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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글과 언어

가슴으로 쓰는편지

가슴으로 쓰는 편지


                         麗松 이상원

바람도 누운 고요한 가을 밤
깊이를 알 수 없는 그리움에
머리카락 한 올까지 외로워져
나지막이 너에게 안부를 전해 본다
별들이 떠다니는 밤하늘
회억回億의 시간 속
당신의 숨결로 데워진 가슴
휘감아 오는 넝쿨처럼
그리움은 목젖까지 차오르고
낮달처럼 하얀 뼈로 누웠다
너를 향한
심장의 울림은 기적소리 같은데
내 슬픔의 만다라는
하늘 바다로 노저어 가고
차마 가둘 수 없는 운명의 노래로
삶과 존재의 시간 속에
아픔의 가시들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기도 앞에 눈물로 뽑아낸다
달과 별이 밤하늘을 함께하듯
가슴과 가슴으로 만난
당신과 나
해 종일 해바라기꽃으로 피어나
바람개비 몸짓으로 바라보지만
마음만은 바위처럼
언제나 항상 그대 속에 머문다
시간이 얼마만큼 흐르고
세월이 얼마나 흘러야
분홍빛 꽃등을 밝힐지
기다림으로 피어오른 상사화처럼
오늘도 그대 삶에
드리워질 날을 기다리며
서산 붉은 노을 미소로
갈바람에 편지를 쓴다