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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글과 언어

[스크랩] 12월, 한 해의 끝에서 ..............

12월, 한 해의 끝에서 / 안희선

 

 

세월에 내몰리 듯 그렇게 떠밀려 살다보니,

횅하니 벽에 남은 달력 한 장이 외롭습니다

 한 해의 끝에서 그 달력을 걷어낼 때마다,

내 안에서 부서지는 나의 소리를 듣습니다

 

 

 

감당하지 못했던 나날들이 부끄러운 기억으로

 살 속 깊이 파고 듭니다

 창 밖을 보니, 마지막 이파리를 벗고

겨울을 입은 나무들이 외롭지만 의연한 모습으로

 

 

추위를 견디고 있습니다

내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슬픔 같은 것이

 잠시 눈동자에 어리다가 이내 흔들립니다

왠지 고독하다는 이유로 ............

 

 

 스스로 향기가 되고 싶은 매혹적인 우울함이

텅 빈 몸에 차오릅니다

 그러나, 이 겨울은 낯설기만 합니다

지난 가을의 길목에서 돋아난 그리움이

 

 

 한껏 부풀어,

낙엽도 아닌 것이 가슴 위에 아직도

 수북히 쌓여 있습니다

이 겨울은 나를 기다리지도 않고

 

 

 그렇게 저 홀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이럴땐, 정말 누군가의 전부가 되고 싶습니다

 처음으로 쓸쓸함을 배웠던 날처럼,

지워지는 한 해의 끝이 눈 앞에서 하염없이 흔들립니다

 

 

 차가운 겨울바람이라도 마시지 않으면,

헛헛함으로 쓰러질 것 같은 날...

 그리움이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내 안에서

조용히 불러봅니다

 

 

비록, 낯선 바람에 한없이 흔들리는

 빈 몸이더라도 이제사 겨울로 떠나는

 나의 계절이 차갑지 않기 위해

작은 불씨 하나 그렇게 가슴에 지피렵니다

 

 

그리운님들 사랑합니다

항상 정겨움을 나눌수있기를 소망하여봅니다

         

 

    
    


      출처 : 12월, 한 해의 끝에서 ..............
      글쓴이 : 유스티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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