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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글과 언어

[스크랩] 그대도 나처럼 외로운가요

그대도 나처럼 외로운가요 / 雪花 박현희

노랗게 물든 가로수 은행잎

어느새 모두 떨어뜨린 채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

앙상한 가지만이 쓸쓸히 남았습니다.

오색의 단풍 물결로 넘쳐나는

한껏 무르익은 아름다운

이 가을이 다가기 전에

더는 홀로이고 싶지 않았는데

허무만 남기 채 가을은 또 이렇게

내 곁을 떠나가네요.

흐르는 세월처럼

공허한 것도 없나 봅니다.

늘 푸를 것만 같은 신록도

영원할 것처럼 여겨지던 청춘도

한잎 두잎 힘없이 떨구고

떠나는 가을처럼

속절없이 저물어만 갑니다.

허공을 가르며 흩어지는 낙엽을

물끄러미 바라보노라니

주체 못할 외로움이

소리 없이 밀려드네요.

 

아쉬움만 남긴 채

쓸쓸히 저무는 이 가을이

못 견디게 외로운 나처럼

지금 그대도 무척이나 외로운가요.


출처 : 그대도 나처럼 외로운가요
글쓴이 : 설화 박현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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