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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2월 17일 화요일 (백) 설
민수 6,22-27; 야고 4,13-15; 루카 12,35-40 제1독서 <이스라엘 자손들 위로 나의 이름을 부르면, 내가 그들에게 복을 내리겠다.> ▥ 민수기의 말씀입니다.6,22-27 22 주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셨다. 23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일러라. ‘너희는 이렇게 말하면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축복하여라. 24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 주시리라. 25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그대에게 은혜를 베푸시리라. 26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들어 보이시고 그대에게 평화를 베푸시리라.′’ 27 그들이 이렇게 이스라엘 자손들 위로 나의 이름을 부르면, 내가 그들에게 복을 내리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여러분은 내일 일을 알지 못합니다. 여러분의 생명이 무엇입니까?> ▥ 야고보서의 말씀입니다.4,13-15 사랑하는 여러분, 13 자 이제, “오늘이나 내일 어느 어느 고을에 가서 일 년 동안 그곳에서 지내며 장사를 하여 돈을 벌겠다.” 하고 말하는 여러분! 14 그렇지만 여러분은 내일 일을 알지 못합니다. 여러분의 생명이 무엇입니까? 여러분은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리는 한 줄기 연기일 따름입니다. 15 도리어 여러분은 “주님께서 원하시면 우리가 살아서 이런저런 일을 할 것이다.” 하고 말해야 합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35-40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5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36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37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 38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39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40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말씀의 씨앗 Semina Verbi: 가해 설 새로운 때를 맞으며 나누는 축복과 깨어 있음 설날은 한국 문화에서 단순한 새해의 출발이 아니라,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조상을 기억하며 새로운 시간을 책임 있게 맞이하는 날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민수기 6장에 나오는 아론의 축복은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복을 내리신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생명과 보호를 실제로 나누어 주신다는 뜻입니다. “주님께서 얼굴을 비추신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과 관계 안에 머무르신다는 고백입니다. 설날에 서로에게 예를 다하며 평안을 비는 우리의 전통은, 참된 복이 인간의 노력이나 운이 아니라 하느님의 현존에서 온다는 신앙과 자연스럽게 만납니다. 야고보서 4장은 미래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을 분명히 경고합니다. “오늘이나 내일 무엇을 하겠다”는 인간의 계획은 자기 확신과 자만으로 기울어질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사도는 “주님께서 원하시면”이라는 태도를 제시합니다. 이는 무책임한 체념이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의 겸손한 현실 인식입니다. 최근 몇 년간 전쟁, 경제 위기, 기후 재난은 수많은 이들의 계획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렸습니다. 설날에 세우는 새해의 다짐 역시 이러한 현실에서, 개인의 성공을 넘어 공동선과 연대를 향한 책임 있는 선택이 되어야 함을 야고보서는 일깨웁니다. 이는 인간의 존엄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가톨릭 사회교리의 핵심과도 깊이 연결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허리에 띠를 띠고 등불을 켜 두라”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깨어 있다”(γρηγορεῖν)는 불안한 긴장이 아니라, 충실한 주의와 준비된 삶을 뜻합니다. 주님은 집주인처럼 예기치 않게 오십니다. 이는 새해를 맞이하며 우리가 무엇에 정신을 빼앗기고 있는지를 묻게 합니다. 끊임없는 정보와 속도 속에서, 복음은 가난한 이들, 외로운 노인들, 불안정한 삶에 놓인 이들을 향해 마음을 열고 깨어 있으라고 요청합니다. 오늘의 말씀은 새해를 시작하는 분명한 길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이름으로 축복받은 백성이며, 우리의 계획은 그분의 뜻 안에서 재조정되어야 하고, 삶의 태도는 늘 깨어 있어야 합니다. 설날은 단순한 출발선이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 다시 방향을 잡는 은총의 시간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은 성공만이 아니라 역사적 현실 속에서 복음에 얼마나 충실했는지를 기준으로 삼도록 이끕니다. 돈의 사용, 이주 노동자에 대한 태도, 보건과 생태 위기에 대한 대응 속에서 말입니다. 가톨릭 사회교리는 한국 문화의 어른 공경과 깊이 연결되는 세대 간 연대와,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을 강조합니다. 하느님의 말씀 안에서 새해를 시작하는 것은 현실도피가 아니라, 현실을 더 맑은 눈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우리가 청하는 축복은 책임을 면제해 주지 않고, 오히려 우리를 파견합니다. “주님께서 평화를 주신다”는 샬롬(שָׁלוֹם)은 갈등의 부재가 아니라, 정의로운 관계 안에서 누리는 충만한 삶을 뜻합니다. 이 복음의 빛 안에서 맞이하는 새해가, 개인과 사회 모두를 새롭게 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자기충족이 아니라 신뢰 속에서 새로 시작하고, 이웃을 잊는 것이 아니라 더 인간적이고 정의로운 사회를 향해 구체적으로 헌신하며, 주님의 오심에 마음을 열어야겠습니다. ▶기경호프란치스코 of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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