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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연신부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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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순 제 2주간 토요일 / 조명연 신부님 ~ 2025년 3월 22일 사순 제2주간 토요일  어떻게 마음먹느냐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을 것입니다. 미국의 사회학자가 노인의 사망 시기를 연구한 결과, 생일 되기 전에 사망률이 뚝 떨어졌다가 생일이 지나면 급격히 상승하는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왜 생일 전후에 노인의 사망률에 현저한 변화가 나타날까요? 생일 축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영향을 준 것입니다. 즉,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지요. 이런 예도 있습니다. 의학계의 거물 한 명이 위독한 상태에 빠졌습니다. 훈장을 받기로 내정되어 있었지만 정식으로 수여될 때까지 버티지 못할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이 관계자에게 부탁해서 병상에서 훈장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뒤 갑자기 건강을 회복해서 몇 년을 더 살게 된 것입니다...
~ 사순 제 2주간 금요일 / 조명연 신부님 ~ 2025년 3월 21일 사순 제2주간 금요일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를 잘 아실 것입니다. 1726년 18세기의 작품으로, 의사 걸리버가 선박 의사로 취직해서 세계를 돌아다니며, 작은 사람들이 사는 나라, 큰 사람들이 사는 나라, 날아다니는 섬의 나라 등을 방문하게 되는 기행문 형식의 소실입니다. 저의 경우, 이 책을 어렸을 때 동화책으로 읽었습니다. 그렇다면 걸리버 여행기는 어린이들이 읽는 동화일까요? 사실 원본은 신랄한 성인용 풍자였습니다. 당대의 정치 상황을 비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풍자는 시간이 지나가면서 사람들이 잘 이해하지 못해 사라졌고, 대신 어린아이도 읽을 수 있는 소설이 된 것입니다. 고전화가 이루어졌고, 세계적인 독자층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저자 조너선 ..
~ 사순 제 2주간 목요일 / 조명연 신부님 ~ 2025년 3월 20일 사순 제2주간 목요일  2019년 통계청의 생활시간조사(5년마다 발표되기에 올해 2024년 생활시간조사가 발표될 것입니다)를 보면 수면과 노동시간을 제외하고 1인 가구 청년(19~34세)의 경우 하루에 3.9시간을 혼자 있지만, 노년(65세 이상)이 되면 7.6시간을 혼자 보낸다고 되어 있습니다. 중장년을 거쳐 노년으로 갈수록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노인의 경제적 빈곤 못지 않게 관계 빈곤이 이 사회에서 큰 문제가 된다고 말합니다. 혼자 있는 것이 더 편하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하루의 3분의 2를 자신을 위해 쓰지 못하는 사람은 노예’라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관계의 부재로 외톨이가 되는 것은 커다란 위기감을 느끼게 합니다. ..
~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 조명연 신부님 ~ 2025년 3월 19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책을 읽고 있으면 크게 와 닿는 부분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이 내용을 통해 쓰고 싶은 것도 떠올려집니다. 예전에는 책에 밑줄을 그어서 기억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책에 표시하면 단점이 있습니다. 나중에 보는 사람(다시 읽는 본인도 마찬가지)에게 좋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 표시에 매여서 자기 것을 발견하기가 힘들어집니다. 표시에만 집중하게 되어서, 새로운 것을 찾기가 힘들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저는 다 읽은 책을 본당 도서관에 기증하고 있어서 더 깨끗하게 읽어야 합니다. 그래서 밑줄보다 클립을 꽂아두었습니다. 이 클립으로 표시한 곳을 나중에 쓰면서 정리할 목적이었습니다. 문제는 나중에 다시 읽으면 왜 클립을 꽂아두었는지를..
~ 사순 제 2주간 화요일 / 조명연 신부님 ~ 2025년 3월 18일 사순 제2주간 화요일  사순시기에 본당에서는 금요일마다 십자가의 길을 합니다. 지난주, 십자가의 길을 신자들과 함께 할 때였습니다. 5처에서 깊은 묵상을 할 수 있었습니다. 5처는 “시몬이 예수님을 도와 십자가 짐을 묵상합시다.”입니다. 키레네 사람 시몬은 사형수의 십자가를 대신 짊어지게 된 것이지요.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사형수인 예수님을 그렇게 잘 아는 것도 아니었고, 그냥 우연히 그 자리에 있어서 억지로 십자가를 짊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사랑하는 마음에 의지를 세워서 십자가를 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역사 안에서 사람들의 칭송을 받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이 우리 삶 안에서 자주 일어납니다.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십자가를 짊어져야 할 때가 많습..
~ 사순 제 2주간 월요일 / 조명연 신부님 ~ 2025년 3월 17일 사순 제2주간 월요일  어느 마을에 심한 가뭄이 찾아왔습니다. 계속된 가뭄에 마을 사람들은 성당에 가서 함께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며칠째 계속 성당에서 기도회를 하고 있는데, 성당 한가운데에 천사가 나타난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하늘에 너희의 기도가 닿았다. 참된 믿음을 가진 이가 제단에 초를 봉헌하면 곧바로 비를 내려주겠다.” 사람들은 서로 주저하기 시작했습니다. 초를 봉헌했는데 비가 오지 않으면 참된 믿음이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닙니까? 신부도 수녀도 망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자들도 차마 신부, 수녀에게 초를 켜라고 하기 힘들어서, 신자들의 대표이며 믿음이 크다고 알려진 사목회장님이 등 떠밀려서 제대 초를 켜서 봉헌했습니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쉽게도 ..
~ 사순 제 1주간 금요일 / 조명연 신부님 ~ 2025년 3월 14일 사순 제1주간 금요일  1991년, 운전학원에 등록하고 운전면허 따기 위한 교육을 받고 있었습니다. 군대 가기 위해 휴학을 했는데, 입대 영장이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당시의 군 생활은 30개월이라 휴학 후 6개월 이내에 입대하지 못하면 동기들보다 한 해 늦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특기병은 좀 더 일찍 입대할 수 있다는 말에 운전학원에 등록한 것입니다. 필기시험을 쉽게 통과하고 운전 교육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저를 가르쳐주는 강사는 전혀 친절하지 않았습니다. 반말과 욕을 섞어 이야기했고, 약간의 실수에도 가차 없이 화를 냈습니다. 이렇게 욕을 먹어가며 학원에 다녀야 하나 싶었습니다. 그래도 꾹 참았던 것은 면허를 획득해야 군대에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을..
~ 사순 제 1주간 목요일 / 조명연 신부님 ~ 2025년 3월 13일 사순 제1주간 목요일  가끔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을 통해 90년대 이전의 생활상이 담긴 영상을 보게 됩니다. 학교 앞에서 팔던 불량식품을 먹고 싶어서 손수레 근처에 모여 있는 아이들, 초등학교 입학식 때 왼쪽 가슴에 하얀 손수건을 달고 있는 모습, 동네잔치와 같은 가을 운동회, 동네에서 딱지치기, 구슬치기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운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런 모습도 보입니다. 버스 안에서 담배를 피우고, 산과 계곡에서 불을 피우고 밥을 해 먹는 등산객, 아무렇지도 않게 무단횡단하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이 시대를 직접 살았던 저로서는 당시에는 너무나 당연한 모습이었는데, 요즘의 어린아이들은 너무나 낯선 모습으로 비칠 것입니다. 그만큼 세상이 많이 변했고 또 성장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