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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연신부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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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활 제 3주간 수요일 / 조명연 신부님 ~ 2025년 5월 7일 부활 제3주간 수요일 “변화된다는 것은 너무 힘들어요. 어떻게 변화될 수 있죠? 지금과 다른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지만, 몸으로 행동하기는 정말로 힘들어요.” 언젠가 어떤 분에게 들었던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변화되는 것이 가장 힘들까요? 아니면 변화되지 않는 것이 힘들까요? 잘 생각해 보면 변화되지 않는 것이 더 힘든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인간은 계속 변하기 때문입니다. 10대의 ‘나’와 50대인 지금의 ‘나’는 똑같을 수가 없습니다. 세포부터 시작해서 외모까지 10대의 나와 지금의 나는 정말로 많이 다릅니다. 심지어 성격까지도 많이 변했음을 깨닫습니다. 몸 자체부터 변화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변화는 불가능한 일이 되지 않습니다. 변화의 모든 가능성이 열려 ..
~ 부활 제 3주간 화요일 / 조명연 신부님 ~ 2025년 5월 6일 부활 제3주간 화요일 쥐들의 싸움에 관한 실험이 생각납니다. 두 마리 쥐를 대결시키기에 앞서 한쪽에게만 소량의 진정제를 투여했습니다. 그 후 결과는 진정제를 먹지 않은 쥐의 승리였습니다. 진정제를 먹어서 흥분하지 않은 쥐는 싸우고자 하는 의욕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제 진정제를 먹이지 않은 새로운 쥐를 투입했습니다. 그런데 이전 판에 승리했던 쥐가 너무 손쉽게 이기는 것이었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서 승리 체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자기 계발 강사들은 작은 승리라도 반복적으로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부모님들도 이런 말을 듣고 자기 자녀들이 이런 승리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승리에는 커다란 함정이 있었습니다...
~ 부활 제 3주간 월요일 / 조명연 신부님 ~ 2025년 5월 5일 부활 제3주간 월요일 1991년 입대해서 신병교육대에서 6주간의 훈련을 했습니다. 입대 날짜가 한여름의 7월이라서 정말로 더웠습니다. 에어컨도 선풍기도 없는 곳에서 땀 뻘뻘 흘리며 모든 훈련을 할 수밖에 없었지요. 시간이 지나서 자대 배치되어 갔는데, 모든 고참이 신병인 저를 보고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닙니까? “어휴, 쉰내.” 제게 냄새나는지를 몰랐습니다. 그러나 고참들에게는 참기 힘든 냄새였나 봅니다. 그래서 곧바로 선임병에게 이끌려서 목욕하고 모든 옷을 다 빨아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지독한 쉰내가 나는데도 왜 저는 그 냄새를 맡지 못했을까요? 훈련소에 있으면서 그 쉰내에 적응되었기 때문입니다. 훈련소에 있으면서 시간이 부족해서 거품이 잘 나지 않는 군용 빨랫비누로 대충 빨아..
~ 부활 제 3주일 / 조명연 신부님 ~ 2025년 5월 4일 부활 제3주일 “무사태평하게 보이는 사람들도 마음속 깊은 곳을 두드려보면 어딘가 슬픈 소리가 난다.”(나쓰메 소세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중에서) 아는 지인 한 명이 생각납니다. 이분께서 있는 곳은 늘 분위기가 좋았고 사람들에게 긍정 에너지를 심어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밝게 또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분이었기에, 항상 좋은 일만 있고 아무런 문제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입니다. 이분 안에 꾹꾹 눌러둔 슬픔이 있었던 것입니다. 이분을 떠올리며 앞선 글처럼 모두에게 슬픔 한 자락은 꼭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밝게 살려고 노력하지만 슬픔이 ‘1’도 없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슬픔의 시..
~ 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 조명연 신부님 ~ 2025년 5월 2일 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2023년 미국공중위생국장 비벡 머시는 ‘외로움과 고립의 유행병에 관한 권고 성명’을 발표하면서, 우리가 돈독한 사회 연결을 구축하는 데 실패한다면 “개인 및 집단 건강에서 점점 많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외로움과 고립이 유행병처럼 퍼지고 있다면서 이것이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외로운 사람들이 감기에 더 많이 걸린다고 합니다. 또 흡연, 과음, 운동하지 않는 것보다 더 사망 위험을 늘리는 요소로 밝혀지기도 했지요. 따라서 외로움과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을까요?사람들이 내게 말을 건네주고 다가오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다가오는 것보다 더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 부활 제 2주간 목요일 / 조명연 신부님 ~ 2025년 5월 1일 부활 제2주간 목요일 장 폴 사르트르는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타인은 지옥일까요? 한 가지 사회적 실험이 캐나다 토론토에서 실시되었습니다. 도시 곳곳에서 20개의 지갑을 떨어뜨립니다. 이 지갑 안에는 돈과 명함이 있었지요. 이는 지갑 주운 사람이 주인에게 연락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지갑은 과연 얼마나 회수되었을까요? 사람들은 한 25% 정도만 회수될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는 80%가 회수되었습니다. 사르트르가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지옥이 아닌 천국이 아닐까요? 어려움이 생겼을 때 이기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고도 말합니다. 정말로 그럴까요? 어려움이 있을 때, 희생과 봉사, 나눔은 평소보다 더 ..
~ 부활 제 2주간 수요일 / 조명연 신부님 ~ 2025년 4월 30일 부활 제2주간 수요일 “고등학생 때도 책을 많이 읽었어요?” 학생들이 제게 묻습니다. 솔직히 그 당시에는 한 권도 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친구들을 따라갔던 만화방에서 읽은 만화책이 전부였습니다. 책 읽는 습관도 없었지만, 책 읽을 시간도 없었습니다. 밤 10시까지 하는 자율이 아닌 이름만인 자율학습을 해야 했고, 또 강제적으로 보충수업을 들어야 했습니다. 학력고사에서 그렇게 중요하지 않기에, 예체능 시간이 아깝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만 그럴까요? 요즘의 아이들도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독서하는 습관을 갖게 되기까지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빠른 결과만을 바라는 현대인에게 10년이라는 시간은 너무 멀게만 느껴질 것입니다. 하..
~ 시에나의 성녀 동정 학자 카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 조명연 신부님 ~ 2025년 4월 29일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인생이 지루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어떤 책에서 이런 사람이 ‘지루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지루한 삶을 스스로 선택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지루한 것을 싫어하면, 그 해결책은 아주 간단합니다. 무엇인가를 하면 됩니다. 학창 시절, 특히 신학교의 시간을 돌아보면 틀에 박힌 시간 속에서 살아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재미없는 지루한 삶이었을까요? 아닙니다. 생각해 보면 재미있고 신나는 일이 아주 많았음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래서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인생은 지루하지 않습니다. 내가 그렇게 살기에 지루하게 보이는 것입니다. 인생은 힘들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 역시 아닙니다.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