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연신부님의 글 (4163) 썸네일형 리스트형 ~ 연중 제 2주일 / 조명연 신부님 ~ 2025년 1월 19일 연중 제2주일실존주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아이와 노인의 기억력을 이렇게 비교합니다.‘아이는 기억력이 탁월하지만 회상 능력이 없고, 노인은 기억력이 감퇴했지만 회상 능력이 있다.’아이는 기억력이 좋아서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잘 기억합니다. 그러나 자기가 겪은 일이 어떤 의미인지를 해석하지 못합니다. 회상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노인은 방금 전의 일은 잊어버리기 일쑤이지만, 긴 시간적 맥락 안에서 한 사건이 갖는 깊은 의미를 읽어냅니다. 회상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단순 기억은 가까운 것을 끄집어내는 활동이고, 회상 능력은 먼발치에서 대상을 지켜보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전체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단순 기억 능력은 떨어지고 회상 .. ~ 연중 제 1주간 토요일 / 조명연 신부님 ~ 2025년 1월 18일 연중 제1주간 토요일 초등학생 때의 일 하나가 생각납니다. 선생님께서 저를 앞으로 불러서 숙제로 제출했던 저의 글을 직접 읽으라고 하셔서, 또박또박 그리고 큰 소리를 읽었습니다. 다 읽고 난 뒤에 선생님의 말씀을 통해, 잘 썼다고 친구들 앞에서 읽으라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쓰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시려고 읽게 하셨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곧바로 저 다음 다른 친구를 불러서 그 친구에게도 직접 쓴 글을 읽으라고 하셨습니다. 이번에도 이렇게 쓰면 안 된다는 말씀을 하실 줄 알았는데, 이렇게 글을 써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릅니다. 글을 써서 단 한 번도 상을 받아본 적이 없는 저였습니다. 그에 반해 제 다음에 발표했던 친구는 계속해서 상을 받았습니다. .. ~ 성 안토니오 아빠스 기념일 / 조명연 신부님 ~ 2025년 1월 17일 성 안토니오 아빠스 기념일 어느 여행자가 마을 입구에 앉아 있는 노인에게 묻습니다. “이 마을 사정은 어떠합니까? 이곳 주민들은 어떤가요?” 노인은 “그대가 최근에 갔던 곳의 사정은 어떠했소? 그곳 주민은 어떠했나요?”라고 되물었습니다. 이 여행자는 “아주 친절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말에 노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마 이 마을 사람들도 그러할 것이오.” 다음날, 다른 여행자가 똑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노인은 마찬가지로 “그대가 최근에 갔던 곳의 사정은 어떠했소? 그곳 주민은 어떠했나요?”라고 되물었습니다. 이 여행자는 인상을 쓰면서, “마을 전체가 끔찍했습니다. 하나같이 형편없는 사람이었고, 저한테 아주 못되게.. ~ 연중 제 1주간 목요일 / 조명연 신부님 ~ 2025년 1월 16일 연중 제1주간 목요일 연애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라고 합니다. 남녀 간의 만남을 다루는 것이 주 내용입니다. 그 역사는 1990년대부터 있었습니다. 결혼이 목적인 청춘남녀들이 맞선을 하는 짝짓기 예능 프로그램이었던 사랑의 스튜디오가 아직도 기억납니다. 그런데 지금 이런 형태의 프로그램 숫자도 늘어났고, 특히 비연예인 출연진으로 현실감을 높인 연애 프로그램도 많아졌다고 합니다. 이런 연애 프로그램이 왜 끊임없이 인기를 끌까요? 어차피 여기에 나오는 연애란 결국 나의 연애가 아니라, 남의 연애가 아닙니까? 남의 연애사에 왜 이렇게 관심을 가질까요? 하긴 학창 시절을 떠올려 보면, 교생 선생님이 오시면 첫사랑 이야기 해달라고 졸랐던 기억이 나네요. 이를 심리학자들은 ‘감정전이’ 때문이라.. ~ 연중 제 1주간 수요일 / 조명연 신부님 ~ 2025년 1월 15일 연중 제1주간 수요일 종종 유명인의 자서전이 출판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말이 있습니다. ‘자서전을 출판하면 거리를 두어라.’ 특히 회사 CEO가 자서전을 내면 그 회사 주식을 얼른 팔아야 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어떤 CEO가 자신의 샐러리맨 신화를 다룬 자서전을 내고서 몇 년 뒤 회사 전체가 공중분해가 된 적이 있습니다. 보통 자서전은 자기의 성공담을 들려주고 싶어서 쓰는 것인데, 이런 마음을 가졌다는 것은 지나친 자기 확신에 빠졌다는 위험 신호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공에는 수많은 우연적 요소, 환경, 시대적 조건, 개인의 특성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되어 있는데, 자기 능력으로만 성공한 것으로 착각에 빠지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생각하면, ‘꼰대’가 되는 .. ~ 연중 제 1주간 월요일 / 조명연 신부님 ~ 2025년 1월 13일 연중 제1주간 월요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2년 정신과 입원 환자 중 22%가 1020세대라고 합니다. 1만 3,000여 명이었던 환자는 5년 만에 1만 7,000명으로 상승했고, 이는 전 연령대 중 가장 가파른 상승 폭이었습니다. 여기에 자살 시도 역시 5년 전에 비해 50% 증가했습니다. 이 기사의 말미에는 ‘경쟁’ 때문이라는 이유를 말하고 있었습니다. 소위 미친 경쟁이라고 하면서, 초등학교 때부터 경쟁에 돌입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며칠 전에 보았던 아이가 생각납니다. 성당 카페에서 학습지를 푸는 아이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성당에 와서 책도 보고 공부도 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기에, 아주 바람직한 모습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아이가 너무 어려 보이는 것입니다. .. ~ 주님 공현 대축일 후 토요일 / 조명연 신부님 ~ 2025년 1월 11일 주님 공현 대축일 후 토요일 학창 시절의 사회 친구 중에는 벌써 희망 퇴직한 친구들이 꽤 됩니다. 회사에서 희망퇴직을 권했고, 이제 이 회사에 자기 자리가 없는 것 같아서 퇴직하고 제2의 인생을 산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른 곳에서 자기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피하는 일자리만 있다면서 씁쓸한 표정을 짓습니다.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50대에 다른 직업을 알아봐야 한다는 것이 참 속상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만약 80이 넘는 나이임에도 서로 데려가려고 노력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 ‘최강야구’라는 프로그램이 인기입니다. 이 최강야구의 감독이 바로 80대의 김성근 감독님이십니다. 최강야구 단장이 직접 찾아가 “감독님, 우리 좀 살려주십시.. ~ 주님 공현 대축일 후 금요일 / 조명연 신부님 ~ 2025년 1월 10일 주님 공현 대축일 후 금요일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사실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우울함에 왜 그런지 모르겠다면서 자책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느 정신과 의사 선생님께서 자신의 책에서 절대로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 사람의 부류가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과연 어떤 사람일까요? 그 부류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첫 번째는 날라리입니다. 날라리는 즐겁게 사는 것에만 집중하기에 우울증을 모릅니다. 그래서 일도 안 하고, 공부도 안 합니다.두 번째는 뺀질이입니다. 뺀질이는 자기 사랑이 지독해서 남에 대해 관심이 없습니다. 자기 마음만 즐겁고, 자기 몸만 편하게 됩니다. 당연히 일도 안 하고, 모든 의무와 책임을 거부합니다. 우울증을 앓을 수가 없습니다.. 이전 1 2 3 4 ··· 5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