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16일 사순 제4주간 월요일
이사 65,17-21; 요한 4,43-54
제1독서
<다시는 우는 소리가,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지 않으리라.>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65,17-21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17 “보라, 나 이제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리라.
예전의 것들은 이제 기억되지도 않고 마음에 떠오르지도 않으리라.
18 그러니 너희는 내가 창조하는 것을 대대로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보라, 내가 예루살렘을 ‘즐거움’으로, 그 백성을 ‘기쁨’으로 창조하리라.
19 나는 예루살렘으로 말미암아 즐거워하고 나의 백성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라.
그 안에서 다시는 우는 소리가,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지 않으리라.
20 거기에는 며칠 살지 못하고 죽는 아기도 없고
제 수명을 채우지 못하는 노인도 없으리라.
백 살에 죽는 자를 젊었다 하고 백 살에 못 미친 자를 저주받았다 하리라.
21 그들은 집을 지어 그 안에서 살고 포도밭을 가꾸어 그 열매를 먹으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가거라. 네 아들은 살아날 것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4,43-54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사마리아를 43 떠나 갈릴래아로 가셨다.
44 예수님께서는 친히,
예언자는 자기 고향에서 존경을 받지 못한다고 증언하신 적이 있다.
45 예수님께서 갈릴래아에 가시자 갈릴래아 사람들이 그분을 맞아들였다.
그들도 축제를 지내러 예루살렘에 갔다가,
예수님께서 축제 때에 그곳에서 하신 모든 일을 보았기 때문이다.
46 예수님께서는 물을 포도주로 만드신 적이 있는 갈릴래아 카나로 다시 가셨다.
거기에 왕실 관리가 한 사람 있었는데,
그의 아들이 카파르나움에서 앓아누워 있었다.
47 그는 예수님께서 유다를 떠나 갈릴래아에 오셨다는 말을 듣고
예수님을 찾아와, 자기 아들이 죽게 되었으니
카파르나움으로 내려가시어 아들을 고쳐 주십사고 청하였다.
48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표징과 이적을 보지 않으면 믿지 않을 것이다.”
49 그래도 그 왕실 관리는 예수님께
“주님, 제 아이가 죽기 전에 같이 내려가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50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가거라. 네 아들은 살아날 것이다.”
그 사람은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이르신 말씀을 믿고 떠나갔다.
51 그가 내려가는 도중에 그의 종들이 마주 와서 아이가 살아났다고 말하였다.
52 그래서 그가 종들에게 아이가 나아지기 시작한 시간을 묻자,
“어제 오후 한 시에 열이 떨어졌습니다.” 하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53 그 아버지는 바로 그 시간에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네 아들은 살아날 것이다.” 하고 말씀하신 것을 알았다.
그리하여 그와 그의 온 집안이 믿게 되었다.
54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유다를 떠나 갈릴래아로 가시어
두 번째 표징을 일으키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새롭게 창조하고 치유하시는 말씀
이사야 예언자는 “보라,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리라”(65,17)고 선포합니다. 창조(בָּרָא)는 단순한 개혁이나 부분적 개선이 아니라, 근본적인 재창조를 뜻합니다. 또한 예루살렘을 '즐거움'으로, 그 백성을 '기쁨'으로 창조하리라는 말씀은 평화, 곧 온전한 충만과 안정된 삶을 암시합니다.
오늘날 전쟁과 기후 위기로 인해 수백만 명이 삶의 터전을 잃고 떠돌고 있으며, 여러 지역에서 무력 충돌이 계속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할 때, 이 약속은 역사 안에서 실현되어야 할 정의의 선언입니다. 예언자는 영혼만의 구원을 말하지 않고, 집을 짓고 거주하며 포도원을 가꾸어 그 열매를 누리는 삶을 말합니다(65,21). 이는 인간의 존엄과 노동의 결실이 보장되는 사회를 가리킵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왕실 관리(βασιλικός)가 등장합니다. 그는 권력과 가까운 위치에 있었지만, 죽어가는 아들 앞에서는 무력한 아버지일 뿐이었습니다. 그는 “주님, 제 아이가 죽기 전에 같이 내려가 주십시오”(4,49)라고 간청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가거라. 네 아들은 살아날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충만한 생명을 얻게 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 직접 내려가지 않으신 것은 그 아버지의 믿음을 더 높은 차원으로 이끌시려는 것이었을 것입니다. 그는 눈으로 확인하기 전에 “예수님께서 이르신 말씀을 믿고”(4,50) 길을 떠났습니다. 믿음은 보이는 증거가 아니라 말씀에 대한 신뢰에서 시작됩니다.
오늘날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결과와 즉각적인 증명을 요구하는 문화 안에 살고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 여러 나라에서 청소년 우울증과 불안 장애의 비율이 크게 증가하였고, 많은 부모가 자녀의 신체적·정신적 위기 앞에서 깊은 무력감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복음 속 아버지처럼 우리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마주합니다. 주님의 손을 잡고 그분 안에서 그분의 뜻을 실행하는 믿음은 이미 새 창조에 참여하는 행위입니다.
이사야의 창조 동사 바라(בָּרָא)와 요한 복음의 생명 조에(ζωή)는 서로 연결됩니다. 하느님의 창조적 말씀은 동시에 치유하고 살리는 말씀입니다.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무너진 교회와 불평등이 심화되던 사회에서 십자가상의 그리스도의 말씀을 듣고 삶으로 응답하였습니다. 그의 가난은 낭만적 선택이 아니라 배제와 탐욕에 대한 예언자적 저항이었습니다. 이사야가 말하는 “집을 지어 그 안에서 사는 삶”은 오늘날 주거 불안과 노동의 불안정 속에 있는 이들에게 여전히 유효한 약속입니다.
사순 시기는 새롭게 창조하시는 말씀을 믿고 따르도록 초대하는 시간입니다. 세상의 위기와 통계를 한탄하는 데 머물지 말고, 말씀을 붙들고 구체적인 결단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왕실 관리는 말씀 하나만을 의지하여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우리 역시 병든 관계를 회복하고, 고통받는 이들을 돌보며, 정의로운 구조를 세우고, 창조 세계를 보호하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이사야가 예언한 새 하늘과 새 땅은 그리스도의 말씀을 믿고 행동으로 옮기는 이들 안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습니다.
▶기경호프란치스코 o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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