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30일 - 대림 제1주일
대림 시기
대림 시기는 ‘예수 성탄 대축일’ 전의 4주간을 말한다.
‘대림’(待臨)이란 ‘오시기를 기다린다.’는 의미이다.
이 용어는 ‘도착’을 뜻하는 라틴 말 ‘아벤투스’(Adventus)를 번역한 것이다.
오실 분은 물론 예수님이시다.
그런데 그분은 이미 이천 년 전에 이 세상에 오셨던 분이시다.
교회는 전례를 통하여 그분의 탄생을 새롭게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대림 첫 주일부터 ‘한 해의 전례주년’이 시작된다.
교회 달력으로 새해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니 올해의 대림 시기에도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이스라엘이 메시아를 열망하며 기다리던 그 마음으로 기다려야 할 것이다.
한편 대림 시기에는 종말에 오실 예수님을 묵상하며 기다린다.
이런 분위기는 대림 첫 주일부터 12월 16일까지의 전례에 많이 나타난다.
성경 말씀도 ‘깨어 기다리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12월 17일부터 성탄 전야인 12월 24일까지는
예수님의 탄생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렇듯 대림 시기는 이중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첫 번째 오심’을 기념하는 성탄절의 준비와
‘두 번째 오심’인 종말을 준비하며 기다리는 것이다.
대림 시기에는 ‘대영광송’은 노래하지 않지만 ‘알렐루야’는 노래한다.
대림 시기 역시 회개와 보속의 시기지만
메시아께서 오신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모든 전례 때 사제는 속죄를 뜻하는 보라(자주)색 제의를 입는다.
그러나 대림 제3주일에는 기쁨을 나타내는 장미색 제의를 입기도 한다.
말씀의 초대 ―································º································―
하느님만이 우리의 아버지시다.
그분께서는 예로부터 ‘우리의 구원자’이셨다.
당신께 부르짖는 자들을 외면하지 않으셨다.
그러니 이스라엘아, 마음을 열고 그분께로 다가가라.
그분께서는 당신을 기억하는 이들을 받아 주신다(제1독서)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풍요로워졌다.
말과 행동에서 그렇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은 그분께서 베푸신 은총이다.
그러므로 그분께서 오실 때까지 항구함을 잃어선 안 된다(제2독서)
종말처럼 확실한 것은 없고, 종말의 시간만큼 불확실한 것도 없다.
그러니 깨어 있어야 한다.
신앙생활에 충실하는 것이 깨어 있는 것이다.
종들은 주인이 언제 올지 모르기에 항상 대비하고 살아간다.
믿는 이들도 그런 자세로 살아가야 한다(복음)
제1독서―····································º····································―
<아, 당신께서 하늘을 찢고 내려오신다면!>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63,16ㄹ-17.19ㄷ; 64,2ㄴ-7
16 주님, 당신만이 저희 아버지시고,
예로부터 당신 이름은 ‘우리의 구원자’이십니다.
17 주님, 어찌하여 저희를 당신의 길에서 벗어나게 하십니까?
어찌하여 저희 마음이 굳어져
당신을 경외할 줄 모르게 만드십니까?
당신 종들을 생각하시어,
당신의 재산인 이 지파들을 생각하시어 돌아오소서.
19 아, 당신께서 하늘을 찢고 내려오신다면!
당신 앞에서 산들이 뒤흔들리리이다.
64,2 당신께서 내려오셨을 때 산들이 당신 앞에서 뒤흔들렸습니다.
3 당신 아닌 다른 신이, 자기를 고대하는 이들을 위하여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은, 예로부터 아무도 들어 보지 못하였고,
아무도 귀로 듣지 못하였으며, 어떠한 눈도 보지 못하였습니다.
4 당신께서는 의로운 일을 즐겨 하는 이들을,
당신의 길을 걸으며 당신을 기억하는 이들을 받아들이셨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죄를 지었고, 당신께서는 진노하셨습니다.
당신의 길 위에서 저희가 늘 구원을 받았건만,
5 이제 저희는 모두 부정한 자처럼 되었고,
저희의 의로운 행동이라는 것들도 모두 개짐과 같습니다.
저희는 모두 나뭇잎처럼 시들어,
저희의 죄악이 바람처럼 저희를 휩쓸어 갔습니다.
6 당신 이름 부르며 경배드리는 자 없고,
당신을 붙잡으려고 움직이는 자도 없습니다.
당신께서 저희를 외면하시고,
저희 죄악의 손에 내버리셨기 때문입니다.
7 그러나 주님, 당신은 저희 아버지십니다.
저희는 진흙, 당신은 저희를 빚으신 분,
저희는 모두 당신 손의 작품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º····································―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시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 1,3-9
형제 여러분, 3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
4 나는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여러분에게 베푸신 은총을 생각하며,
여러분을 두고 늘 나의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5 여러분은 그리스도 안에서 어느 모로나 풍요로워졌습니다.
어떠한 말에서나 어떠한 지식에서나 그렇습니다.
6 그리스도에 관한 증언이
여러분 가운데에 튼튼히 자리를 잡은 것입니다.
7 그리하여 여러분은 어떠한 은사도 부족함이 없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시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8 그분께서는 또한 여러분을 끝까지 굳세게 하시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날에 흠잡을 데가 없게 해 주실 것입니다.
9 하느님은 성실하신 분이십니다.
그분께서 당신의 아드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친교를 맺도록 여러분을 불러 주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º········································―
<집주인이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 깨어 있어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33-37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3 “너희는 조심하고 깨어 지켜라.
그때가 언제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34 그것은 먼 길을 떠나는 사람의 경우와 같다.
그는 집을 떠나면서 종들에게 권한을 주어
각자에게할 일을 맡기고,
문지기에게는 깨어 있으라고 분부한다.
35 그러니 깨어 있어라. 집주인이 언제 돌아올지,
저녁일지, 한밤중일지, 닭이 울 때일지,
새벽일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36 주인이 갑자기 돌아와
너희가 잠자는 것을 보는 일이 없게 하여라.
37 내가 너희에게 하는 이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깨어 있어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º·································―
위령 성월이 끝나면 대림 시기가 시작됩니다.
한 해의 마지막 달이 대림 시기인 셈입니다.
저승과 이승이 하느님 안에선 아무것도 아님을 느끼게 합니다.
그러니 걱정을 내려놓고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분을 기다리면서 세상 걱정으로
어쩔 줄 몰라 한다면 분명 잘못된 일입니다.
초대 교회 신자들은 예수님의 재림을 일 년 내내 기다렸습니다.
자기들이 살아 있는 동안 오실 줄로 알았습니다.
그러면서 기다림과 함께 죽어 갔습니다.
재림의 준비는 그대로 죽음의 준비가 되었습니다.
그들은 죽음을 끝이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오시기로 되어 있는 예수님을 ‘먼저 가서 만나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저승으로 건너가는 다리로 봤던 것이지요.
우리도 그래야 합니다. 그렇게 대림 시기를 준비해야 합니다.
그들과 같은 마음으로 맞이해야 합니다.
이것이 대림 시기의 교훈입니다.
오늘 복음은 그 준비로 “깨어 있어라.”고 하십니다.
주인이 언제 올지 모르니 ‘부지런한 문지기’처럼 살라고 하십니다.
그러니 하느님과 연결된 삶을 살고 있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매일의 기도와 매일의 선행을 점검하는 일입니다.
기도와 선행을 실천해야 신앙생활은 기쁨으로 바뀝니다.
시련과 고통을 만나도 쉽게 하느님을 향하게 됩니다.
금년 대림 시기에도 ‘기쁨의 신앙생활’을 체험하며 지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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