. 살인한 자는 재판에 넘겨진다.’고
옛사람들에게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22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는 자는 누구나 재판에 넘겨질 것이다.
그리고 자기 형제에게 ‘바보!’라고 하는 자는 최고 의회에 넘겨지고,
‘멍청이!’라고 하는 자는 불붙는 지옥에 넘겨질 것이다.
23 그러므로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24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예물을 바쳐라.
25 너를 고소한 자와 함께 법정으로 가는 도중에 얼른 타협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고소한 자가 너를 재판관에게 넘기고
재판관은 너를 형리에게 넘겨, 네가 감옥에 갇힐 것이다.
26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네가 마지막 한 닢까지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
27 ‘간음해서는 안 된다.’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28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음욕을 품고 여자를 바라보는 자는
누구나 이미 마음으로 그 여자와 간음한 것이다.
29 네 오른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어 던져 버려라.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지체 하나를 잃는 것이 낫다.
30 또 네 오른손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던져 버려라.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지체 하나를 잃는 것이 낫다.
31 ‘자기 아내를 버리는 자는 그 여자에게 이혼장을 써 주어라.’ 하신 말씀이 있다.
32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불륜을 저지른 경우를 제외하고 아내를 버리는 자는
누구나 그 여자가 간음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 버림받은 여자와 혼인하는 자도 간음하는 것이다.
33 ‘거짓 맹세를 해서는 안 된다. 네가 맹세한 대로 주님께 해 드려라.’ 하고
옛사람들에게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또 들었다.
34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아예 맹세하지 마라.
하늘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하느님의 옥좌이기 때문이다.
35 땅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그분의 발판이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위대하신 임금님의 도성이기 때문이다.
36 네 머리를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네가 머리카락 하나라도 희거나 검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37 너희는 말할 때에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말씀의 씨앗 Semina Verbi: 가해 연중 6주일
 
율법을 완성하는 자유와 하느님의 지혜


제1독서는 인간 앞에 불과 물, 생명과 죽음이 놓여 있다는 매우 분명한 선언으로 시작합니다(집회 15,16-17). 이는 성경적 자유 이해의 핵심을 드러내며, 이 자유는 제멋대로의 선택이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 책임을 지는 자유입니다. 계명은 인간을 억압하는 족쇄가 아니라 생명을 지키는 길임을 본문은 강조합니다.


리옹의 성 이레네오 교부는 하느님께서 노예가 아니라 자유롭게 응답할 수 있는 자녀를 원하신다고 말합니다. 오늘날 개인의 선택이 순전히 사적인 문제로 축소되는 경향 속에서, 성경은 모든 선택이 사회적·영적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을 일깨우며, 이는 구조적 부패나 약자에 대한 무관심이라는 현실 안에서 분명히 드러납니다.


복음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율법을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왔다고 선언하십니다(마태 5,17). 이 완성은 외적인 규정 준수가 아니라 마음(καρδία)의 근본적인 변화입니다. 살인과 간음의 계명을 더 깊이 해석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은 하느님 나라의 의로움이 외형이 아니라 관계에서 비롯됨을 보여줍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율법이 죄를 드러내지만, 은총은 그것을 이길 힘을 준다고 말합니다. 가정 폭력의 증가, 혐오 발언의 확산, 인간 관계의 상품화라는 오늘의 현실에서, 이 말씀은 추상적 이상이 아니라 악이 어떻게 인간 내면에서 시작되는지를 정확히 짚어 줍니다.


제2독서는 이 세상의 기준과 다른 하느님의 지혜(σοφία)를 제시합니다(1코린 2,6-10). 성 그레고리오 대교황은 이 지혜가 권력이나 성공이 아니라 겸손과 십자가 안에서 인식된다고 가르칩니다. 오늘날 경제 지표가 사회 발전의 거의 유일한 척도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바오로 사도의 말씀은 정의 없는 성장과 윤리 없는 기술 발전을 강하게 비판합니다. 최근 통계가 보여 주듯이 세계적 불평등이 심화되는 현실은, 하느님의 지혜와 분리된 인간 지식이 결국 배제와 소외를 낳는다는 사실을 증명합니다.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율법, 자유, 지혜의 통합을 선명하게 보여 줍니다. 그는 복음의 규범을 거부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문자 그대로, 변명하지 않고 살아냈습니다. 그의 가난의 선택은 세상 도피가 아니라 복음에 대한 순종이었으며, 축적을 절대화하는 경제 구조에 대한 예언자적 비판이었습니다. 가톨릭 사회 교리는 인간 존엄성과 재화의 보편적 목적지를 양보할 수 없는 기준으로 제시하며, 이는 기후 위기와 자원 착취로 가장 가난한 이들이 고통받는 오늘의 상황에서 매우 구체적인 윤리적 요청이 됩니다.


오늘의 말씀은 우리에게 가볍지 않은 식별을 요청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자유를 주시고, 그리스도께서는 율법의 충만한 의미를 드러내시며, 성령께서는 역사를 변화시키는 지혜로 우리를 이끄십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가 가르친 것처럼, 그리스도인은 악을 피하는 데에만 머무를 수 없으며, 복음이 의도와 말과 삶의 구조 자체를 형성하도록 허락해야 합니다. 그럴 때 신앙은 경건한 말에 그치지 않고, 개인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실제적인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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